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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끌레린 Clairene Oct 24. 2024

내 아이를 특목고에 보내야 할까? (3)

2022 개정교육안으로 본 특목고 일반고의 유불리 문제 ***

2028 수능 개편안과 2022 개정교육안이 무엇인지, 왜, 그리고 어떻게 바뀌는지, 그리고 그로 인한 영향은 무엇 일지에 대해 앞서 살펴보았다. 

2028 수능 개편안을 보았을 때, 우리 아이가 어떤 유형의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것이 더 유리할까? 누군가 질문을 한다면 나는 이렇게 대답하겠다. 

"첫째, 사회탐구 과목 및 과학탐구 과목, 그리고 해당과목 교사진을 잘 갖춘 학교입니다. 

 둘째, 국/영/수 주요 과목 수업을 충실하게 해주는 학교가 더 유리합니다. 

 셋째, 면학 분위기가 좋아서 아이가 공부에 매진할 수 있도록 좋은 영향을 주는 학교요."  

 

이에 더하여 2022 교육개정안에 비추어 대학 입시에 유리한 학교의 특성 세 가지를 더해 본다. 

 "넷째, 수시로 대학을 많이 보내는 학교입니다. 교과 세특이 차별화되고 꽉꽉 채워지는 학교요. 이런 학교는 프로그램이 잘 갖추어져 있고, N수생보다는 고3 학생의 합격이 많습니다.  

 다섯째, 아이가 가고자 하는 진로와 관련된 교과목이 잘 갖추어진 학교입니다. 관심 있는 학교의 교과편제표를 잘 살펴보고 결정하세요. 

마지막으로, 인원수가 많아서 아이들 등급이 잘 나올 수 있는 학교예요. 진로선택 과목도 이제는 상대평가가 되기 때문에, 내신 등급 산출에 조금이라도 유리한 학교를 고르세요." 

참고로, 현재 학생의 내신성적을 가늠할 때 원점수와 함께 중요한 지표인 '표준편차'는 2028학년도 입시부터 학생부에서 사라지므로 의미가 없어진다. 


2028 수능개편안만을 기준으로 특목고와 일반고 중 어느 쪽이 더 유리한지 단순히 판단하기보다는, 2022 교육개정안까지 면면을 들여다 보고 잘 따져 본 후, 내 아이의 특성을 고려하여 유리한 학교 목록을 도출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여러분께 질문을 드리겠다. 위 여섯 가지 요건을 보건대, 어느 유형의 학교가 유리한 특성을 모두 갖추고 있을까? 

그렇다. 여러분의 생각이 맞다. 자사고와 특목고가 더 유리하다. 그리고 수시로 많은 학생을 대학에 보내는 명문 일반고도 유리하다. 특히 내신 등급이 5등급 제로 변경되면, 학생부를 평가할 때 교과 세특과 비교과활동의 중요도가 상대적으로 더 올라갈 것이다.


물론, 여러분이 아이를 정시 전형으로 대학에 보낼 계획을 가지고 있다면, 굳이 수시전형에 특화된 특목고에 보낼 필요는 없다. 일반고가 정시를 준비하기에는 제일 나은 조건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입시 현실에서 수능을 잘 보기 위해서는 공교육보다는 사교육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얼마 전 교육부와 평가원에서 공개한 사회탐구 및 과학탐구 문제유형을 보면, 개념도 깊이 들어가고 이를 현실에 응용하는 형태의 상당히 복합적인 문제들이 주를 이룬다. 이러한 문제유형을 개발할 수 있는 주체는 사교육 업계인 것이 자명하다. 교육부 발표대로 사교육 카르텔을 막고 사교육의 영향력을 낮추기 위한 것이 입시 개편의 목적이라면, 고교학점제는 5등급 제로 변경하고 수능은 9등급 제를 유지하지 말았어야 한다. 그리고 현재의 공교육체제에서 당장 몇 달 앞둔 내년  초부터 새로운 문제유형을 대비해 수업을 효과적으로 바꿔나갈 준비가 되어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수능 9등급제를 유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수험생 간 변별력 확보 문제일 텐데, 덕분에 R&D 기능을 갖춘 사교육 입시체제는 유지될 것이라고 보인다. 


