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의 진로는 어떻게 결정하면 좋을까?

- 진로를 일찍 정하는 게 과연 좋을까?

by 꿈꾸는 거북이

초등학교 2학년이 되는 아들은 축구를 친구보다 조금 잘 하고 좋아한다.

그래서 자신은 프리미어리스 선수가 되겠다고 한다.

그리고 남들보다 피아노 진도가 조금 빨라서 체르니 100번을 치고 있다.

그래서 자신은 피아니스트가 되고 싶다고 한다.


얼마전 유튜브 조선미TV에서 보통 부모가 '아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 좋겠다.'고 하고,

아이에게 '니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렴.'이라고 말한다는데,

여기서 함정이..

그럼 아이가 꼭 좋아하는 것이 있어야한다는 이야기이고,

좋아하는 것을 너무 빨리 진로와 직업과 연관시킨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 아이가 축구를 조금 잘 한다고, 축구 쪽으로 키워볼까?

혹은 피아노를 조금 잘 친다고 피아노 쪽으로 키워볼까?

이렇게 부모가 생각을 하게 되고, 그렇게 밀어줄 수도 있는 것이다.


근데 그런 생각을 했다.

과연 좋아하는 것이 진로가 되고 일이 되면, 정말 즐거울까?

그땐 그것이 좋아서만 하기는 어려워진다.

너무 고통스럽고 어렵고,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너무 많이 찾아온다.

단순히 너가 좋아하니까, 너가 좀 잘하니까, 그걸로 진로잡고, 대학가고, 너의 직업을 삼아라... 라고 하기엔 그 이유가 너무 빈약하다.

그렇기에 단순히 흥미과 좋아함으로 빨리 진로를 정하는 건 좀 성급한 게 아닌가 싶다.


너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하렴... 이라는 말 안에는.

언제든지 기다릴 수 있으니 여러 생각도 하고 시도도 하고 충분히 살펴보렴... 그리고 천천히 결정하렴..

이런 의미가 내포된 게 아닐까 싶다.


정말 내가 하고 싶은 일로 평생 업을 삼으려면,

적어도 내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고민과 더불어 내가 하고 싶은 공부나 일을 여러번 경험해봐서,

내가 이건 좀 안 맞는 것 같다. 그래도 이건 재미있었는데 계속 해도 힘들지만 보람있다, 할만하다.

이런 판단을 충분히 할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평생 업으로 삼는다는 건 그 일을 하면서 고통스럽고 힘들고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자주 온다는 말이다. 그런 위기의 순간에 포기하지 않고 계속 가려면 몇가지 능력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첫째는 마음의 인내력, 좌절내구력이다.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고, 앞으로의 가능성, 긍정적인 관점을 가지고 견디는 인내력.

둘째는, 이게 가장 중요한 것 같은데,

일에서 의미와 행복을 찾는 것. 이건 자기자신을 알면 알수록 찾기 쉬워지는 것 같다.

내가 이 일을 왜 택했고, 왜 하는 것이며, 앞으로 무엇을하고 싶은지 명확하게 알면,

힘들어도 포기하고 싶어도 견딜 수 있다.

고통도 의미있게 여기고 활용할 수 있으며, 그 시간을 아프게만 보지 않게 된다.


나의 진로를 정한다는 건 이렇게 많은 것들이 요구되는 것이다.

다들 개인차가 있기에, 이른 나이에 꿈을 정해 몰입하는 사람도 분명히 있다.

그러나 평범한 지능, 평범한 능력, 평범한 재능을 가진 보통의 사람이라면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찾는 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며, 많은 시도와, 오랜 고민과 생각과 시간이 필요하다.

그렇기에 너무 어린 나이에, 혹은 너무 빨리, 진로를 결정해서 그것만 파고 드는 것이 과연 쉽고 옳은 것인지 모르겠다.


차라리, 아이에게 여러 경험을 하고 좌절도 겪으며 마음의 힘을 키워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시간들로 10대를 보낼 수 있는 게 좋지 않을까.

친구들과 다양한 활동도 하고(대입을 위한 것이 아닌), 내가 좋아하는 분야의 경험도 해보고, 연애도 하고, 여행도 하고, 그렇게.

그렇게 내 마음의 힘을 키우고, 나의 경험도 넓히며, 나라는 사람을 알아가는 경험을 하는 것.

그 후에 20대든, 30대든 때가 되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결정할 수 있지 않을까?


세상은, 적어도 한국이라는 사회는, 부모는,

우리 아이에게 좀더 자율성과 도전정신을 주면 어떨까.

그리고 좀더 인내심을 가지고 시간을 두고 기다려주면 어떨까.

진로도 대학입시에 맞춰서, 스펙도 대학입시에 맞춰 짜여진 대로 사는 아이들이 생각이 나서, 문득 슬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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