육아 일상
아이의 미소를 보고 있자면, 나의 안에서 뜨거운 무언가가 움직이는 고동을 느낄 수 있게 된다. 잠깐의 쾌락이나, 외로움을 달래기 위한 재미 같은 것도 좋아하는 편이지만, 이런 것들이 가지고 있는 파동은 고주파같이 짧게 내 안을 휘젓고 지나간다고 표현할 수 있다. 반대로 아이의 미소는 낮게, 깊숙히 울린다. 천천히 나의 인생 속에서 저음으로 울리는 곡조가 되어 지금을 연주하고, 괴롭고 지쳤던 과거를 달래주며 나의 인격을 어루만지는 듯하다.
높은 음을 계속 들어본 적이 있는가. 듣는 맛은 있지만 상당히 피로해진다. 그러나 베이스음은…계속 듣고 있으면, 아니 들으면 들을 수록 편안해진다고 해야할까. 때로는 잘 인지하지 못할 때도 있지만 낮은 음들은 전체 곡을 지탱한다.
만약 아이가 내 삶에 없었다면 어땠을까. 아마 비교대상이 없어, 나는 여전히 강렬하고 폭풍 같은 즐거움이, 그러니까 나를 위해 계속해서 찾아다녔을 기쁨들이 내 인생을 채우리라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금은 아이의 미소를 위해서라면, 내일과 그 너머 아이가 마주치게 될 기쁨들이 세상에 존재할 수 있다면, 이미 나의 인생은 더 채울 게 없으리라는 확신을 갖는다. 그것으로 괜찮다는 것을 천천히 음미할 수 있다.
오늘 아침, 아이는 5시 30분에 일어나 부모를 찾았다. 물을 달라고 청하는 아이에게 한 컵의 물을 건네고, 책을 읽어주고, 먹을 것들을 챙겨서 주었다. 여기저기 아이가 흘린 물과 음식 조각들을 치우는데, 아침부터 뽀로로를 보고 싶다고 아이가 울며 보챘다. 세상 서러운 표정으로 눈물을 방울방울 흘리는 아이에게 못 이겨 TV를 켜줬다. 어느새 아이는 구석진 곳으로 숨어서 응가를 하다가 힘이 들었는지 다시 괴로운 신음을 냈고, 나는 아이를 안고 다독거리며 배를 살살 만져주었다. 아이의 변을 치우고 닦아주면서 생각했다.
우리에게 와줘서 고맙다. 너로 인해 엄마 아빠의 인생은 이제 괜찮을 것 같다.
아이가 계속해서 미소를 지켜갈 수 있으면 좋겠다. 그 미소가 흐려지지 않도록, 나는 오늘도 하루를 살아간다. 이 하루들이 쌓여 아이에게 또 하나의 베이스가 되어주기를. 아마 그것이 내게 주어진 또 하나의 사명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