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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지언 Jul 16. 2015

벗을 수 있는 권리

오늘은 우선 작품들의 이미지부터 몇 개 먼저 보고 시작하겠습니다.

쿠로스(kuros/청년)상
미론의 원반 던지는 남자

대충 이 정도. 그리스의 남성 조각상들입니다.


그리고...

다양한 코레(kore/소녀)상

대충 이 정도까지가 그리스의 여성 조각상입니다.


지금 본 상들 중 어떤 상들은 시기적으로 비슷하기도 하고 또 어떤 상은 조금 차이가 납니다.

 하지만 남성과 여성의 상들을 보고 있자면 차이점이 하나 보이죠?

찾아내셨나요?

(뭔  소리하는 거야? 몰라, 안 보여...)


그 차이. 하나같이 남성상들은 죄다 홀딱 벗고 있고, 여성상들은 꽁꽁 싸매고 있다는 겁니다.


도대체 왜일까요? 

왜 남자들은 죄다 벗고 여자들은 입고 있을까요? 


남성의 몸보다 여성의 몸이 아름답지 못해서? 

아니면 남성들은 부끄러움이 없어서?

(당당하게 벗은 남자의 뒤태)


혹은 여성을 벗겨놓으면 음란하기 때문에 옷을 입혀둔 걸까요?

그렇다면 왜 시대가 조금 뒤로 가면 나오는 비너스상들은 또 하나같이 죄다 벗고 있는 것일까요!!


벗었어요...


여기서 먼저 생각을 해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누드, 옷을  벗겨놓는다는 것에 대한 인식입니다.


누드란 부끄러운 것일까요?


우리는 누드에 대한 인식을 전환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그 당시 그리스에서 남성의 지위에 대하여 먼저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그리스가 민주주의 국가라는 것은 익히 알고 계시죠. 

그러나 그리스에 있어 참정권을 가지고 있는 자들은 누구였을까요? 바로 성인 남성들뿐이었습니다. 

즉 아무리 민주주의가 발달한 그리스라고 할지라도 그 당시에는 아직 여성들의 권리가 그다지 높지 못하였습니다.


그러한 남성들의 전유물인 운동 경기가 있었습니다.

그렇습니다. 바로 올림피아, 현대 올림픽의 근원이 된 운동시합이지요. 

그런데 그 올림피아에서 남성들의 누드가 이루어졌다고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시합을 함에 있어 누드로 자웅을 겨루는 것입니다. 


에우프로니오의 운동을 준비하는 청년들 / 왜...벗니?


이런 관점에서 바라보았을 때, 누드란 하나의 복식양식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따라서 누드를 매우 신성한 것이고 선택된 자에게만 허락된 복식양식이라고 생각한다면 위 현상에 대한 설명을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즉, 여성들은 옷을 벗고 싶어도 벗을 수가 없는 것이었지요.

(벗고 싶은데 벗을 수가 없어요ㅠㅠ)


이러한 면으로 본다면 비너스상들이 당당하게 옷을 벗은 이유도 설명이 됩니다.

비너스는 인간을 초월한 이라는 존재이기에 남성들과 같이 옷을 벗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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