일반고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아이가 매일 학원에 다니면서 3년 내내 수능 준비를 할 수 있다는 것인데, 그 많은 시간 동안 아이가 수능준비에 쏟은 노력과 시간은 결국 수능 점수와 (+) 관계를 가지는 것이 당연하다. 또한, 일반고의 수행과제는 비교적 간단하고 수업 중에 완성되는 경우도 많다. 주제 또한 시험범위와 관련되어 아이들의 공부시간을 많이 뺏지 않는다. 이러한 일반고의 장점은 아이들의 학교생활기록부가 상대적으로 빈약해지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결국 수시 전형 중 학생부종합전형으로 대학에 지원하는 경우, 일반고생의 학생부는 특목고생의 학생부에 비해 불리할 수밖에 없다. 서울 및 수도권, 그리고 대구와 같은 교육 특구 지역의 일반고가 처한 문제는 입시 1년 차에 수능 성적이 생각만큼 나오지 않기 때문에 재수를 선택해야 하는 학생 수가 너무나 많다는 것이다. 이를 제외한 지방의 일반 고등학교는 정시로 대학을 가는 것이 어려울 만큼 수능 준비를 할 만한 사교육체계가 잘 잡혀 있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매년 대치동에서는 전국에서 올라온 수험생들도 넘쳐나며, 인강 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게 되는 것이다.   


일반고에서는 하교 후 바로 학원으로 가는 아이들이 많고 일부 관리대상만 야간 자율학습을 하는 반면, 특목고와 자사고에서는 모든 학생이 밤늦게까지 자율학습을 한다. 


이에 비해, 자사특목고의 시스템은 수행과제와 자율 및 동아리 활동, 탐구활동, 학생자치회 활동 위주로 움직인다. 일단, 수행과제의 수준이 매우 높고 양도 많다. 혼자 가볍게 한 번에 생각하여 완성할 수 있는 수행과제는 거의 없다. 내 아이도 수행과제를 할 때, 이전에 한 번도 접해보지 못했던 어려운 과제들은 2주 이상의 시간을 들여 고민하고 조사하여 본인만의 생각을 정립하곤 했다. 또한 영어 수행과제에 빠지지 않는 영어원서 서평에도 많은 시간이 걸린다. 예를 들면 칼 세이건의 'Cosmos'와 같은 어려운 원서들이 난이도 중간 수준의 원서 목록에 들어 있다. 아이들이 동아리 활동과 수행과제 활동을 하다 보면 새벽까지 잠을 못 자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거기에 학생회 자치활동을 하는 아이라면 처리할 일이 더더욱 많아진다. 동아리에서는 각종 세미나와 교내대회도 개최한다. 교내 대회뿐만 아니라 외부 중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대회들도 동아리가 주축이 된다. 또한 특목고 간에 교류를 통해 연합 동아리나 사법부 등 모의재판 활동까지 하게 된다면 정말 시간을 분 단위로 쪼개어 생활해야 된다. 


게다가, 자사특목고의 전문 교과는 자체 수준과 난이도가 매우 높다. 대학 수준에 근접하거나 대학 과목이 개설되기 때문이다. 수업내용을 이해하고 따라가기 위해서는 정말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다. 따라서 학생부에 들어갈 수준 높은 교과활동 또한 넘쳐난다. 일반고에서는 학생부에 채울 내용이 부족해 고민이지만, 특목고에서는 학생부에 들어갈 수준 높은 활동들이 많아 무엇을 뺄 것인지 고민한다. 따라서, 당연히 양질의 수준 높은 내용으로 학생부가 채워진다. 그러나, 특목고에서는 그 어려운 수행과제보다 훨씬 더 어려운 것이 있다. 바로 내신공부이다. 어려운 교과목들에 대한 내신 준비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힘들다. 그리고, 좋은 내신을 받는 것은 더더욱 힘들다. 머리 좋고 어느 정도 선행준비를 해 오고, 공부도 열심히 하는 학생들에게 둘러싸여 남들보다 더 잘하기 위해서는 남다른 의지와 노력이 요구된다. 치열한 경쟁을 거쳐 이미 완성형인 학생들이 최상위권을 차지한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특목고 아이들이 수능 준비까지 할 시간은 턱없이 부족하다. 따라서 특목자사고는 수시전형에 유리하다. 물론 수시로 많은 학생들을 서울대에 보내는 소위 '갓반고'(명문 일반고)도 수행 등 학생 활동 수준이 매우 높다. 


