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의 도움으로 콩쥐는 궁정의 간택 파티에 참여하게 되었다. 콩쥐는 화려한 궁정을 보고 놀랐고, 참석한 여성들의 미모에 더 놀랐다. 궁정 악사들의 연주로 간택 파티가 시작되었다. 음악은 활기가 넘쳤다. 예비 신부들이 일제히 자신의 매력을 드려내기 위해 춤을 추었다. 팥쥐도 계모의 응원을 받으며 춤을 추고 있었다. 팥쥐의 춤은 가장 돋보였다. 궁정의 사내들이 팥쥐에게 치근덕거렸다. 팥쥐엄마는 팥쥐에게서 똥파리들을 떼어 내려고 안간힘을 썼다.
“이놈들아, 내 딸은 너희 같은 놈들이 넘볼 사람이 아니다!”
왕자는 춤을 추고 있는 여성들 사이를 걸어 다녔다. 최고의 기생들을 만나왔던 왕자의 눈에는 그들은 시답지 않게 보였다. 여성들은 왕자에게 한 발짝이라고 더 가까이 가기 위해 자리다툼을 벌였다. 반면 콩쥐는 한쪽 구석에서 엉거주춤 춤을 추고 있었다. 그런 콩쥐의 모습이 왕자의 시선에 들어왔다. 춤을 추는 여성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왕자는 콩쥐를 계속 응시했다. 왕자는 음악에 어울리지 않은 춤, 아니 박자와 상관없이 춤을 추는 콩쥐의 모습이 귀여웠다.
멀리서 왕자를 바라보고 있던 팥쥐는 왕자의 시선이 향한 곳을 보았다. 팥쥐는 두 눈을 의심했다. 화장을 하고 곱게 차려입어서 확실하진 않았지만, 콩쥐였다. 콩쥐도 팥쥐와 눈이 마주쳤다. 그 순간 콩쥐의 마음이 덜컥했다. 콩쥐는 어디든 숨고 싶었다. 그래서 콩쥐는 눈앞에 있는 남자의 품에 얼굴을 묻었다. 운명의 만남이었을까, 그 남자는 왕자였다. 갑작스러운 콩쥐의 행동에 왕자의 가슴이 뛰었다.
“내가 왜 이러지?”
왕자는 수많은 여자를 만나 봤지만, 이렇게 가슴을 뛰게 하는 여자는 콩쥐가 처음이었다. 주위의 시선은 왕자와 콩쥐에게 쏠렸다. 왕자의 선택을 기대했던 여성들은 망연자실했다. 계모는 팥쥐에게 나무랐다.
“뭐 하고 저 여자에게 네 자리를 빼앗겼어?”
“엄마! 제 콩쥐 같아!”
“무슨 소리야! 콩쥐가 여길 어떻게 와!”
“엄마 내가 봤다니까, 분명 콩쥐였어!”
왕자는 콩쥐의 얼굴을 보고 싶었다.
“당신은 누구요? 얼굴을 드시오!”
콩쥐는 왕자를 더욱 강하게 끌어안았다. 콩쥐의 저돌적인 행동에 왕자의 가슴은 터질 것 같았다. 콩쥐는 불안했다. 계모와 팥쥐가 자기 쪽으로 오고 있다는 것을 직감했기 때문이다. 순간 콩쥐가 뛰기 시작했다. 너무 갑작스러운 콩쥐의 행동에 왕자는 어리둥절했다. 왕자는 소리쳤다.
“여인이여?”
콩쥐는 왕자의 부름에 아랑곳하지 않고 정신없이 궁궐에서 빠져나왔다.
파티가 끝난 후 집으로 돌아온 계모와 팥쥐는 콩쥐를 찾았다.
“콩쥐야!”
“네, 어머니!”
콩쥐가 누더기 옷을 걸치고 나타났다.
계모는 콩쥐의 몸을 살폈다.
“너, 오늘 궁정에 왔었어?”
“왕자님 품에 안겨 있던 애가 너지?”
콩쥐는 시치미를 뗐다.
“어머니, 지금까지 밭 매고, 이제 들어왔어요.”
“정말이지?”
“그렇다니까요. 밭을 확인해 보시면 제 말을 믿으실 거예요.”
“하긴, 저 넓은 밭의 풀을 다 매려면 하루 종일 해도 힘들지!"
“엄마, 분명 콩쥐였어......,"
팥쥐는 끝까지 콩쥐를 의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