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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agarden Jul 16. 2019

엄마 품은 항상 옳다

#엄마 나누어가지기

* 커버 사진 출처: gettyimages.com


아침에 눈을 뜨기 전이다. 부스스, 저쪽 방에서 인기척이 난다. 그리고 이제 그 소리는 내가 있는 방을 향한다. 한 놈이 나에게 엉겨 붙으며 말한다. "My mommy." 그 소리가 끝나기 무섭게 누군가 달려오는 소리가 들린다. 다른 한 놈이다. "No, it's my mommy."


으으. 난감한 나는 눈도 못 뜨고 알았어 알았어. 겉으론 무게에 짓눌려 힘든 소리를 내지만 속으로는 행복하다 생각한. 두 팔을 벌려 둘을 동시에 안아주지만 이들의 투쟁은 눈이 뜨자마자 시작이 되고 잠이 드는 그 순간까지 멈출 줄 모른다. 일명 '엄마 내꺼 투쟁'이다.


J와 S. 그러면서도 둘도 없는 절친이다.





엄마 품은 따스했다. 별이 쏟아지는 무지개색 별밤이었다. 거기에서 꿈을 꿨고 힘이 났고 전진했다. 온 우주인 엄마는 나에게 모든 것을 주었다. 해결사였고 내 눈엔 천하무적이었다.




나도 아이들에게 어느새 그런 존재라고 생각하니 신기하기만 하다. 의도하지 않았고 그저 주어진 자리라 그렇다. 맘 mom 앞에 붙는 슈퍼 super라는 단어. 엄마가 되자마자 슈퍼맘이 된 것은 아니었겠지. 하지만, 그 누구도 대신할 수 없고 누구도 대신해주지 않는 자리이기에, 그저 감당는 세상의 엄마들. 무엇인가를 특별하게 해 주어서가 아니라, 그냥 엄마로서 아이들에게 을 내어주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에겐 충분하다. 것을 쟁취하겠다고 때론 말썽으로, 때론 1등으로, 각자의 모양으로 엄마의 품과 관심을 쟁치하려 애를 쓰는 우리네 아이들.


예전에는 아이에게 화라도 낸 날이면, 잘못했다는 생각, 죄책감, 못난 엄마 콤플렉스가 나를 억눌렀다. 그리고 제대로 하고 있다는 느낌이 적어 불안했다. 친구와 여러 번의 대화를 통해 알았다. 난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런 나를 더 이상 질책하지 않기로 했다. 화를 내거나 감정이 소용돌이칠 때의 나를 내 머리 위에서 내려다보았다. 그리고 어떤 상황에서 그런 것들이 휘몰아치는지 살폈다. 죄책감이나 연민 대신 나는 나를 보듬었고 건강하지 못한 생각의 습관은 끊어냈다.


오늘도 나는 그 길 위에 서 있다. 완벽하진 못해도 나는 안다. 그들의 세계에 적어도 지금은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그래서 난 무너질 수도 멋대로 살 수도 없다. 오늘도 하루를 살며 그 하루가 쌓이고 쌓일 것을 기대하고 믿으며 그 길을 갈 뿐이다. 한편으로는 나의 세계에 그들이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아이가 나를 이끈다. 나를 마주하고 들여다보게 하는 아이들. 너희들이 있어 오늘도 엄마는 행복하다.


오늘 둘째 S가 그렸다는 밤하늘. 뭐야 하고 물으니 무지개색 별밤을 그렸다고 했다. 그리고 여기서 자고싶다고 했다. 엄마의 품이 이런 모습이 아닐까 싶었다. 내 엄마품이 그랬듯이.

.

.


무지개색 별밤, 엄마 품은 그렇게 따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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