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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지언 Jan 04. 2016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이 어울리는 공간은?

빈 공간을 부탁해! - 2. 그림에 어울리는 공간을 알아보자(3)

※이 포스팅을 읽기 전에 먼저 이 글을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포스팅: 그림(명화)을 소유한다는 것의 의미

https://brunch.co.kr/@homoartcus/59



작품의 이모저모

뉴욕 현대미술관에 소장되어있는 <별이 빛나는 밤>은 빈센트 반 고흐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작품은 반 고흐가 죽기 직전에 그린 그림으로 그의 짧은 인생 가운에 가장 강렬한 빛을 내던 시기에 그려진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시기의 반 고흐는 정신병에 걸려 병원에 입원을 하기도 하였고, 고갱과 다툰 후 귀를 자른 후이기도 합니다. 퇴원을 한 후에도 가끔씩 발작을 일으키기도 한 반 고흐는 이후로 요양원에 들어가게 됩니다. 반 고흐는 정신병원에 다니면서도 자신의 창작력과 창작욕이 정신병에서 나타난다는 것을 알게 되어, 자신이 제정신으로 돌아오는 것을 두려워하였습니다. 그의 정신병은 죽기 전 더욱 증세가 심해졌는데, 이 기간 동안에 그림을 그릴 수 없게 되어 그 좌절감으로 인해 그는 권총으로 자살하게 됩니다.


37세를 일기로 생을 마감한 반 고흐는 놀랍게도 27세에 화가의 길에 들어 딱 10년간 지금 남아있는 그의 모든 그림을 그립니다. 그것도 생의 마지막 2년간 900여점의 유화와 1,100여점의 드로잉을 남깁니다. 이 2000여점의 작품은 마지막 생명을 불태워 이루어낸 업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작품 창작에 있어 하나의 집념을 보여준 반 고흐의 힘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요? 이는 반 고흐의 집안 환경과도 연관이 있습니다. 대대로 신앙이 깊은 집안에서 태어난 반 고흐는 그의 할아버지 빈센트 반 고흐에게서 이름을 받았습니다. 반 고흐의 할아버지는 신학 학위를 받았던 신학자였고, 아버지 테오도르 반 고흐는 독일 개신교의 목사였습니다. 집안의 분위기를 따라 반 고흐의 신앙심 역시 대단하여 신학대학을 졸업한 후 벨기에의 석탄 광산마을에 임시 선교활동을 떠나게 됩니다. 그러나 광부들과 함께 생활을 하며 그들의 어려움을 같이 나누려고 한 반 고흐의 선교활동은 금전적 지원을 해주던 교회의 원조가 끊어지게 되어 오래가지는 못하였습니다. 당시 그 교회가 원조를 끊은 이유는 반 고흐의 선교활동이 너무 열정적이어서 그 지역 사람들의 삶을 방해할 정도였기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후로 반 고흐는 그림을 통해 신을 전파하기를 원했습니다. 즉, 고흐의 창작은 그의 평생에 걸친 신앙이자 삶의 목표였던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반 고흐의 작품들 가운데에는 밤을 소재로 한 작품들은 하나같이 다 유명합니다. 특히 이 작품과 함께 <아를의 포룸 광장의 카페테라스>와 <론 강 위로 별이 빛나는 밤>이 대표적이지요. 밤을 배경으로 한 작품들에서는 보색관계인 파란색과 노란색이 높은 채도를 지니고 서로를 더 드높여주며 존재감을 드러냅니다.

반 고흐로서는 이 그림을 그리던 시기가 몹시 불안정한 시기였겠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짧은 붓터치로 소용돌이를 일으키는 밤하늘과 노랗게 빛나는 별들의 모습을 보고 있자면 정신병으로 인한 반 고흐의 고통의 광기보다는 그가 하늘을 바라본 시각을 통한 우주의 운동감을 먼저 느끼게 됩니다. 그림이라는 것이 화가가 스스로의 눈으로 대상을 관찰하고 얻은 정보를 머릿속에서 재구축하여 붓과 물감을 통해 형태와 색으로 나타나는 것이라고 한다면, 반 고흐의 그림을 통해서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그가 자연의 리듬과 밤하늘의 움직임을 보고 표현할 수 있는 화가였다는 것입니다. 이렇듯 자연의 운행을 고스란히 화폭에 담고 있는 반 고흐의 그림은 미술사에 있어 어떠한 사조나 화가의 작풍과도 비슷한 점을 찾아보기 어려운 반 고흐만의 독특한 것이었습니다.

