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앞으로 나아가지 않는다.

2. 몸의 건강함을 챙기는 - 운동/ (2) 운동의 시작 - 수영.1

by 삶속의마음



(2) 운동의 시작 - 수영



수영은 처음으로 꾸준하게 배운 운동이다.


집과 직장이 멀어져 직장 근처 고시원으로 독립했다. 좁은 공간에서 지내려니 답답해서 오래 머물고 싶지 않았다. 함께 쓰는 욕실도 불편했다. 마침 가까이에 수영장이 있었다. 아침에 수영을 하기로 결심했다. 수영을 배우고 샤워장에서 씻고 출근하면 아침 시간을 알차게 채우게 되어 좋았다. 오래 생각하지 않고 불쑥 솟은 용기로 결정했다. 오래 생각했더라면 수영을 배우지 못했을 것이다. 처음 살게 된 동네이고, 회사와 수영장은 서로 반대편에 위치해서 아는 사람과 마주칠 가능성은 없어 보였다. 잘됐다 싶었다.


그렇게 용기는 냈으나 새로 산 수영복을 챙겨서 처음 수영장에 간 날은 어색했다. 등록할 때 불쑥 솟았던 용기는 이미 가라앉아 버렸다. 주변을 살피며 샤워를 하고 머리를 감고 수영복을 갈아입었다. 팽팽한 수영 모자를 쓰느라 한참을 끙끙거렸다. 두리번거리며 샤워장에서 나와 수영장 바깥쪽에 위치한 초급반 근처에서 체조를 따라 했다. 수영에서 숨겨진 운동의 재능을 발견할까 조금은 기대했었다.



/ 앞으로 나아가지 않는다.


역시 수영에도 재능이 없었다.


첫날은 수영장 가장자리를 잡고 발차기만 했다. 오호! 쉬웠다. 물이 주는 상쾌함도 좋았다. 며칠 지나 수영킥판을 잡고 발차기로 진도가 넘어갔는데 이상했다. 나는 계속 제자리였다. 뒤에 따라오는 사람의 킥판이 내 발에 닿고 머뭇머뭇하다 앞질러 가버렸다. 나는 자꾸 뒤로 밀렸다.

'초급반에서 함께 시작했는데 나는 왜 이렇지?'

다행인지 나와 비슷한 사람이 있었다. 그녀와 나는 ‘제가 더 못하니 먼저 출발하세요.’하며 사이좋게 양보하고 있었다. 그녀가 있어서 외롭진 않았지만 답답한 날들이 시작되었다.

‘오늘은 앞으로 나가려나?’

‘오늘도 앞으로 나가질 않네.’

한숨으로 시작해서 한숨으로 끝났다.


어두운 아침에 짧은 한숨을 쉬며 수영장으로 들어서는 내 모습이 짠했다. 이게 뭐라고 나만 안 되나? 다른 사람들만큼만 하고 싶었다. 내가 수영을 배우는 게 신기했던 가까운 이들은 오늘은 어땠는지 물었다. 나의 대답은 한결같았다.

‘오늘도 앞으로 나가질 않았어.’

‘나아질 거야. 힘내!’

나의 답답함을 위로하고 응원해 주었지만 괜찮지 않았다.


새로 산 수영복과 강습비가 아까워 수영장으로 향했다. 축 쳐져서 수영장에 들어서는 초급반의 강력한 방해꾼을 그래도 격려해 주는 고마운 사람들이 있었다.

“나도 안 됐는데 어느 날 갑자기 되더라.”

“이렇게 힘을 빼고 발을 톡톡 가볍게 해 봐.”

이런 말들이 힘이 되었다. 처음에는 돈이 아까워서 그만두지 못했지만 매일 아침 내게 나아질 거라 말해주는 사람들을 만나는 게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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