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장. 서서히 알아가는 것들
이런 수비수의 태도를 취하게 된 연유는 '책방 '자영업' 개인 사업' '퇴사' 같은 단어에 대해 사람마다 제각각 넓은 스펙트럼 속에서 다양한 생각을 갖고 있다는 걸 알게 되어서다. 무례한 사람을 만난 일은 많지 않지만, 숨길 수 없는 기운으로 알아챌 수 있는 맥락도 있다. 가령, 자영업을 하는 나이 어린 여성은 분명히 드셀 거라는 예단, 퇴사를 하고 결국 자영업으로 뛰어드는 사람은 사회 부적응자에 가까운 나약한 인간임을 확신한다는 시선, 어린 나이에 개인 사업을 하는 것을 보니 역시 집에 여유가 있는 거라는 시기와 낙담 사이, 그 와중에 밥집도 술집도 카페도 아닌 책방이라니 팔자가 좋다는 불평까지. "회사 다녀요"라는 말이 얼마나 편리한지 이전엔 미처 몰랐다.
- 『어느 날 갑자기, 책방을』 p.98-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