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
오빠에게서 톡이 왔다.
-우리 앞으로 얼마간은 못 만날 것 같아ㅠㅠㅠㅠㅠㅠ
이게 뭔 소리래. 이 남자가 더위를 먹어도 단단히 먹었나?
-왜 그래 이 남자야ㅠㅠㅠㅠ그게 무슨 소리야
-아니 그게ㅠㅠ 내 동생 이번에 코로나19 확진 떴어ㅠㅠ
-헉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환장하겠네.
-마스크 철저하게 쓰고 만나면 안 되려나ㅠㅠ
-나 능동 감시자라서 안 될지도 몰라ㅠㅠ 아무튼 나도 급하게 검사받았는데 다행히 나는 음성떴어
-다음주가 내생일인데 나 오빠도 못보는고야?
-아쉽지만 좀 잠잠해지면 그때 보자ㅠㅠㅠ
-어흑ㅠㅠㅠㅠ알아쏘
나는 하늘을 바라보며 원망스럽게 외쳤다.
“오 하나님, 왜 하필 저에게 이런 시련을 주시나이까? 제 느낌상 이번 생일에 분명 오빠가 프로포즈 할 기세였단 말입니다!! 다 된 밥에 코로나 뿌리기가 무슨 말입니까!! 끄아아아악!!”
나의 절규에 오라비 녀석이 짜증스런 얼굴로 내 방문을 벌컥 열고 들어와 외쳤다.
“아, 시끄러, 조용히 해! 프테라노돈 닮은 X아!”
나는 짜증이 올라와 닥치는 대로 손에 잡힌 베개를 방문 쪽으로 던졌다.
하지만 잽싼 오라비 녀석이 바로 문을 닫아버려 베개는 허무하게 방문에 부딪혀 떨어졌다.
바닥에 떨어지며 하얗게 펼쳐진 베개 커버를 보고 내 머릿속엔 어떤 생각이 스치듯 지나갔다.
“그래, 완벽한 마스크를 쓰고 만나면 되지! 그러면 비말도 완전히 차단될 테니까. 안전할 거야! 그러면 오빠를 만날 수 있어!!”
나는 바로 작업에 착수했다.
집에 있는 모든 마스크란 마스크는 다 모아서 거대한 천 형태로 이어붙였다.
무슨 지랄을 하고 있냐는 말과 함께 날아온 엄마의 등짝 스매싱은 덤이었다.
하지만 나는 멈추지 않았다.
“완성됐다! 이것만 있으면 오빠도 만날 수 있어!!”
코로나 바이러스 따위가 감히 내 사랑을 막을쏘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