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부를 사왔다. 단백질을 보충하기 위해서이다. 고기를 별로 찾아먹지 않는 우리는 콩이나 두부, 계란을 자주 섭취하려고 노력한다. 콩은 밥 지을 때 함께 넣어 먹고, 계란은 후라이 해서 먹고 전 부칠 때도 넣고 여기저기 넣으며 잘 먹게 되는데, 두부는 매번 사놓고도 손이 잘 가지 않는다.
두부를 어떻게 먹으면 좋을까? 시어머니는 그냥 생으로 간장에 찍어 먹으면 맛있다고 말씀하시지만... 나는 솔직히 맛이 없다. 처방이 필요하다. 나도 아이도 맛있게 잘 먹을 수 있는 두부 요리. 뭐가 있을까?
냉장고 안을 둘러본다. 두부와 곁들일만한... 참치? 볶음밥 하다가 남은 야채들! 오늘 메뉴는 ‘두부참치야채전’이다. 레시피를 찾아볼 필요도 없다. 그냥 느낌 가는 대로 해보자. 요리를 잘 못하면 레시피 공부를 적극적으로 해야 하는 건데... 귀차니즘 때문에 늘 이런 식이다. 하지만 게으르고 용감한 엄마는 덕분에 여러 시행착오를 겪으며 나름의 독자적이고 성공적인 요리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먼저 큰 볼을 준비. 두부를 잘 씻은 후 넣어 매셔로 누르며 으깬다. 그리고 참치 투하. 다음은 볶음밥 하다가 남은 자투리 야채들 차례. 잘게 다져진 양파, 당근, 표고버섯을 넣어 조물조물 섞는다. 부침가루를 조금 넣고, 물도 약간 넣어가며 농도를 맞춘다. 계란도 잊지 않고 하나 넣어 준다. 소금, 설탕, 후추를 취향껏 조금씩 넣어준다. 팬이 예열되는 동안 계속 꼼꼼히 섞고 섞고 또 섞어준다. 팬에 기름을 적당히 두른 후 팬에 동글납작하게 넣어 구워주면 완성.
전이 만들어지는 동안 케첩과 간장을 소스로 준비해 둔다. 케첩에는 꿀과 파슬리를 살짝 얹고, 간장에는 참기름과 깨를 조금 넣어주면, 맛있는 소스까지 완성이다. 간단하지만 영양만점 메뉴이다. 다양한 채소들과 두부를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고기를 먹지 않아도 단백질이 보충되는, 든든하고 맛있는, 취향저격 메뉴다.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돌아오기 전에 얼른 뚝딱 만들어둔 요리. 든든하고 뿌듯하다. 아이가 맛있게 먹어줄까? 아이가 음식을 한 입 집어 먹고 서툰 발음으로 “맛있어요”라고 말해줄 때면, 갑자기 심쿵을 느끼면서 요리한 보람을 정말 ‘이따만큼’ 느낀다. “엄마가 해준 음식 맛있게 먹어줘서 고마워~”라고 대답하면서 미소를 숨기지 못한다. 힘이 솟아난다. 요리를 마구마구 하고 싶어지는 힘이다. 오늘도 아이의 합격 멘트를 들을 수 있을까? 기대심만으로도 벌써 힘이 솟는다.
엄마로 산다는 것은 과연 이런 것일까. 요리하는 기쁨을 알아가는 것. 가족과 함께 하는 한 끼 식사의 행복을 알아가는 것. 가족들을 위해 건강하고 맛있는 음식을 준비할 때 느끼는 그 감정. 가족들이 내가 만든 음식을 맛있게 먹어줄 때 느끼는 그 감정. 이건 분명 요리하는 엄마라서 느낄 수 있는 특권임이 분명하다는 생각을 한다.
대단한 요리는 아니지만 ‘엄마표’라는 딱지가 붙었다는 이유만으로 특별해지는 나의 요리. 매일 즐겁게 정성껏 요리하며 지내자고 다짐하게 된다. 나는 엄마이니까,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스스로를 아낌없이 칭찬하고 응원하면서. 나는 오늘 사랑과 정성을 담은 ‘두부참치야채전’을 완성했고, 그렇게 ‘요리하는 행복한 엄마’로 한뼘 더 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