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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agarden Oct 16. 2021

집안일이 밀린다

경단녀가 다시 일을 했더니 5



4. 집안일이 밀린다


집안일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한다. 평일에 수북이 쌓여있는 빨래통을 보면 마음의 부담도 수북이 올라온다. 계절이 바뀌어서 옷장 정리를 해야 되는데 한 박자 늦다. 그래서 옷이 없는 줄 알고 옷을 좀 샀다가 사지 않아도 될 것을 샀다며 후회하고는 한다. 아이들 옷을 입히느라 뒤지고 난 뒤 정리 안된 옷 위에 다시 세탁한 옷을 개어 올리니 이건 뭐 옷장 속 에베레스트가 따로 없다. 아슬아슬한 옷 산을 바라보며 '저거 언제 정리하지, 지금 할까, 아니야 피곤하다'하며 미룬다. 



더운 여름을 지날 때 아이들 방이 더워 아이들에게 큰 특혜를 하사했다. 바로 거실에서 잠을 자게 해 준 것. 시원하게 에어컨을 틀고 바닥에 이불가지를 깔았다. 한 달 여를 그렇게 지내고 다시 방으로 컴백. 바닥에 깔았던 이불을 빨아야 하지만 시간이 없어서 한동안 아이들 방안에 수북이 쌓아뒀더랬다.


저거 세탁은 언제하지


어제 재택을 하며 먼저 조금 더 두꺼운 이불로 바꾸려고 이불 빨래들을 해댔다. 냄새에 예민한 나는 조금이라도 이불에서 옷장 속 특유한 냄새가 난다 싶으면 세탁한 이불도 다시 빨아야 한다. 세균은 눈에 안 보여서 상관없지만, 먼지와 냄새에는 예민하다. 물론 세균을 가끔 상상하기도 한다. 어제 하루 종일 세탁기와 건조기는 쉬지 않고 돌았다. 수북한 우리 옷들과 이불을 빨고 말리느라.


빨랫감이 계속 나온다


오늘 아침 식사 후 남편이 "빨래 좀 돌려야겠다"길래 어제 5번 정도 했다고 하니, "와이프 수고했네" 한 마디 한다. 때론 아무것도 아닌 말이 위로가 되고 힘이 된다.


"셔츠를 다려야 되는데" 하면 "내가 할게. 너도 일하잖아. 왜 네가 해, 내 것은 내가 할게"라고 하는 남편. 당연히 네가 하는 것, 내가 하는 것 정해놓지 않고 서로 하려고 할 때 마음의 짐을 나눠서 그나마 버틴다. 


하다 하다 안될 땐 눈에 안 보이게 이동 조치를 한다. 한 번에 그 많은 이불 빨래는 다 하지 못해서 일부는 옷장 다른 칸으로 옮겼다. 빨아야 할 것은 아래 칸에 빤 것은 윗 칸에. 이거 까먹으면 안되는데 장담할 수가 없다.


아이들 장난감 방도 정리해야 되고, 버려야 될 물건들도 보인다. 조금씩 이번 주말만의 과제를 정해서 처리해야 될 것 같다. 아이들 것은 했는데 우리 옷도 두꺼운 옷을 좀 내놓아야겠다.


'아, 맞다, 지난 주 세상을 떠난 사슴벌레 집도 아직 정리 안했지...'


경단녀가 다시 일을 시작했더니 생긴 일 4번째, '집안일이 어마어마하게 밀린다'다.



어제 베딩 바꾸고 있는데 린넨 느낌을 좋아하는 형제가 갑자기 올라가서 장난, 이들은 강아지마냥 왜 이러는 걸까



* 사진 출처: gettyimag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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