 반 고흐는 현재 세상에서 가장 사랑받는 화가입니다. 그러나 그를 향한 세상의 사랑은 전부 그가 죽고 난 후에 생긴 것이었습니다. 그의 화가로서의 삶은 과연 행복한 것이었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작품의 형태적 특징

파란색을 주로 이용하여 밤하늘을 만들어 낸 반 고흐의 이 그림은 보색에 가까운 파란색과 노란색을 이용하여 반 고흐 특유의 두터운 붓터치를 더욱 명료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파란 톤의 그림은 좌측의 나무와 우측 상단의 밝게 빛나는 달이 강한 인상으로 다가옵니다. 


마치 불길같이 표현된 나무는 그림 내에서 수직으로 그려져 그림을 나누고 있습니다. 그리고 배경의 마을과 달과의 시선 거리가 달라 자칫 심심해질 수 있는 그림의 분위기를 새롭게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그림 내에서 단일 개체로는 가장 큰 형태를 이루고 있습니다. 


나무가 형태로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고 한다면 달과 별은 색으로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파란 톤의 그림에서 명도가 높은 노란색은 주목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작품의 제목에서도 나타나듯이 이 그림의 주인공은 바로 별과 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반 고흐 그림들의 가장 큰 특징은 물감을 두텁게 켜켜이 바르는 임파스토 기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반 고흐의 작품은 붓터치가 짧고 두꺼우며 그로인해 빛을 받는 방향에 따라 그림이 빛나는 부위가 달라져서 시선의 방향에 따라 그림의 느낌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프린팅 된 이미지나 디지털 이미지에서는 이 느낌을 살릴 수 없다는 것이 아쉽습니다.


작품이 어울리는 공간

이 그림은 반 고흐의 말년 그림인데, 도무지 정신 이상자가 그린 그림이라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습니다. 가로로 긴 직사각형의 그림은 파란색과 노란색 그리고 짙은 녹색을 이용하여 어느 하나도 그림 안에서 부조화를 이루는 것이 없습니다. 게다가 밤하늘의 빛나는 별과 그 아래의 고요한 마을의 정경은 보는 이로 하여금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어줍니다. 게다가 파란색과 노란색, 녹색은 서로를 구성하는 색들이지요. 그리고 녹색의 경우에는 색 가운데에서도 가장 평온한 파장을 지녀서 모든 색들 가운데 가장 중간 지점에 위치하는 색입니다. 그래서 무지개를 보면 가장 중심이 녹색이고 그 위 아래로 노란색과 파란색이 있지요. 


이 작품은 자칫 너무 평온하게만 느껴질 수 있는 가운데 짧은 터치와 마치 대기의 움직임, 혹은 별의 움직임을 담은 듯한 붓터치는 자칫 밋밋해질 수 있는 이 그림에 생동감을 불어넣어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특징을 통해 본다면 이 작품은 오래 두고 볼 수 있는 곳에 두는 것이 좋습니다. 가장 괜찮은 곳은 거실과 컴퓨터 바탕화면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사실 이 그림은 파란색과 노란색, 녹색을 가지고 있어서 빨간색 벽이 아닌 이상은 웬만해선 거의 다 어울립니다. 게다가 그림의 형태도 매우 정형화 된 비율이기에 누구나 쉽게, 어디에나 장식해도 좋은 편한 그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잘 어울리지 않는 공간을 찾는 것이 오히려 더 어려운 것 같네요. 그래서 사이즈만 잘 선택한다면 선물하기에도 매우 좋습니다. 또한 저녁에 손님들이 오셨을 때 시끄러운 TV를 켜놓는 것 보다 이 그림을 화면에 띄워놓으면 여러분들의 센스를 인정받을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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