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유수유 부러워

2025.7.8 (6m 16d)

by 슈앙

출산을 앞두고 엄마에게 나랑 동생은 얼마동안 모유수유했었냐고 여쭤봤었다. 우리 둘 다 모두 100일 정도였단다. 꽤 짧게 하셨네~ 좀 더 노력해 보시지~라고 생각했다.


짧은 건 내 생각이었다. 모유수유가 이렇게나 마음 같지 않고 힘들 줄이야. 국제머시기단체에선 2년 모유수유를 권장한다던데 하고 싶은데 못 하는 엄마의 마음은 알고 하는 소리인지 2라는 숫자가 야속하다.



양갱이는 2.79kg으로 태어났다. 모유양은 괜찮은 편이었는데, 양갱이가 작게 태어나면서 빠는 힘이 부족했다. 저도 태어나느라 힘들었는지 내도록 자기만 했다. 깨어나야 물리기라도 할 텐데 말이다. 모유수유 책에 밑줄 그어가며 공부했는데 실전에선 전혀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 적잖이 당황했다.


남편은 나의 모유직수 집을 얘기할 때마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모유직수에 대한 강한 의지로 젖병, 분유, 유축기를 사다 놓지 않았었다. 처음 집에 도착했을 때 모유를 손으로 겨우 짜내 숟가락과 컵으로 먹였던 상황이 얼마나 기가 막히냐며 말이다. (조리원에서 모유수유 시도하면서 판단하려고 미룬 것이었고 출산하다가 몸을 다쳐 조리원에 못 가고 바로 집으로 들어가면서 젖병 살 시간이 없었다)


시 나는 엄마의 강한 의지가 있으면 어떻게든 될 거라 기대했다. 하지만 태어난 지 이틀 만에 저체중이 와서 급한 불부터 끈다는 생각으로 분유를 시작해 버렸다. 그 뒤 유축, 분유, 직수 모두 하다가 한 달 만에 또 저중 직전이라며 큰 병원 갈 수도 있다는 의사 말에 직수를 포기했다. 80일쯤에는 요로감염으로 입원하면서 유축마저 제 때 못하다가 단유 해버렸다. 그게 100일 채 되지 않았을 때니, 엄마보다도 짧게 한 셈이다.



유수유가 마음 같지 않아 스스로 괴로워하고 있을 때였다. 나보다 한 달 늦게 둘째를 낳은 회사지인인 young과 잠시 통화했다. young은 내게 많은 면에서 영감을 주는 친구다. 임신한 상태로 클라이밍과 크로스핏을 하고 둘째를 자연주의 출산하는 등 남다른 체력과 의지를 가졌다. young에게 모유수유에 대한 답답함을 토로하는데 young도 첫째 모유수유가 너무 힘들어 울었단다. 울었다는 young의 말에 큰 위안이었다. 모유수유가 나만 힘든 게 아니었구나, 이렇게 똑똑하고 강한 의지를 가진 친구도 힘들었구나 하는 생각에 훨씬 마음이 가벼워졌었다.


오늘 young이 우리 집에 둘째를 데리고 왔다. 더운 여름 한 시간 훌쩍 넘는 거리를 운전해서 오다니 더없이 반가웠다. young의 자연주의 출산한 이야기를 듣고 싶었고, 모유수유도 어떻게 하고 있는지도 궁금했다. young은 출산했던 당시 영상과 사진을 보여주며 그때 상황을 설명했다. 정말 남다른 경험이었다. 특히 태어나자마자 탯줄도 자르지 않은 상태에서 바로 엄마 품에 안긴 것, 아기와 탯줄, 태반을 연결한 상태로 남은 태맥이 멈출 때까지 기다린 것, 탯줄 자르자마자 바로 엄마 젖부터 먹이게 한 것은 너무 부러웠다. 그 비슷한 르봐이예 분만이란 걸 하겠다고 선택한 병원에서 전혀 해주지 않아 실망했기에 그 사진들이 더 숭고해 보였다.


하지만 가장 부러웠던 것은 young이 둘째 안고 젖을 물려 모유를 먹이는 모습이었다. 넓은 면포 속에서 아기가 엄마 젖을 먹는데 직접 보니 착잡해지는 마음 어쩔 수 없었다. 우리 양갱이도 내가 조금만 더 노력했더라면, 내가 아프지 않았더라면, 내가 좀 더 의지가 있었더라면 모유를 더 오래 충분히 먹일 수 있지 않았을까.


young이 기가 막힌다는 표정으로 둘째가 엄마 젖만 찾고 쪽쪽이랑 젖병은 거부한단다. 항상 애를 데리고 다닐 수밖에 없다는 young의 목소리엔 표정과 달리 전혀 불만이 느껴지지 않는다.


young의 자연주의 출산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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