짙푸른 나뭇잎 사이 빨갛게 물들기 시작한 잎사귀의 생생함,
낭창낭창 손짓하는 나뭇가지와 청량한 숲 내음이 안겨주는 순수함.
투명한 쪽빛 하늘과 지저귀는 새소리,
곳곳에 늘어진 담쟁이덩굴이 주는 마음의 여유.
나는 자연을 닮고 싶다.
자연을 벗 삼아 삶의 의미를 찾아 떠난 여정에서 깨달은 것이 있다.
나는 이제 예전의 나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한번 자유로운 삶을 알아버린 사람은
다시 답답한 일상 속으로 돌아갈 수 없는 법이다.
정신적으로도, 관계망에서도 나는 자유를 꿈꾼다.
정신의 자유는, 관계의 자유는 일상의 루틴에서 벗어날 때 비로소 찾아온다.
가끔은 이렇게, 나만을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
색다른 공간에서 홀로 사색하는 시간이.
나는 자유롭게 살고 싶다.
아주 가끔은 내 삶에서 한 걸음 물러나 나를, 그리고 나를 둘러싼 세상을
고요히 바라보면서.
2025. 9. 30. 인왕산 둘레길에서.
작가 노트.
9월 마지막 날에서 10월 첫날까지, 인왕산 산기슭을 돌며 끄적였던 메모를 정리했습니다.
깊고 짧았던 가을을 붙잡고 싶은 아쉬움과 내면의 변화를 글로 남겨봅니다.
글의 형식은 산문시라고 해야 할까요.
글벗분들께서도 잠시라도 이런 여유를 만끽하셨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