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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할아버지 회고록 Dec 13. 2023

2차 세계 대전의 일본

할아버지 회고록 3

2차 세계 대전의 일본

이 글은 저의 할아버지가 1931년 일본에서 태어나시어 한국으로 귀국 후 약 70년간 겪어오신 삶이 담긴 회고록을 바탕으로 작성된 글로 실제 이야기입니다.


2차 세계 대전의 일본



 소학교 1학년때 중일전쟁(일본은 지나사변이라고 했다)이 발발했다. 일본의 중국침략전쟁이다. 만주를 집어삼키고 중국본토를 점령하기 위한 전쟁이다. 중일전쟁 때 일본 국내에서는 전쟁을 하고 있는지를 피부로 느끼지 못했다. 다만 학교에서 선생이 알려주어서 전황을 알 수 있을 정도였다. 신문도 구독하지 않았고 RADIO란 거의가 없었으니까. 장개석 정부가 계속 후퇴한다는 건 알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1941년 12월 7일 하와이 진주만 공격을 시작으로 12월 8일 대미선전포고를 발표했다. 무방비상태에 있던 그 거대한 미 태평양함대가 함몰하고 말았다. 아니 괴멸되었다고나 할까. 전의를 상실해 버렸다. 이것이 세계 제2차 대전이요 인류의 비극이 시작된 것이다. 일본은 승승장구 동남아세아를 차례차례 점령해 갔고 남태평양의 미군 거점기지를 순간에 점령해 버렸다. 대륙으로는 그 거대한 중국대륙을 장개석 군대를 구석에다 몰아넣고 거의 다 삼켜버렸으니 중국은 국공합작으로 일본군에 대항했지만 초반에는 당해내지 못했다. 정신적으로 일본의 대화혼 정신사상에 진 것이다. 필리핀(Philippin) 맥아더사령부가 철수(사실상 후퇴)하고 연합군의 대패였고 구라파(유럽) 쪽은 독일과 이태리군에 의해 대패했다. 일본이 싱가폴(Singapore)의 영국군을 함락할 때 승전기념으로 고무공을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나누어주었다.


 전쟁이 한창 치열할 때 국민총동원령이 내렸다. 재향군인은 소집되고 대학생은 자원입대형식으로 군에 동원되고 중학생은 군수산업체에 단체동원되었다. 우리도 예외는 아니었다. 고등과 1학년때(14세 때 1944년) 남녀학생 전부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전기부품 생산공장에 동원되어 일했다. 토요일을 학교에서 공부하고 점심식사는 공장에서 먹여주었다. 다음 해(15세 1945년) 2학년이 되면서 나고야에 가까운 공장으로 옮겼다. 포탄의 신관을 만드는 부서에서 일했다. 이 공장에는 나고야시에 있는 금성여자중학교 상급생들이 동원되어 우리와 같이 일을 하고 있었다. 우리보다 나이가 위였을 것이다. 그들과 친하게 지냈고 좋아했었다.


 전쟁 초중기에는 일본본토 공습은 없었고 미군도 감히 하지 못 했는데 태평양의 사이판도 괌도 등 남태평양의 거점기지를 미군에 빼앗긴 후에 미군의 기지화가 되고 B-29의 활주로기지가 건설되고서 본토공습이 감행된 것이다. 작업을 하다가 공습경보 사이렌(Siren)이 울리면 하던 작업을 중단하고 방공호로 대피한다. 하늘에는 미군이 자랑하는 하늘의 요새 B-29 폭격기의 무차별 공습이 감행된다. 3,4대씩 편대를 지어 서쪽하늘에서 동쪽(나고야시)으로 날아간다. 나고야의 중요공장시설을 맹폭한다. 순식간에 검은 연기로 하늘을 뒤덮인다. B-29 폭격기의 공습은 종일토록 이어진다. 하늘은 먹구름으로 변하여 오후에는 비가 내린다. 그 당시(2차 대전)에는 미국이 그 거대한 하늘의 요새를 자랑했다. 감히 덤빌자가 없었으니까. 그러나 일본의 공군력도 무시 못했다. 육군항공대 소속의 잠자리 같은 프로펠러(Propeller) 전투기로 대항한다(그때는 Z기가 없었다). 거의가 B-29의 기관포에 명중되어 불을 뿜고 격추된다. 가끔은 용감무쌍하게 돌진 충돌하여 거대한 B-29를 격추시킨다. 그 용감한 조종사들은 육군 소년항공병 출신들이다. (2차 대전당시 일본군의 편제는 육군과 해군으로 되어있고 그 안에 항공대가 있다.) 학생들을 지원입대시켜 항공간부로 양성시켜 조종간을 잡게 하고 출격을 시킨다. 소위 그들(일본)이 말하는 신풍돌격대가 된다. 그들은 민주주의 국가처럼 국가와 민족을 위해 싸우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천황폐하를 위해 이 한목숨을 바치는 것을 영예로 생각한다. 그들의 부모들도 큰 영광으로 여긴다. 그래서 애기(愛機)와 함께 적기에 돌진하고 산화한다. 하와이 진주만폭격도 그러했고 태평양 미함대에게도 그렇게 대항해서 싸웠다. (B-29는 6.25 전쟁 후 사라지고(퇴역) B51로 대치되었지만) 격추된 B-29기가 나고야 시가지에 떨어져 일과 후에 전차를 타고 현장에 가보았다. 조각나게 부서졌지만 큰 덩치는 그대로 떨어져 있었다. 한 프로펠러에 날개가 세개인데 한 날개의 길이가 우리 키만큼 했다. 그러한것이 네개로 되어있다. 수직날개도 우리키에 배나 된것같다. 여기저기 미군의 시체가 부분적으로 흩어져 있는데 전쟁이란 이렇게 비참한것인가. 군화가 신겨져 있는 발목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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