현재 입시제도를 정리해 보면, 우리 아이가 국내 대학에 가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이다. 수시전형으로 6장의 원서를 지원할 수 있으며, 정시전형으로 3장의 원서를 낼 수 있어, 총 9장의 원서로 대학에 지원할 수 있다. 그리고 (최) 상위권 이과생이라면 -IST 등 이공계 특성화 대학에도 추가 지원이 가능해, 수시전형 6장을 더하면 총 15장의 원서로 대학에 지원할 수 있는 큰 이점이 있다. 중요한 것은 전체 대학 지원 원서 중에서 정시로 갈 수 있는 길은 고작 3장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게다가 정시전형은 소위 N수생 전형이라 불릴 정도로 압도적으로 N수행의 합격비율을 자랑한다. 특히, 상위권 대학 정시전형에서 N수생의 합격비율은 과반수를 훌쩍 넘어 상당수를 차지한다. 수능공부에 투자한 기간을 놓고 볼 때, N수생 대비 공부 연차가 현격하게 짧은 재학생이 수능점수로 상위 등급과 백분위로 정시 전형에서 합격하는 것은 안타깝게도 불리하다. 

 

게다가, 만약 여러분의 아이가 문과계열 학생이라면 정시전형은 더더욱 추천하지 않는다. '2028학년도 입시부터는' 선택과목의 유불리 문제가 없어진다. 즉, 2027학년도 입시까지는 문/이과 선택과목 유불리는 계속 존재한다는 의미이다. 취업문제와 관련된 이과 선호현상으로 인해, 최근에는 공부 잘하는 상위권 학생들 중 이과 지원 비율이 매우 높다. 특히 자사고나 강남 서초 지역, 대구, 분당 등의 명문 일반고에서는 이과반 학생이 80%에 육박하는 등 이과 쏠림 현상이 심하다. 이에 따라 국어와 수학 과목의 상위 등급에서도 이과생들이 대거 포진하고 하위 등급에 문과생이 포진하는 현상은, 2028 수능에서도 계속될 것이다. 특히, 사회탐구와 과학탐구 성적에서도 그대로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인다. 이에 대해 교육부가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하리라 기대해 본다.  


지금까지 알아본 5등급제의 고교학점제 개정 교육과정이 시행되었을 때, 2028 입시에서 유리한 학교는 어디일까 생각해 보자. 최근 대학 입시에서 자소서가 없어진 이후 교과 성적의 중요도가 상승되는 흐름에서, 9등급제 면에서 불리한 학교는 특목고였다. 일부 특목고는 그 간극을 극복해 내었으나, 그렇지 못한 학교들도 있다. 우수한 학생들이 밀도 있게 모여있기 때문에 내신 시험의 난이도도 높고, 좋은 등급을 받기가 결코 쉽지 않다. 그런데 9등급에서 5등급으로 평가단계가 줄어들게 되면 상대적으로 내신 등급의 중요도가 낮아지게 되므로, 일반고 대비 특목고의 불리함이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등급의 변별력이 하락하게 되면서 상대적으로 교과세특과 창체활동 등 학생부의 정성적인 내용이 더 부각될 것이다. 교과세특이 3천 자로 늘어나게 되면 아무래도 세특 기재 수준이 더 높다고 평가받는 특목고가 유리해질 수 있다.  


결론적으로 2022 개정교육과정으로 인해, 정시 위주로 아이들을 대학에 보내는 일반고보다는 수시 위주로 아이들을 대학에 보내는 학교가 더욱더 유리해지게 되었다. 이런 학교 중 열정이 가득하고 교재 연구에 매진하며 학생들을 사랑하는 선생님이 많은 학교를 찾아야 한다. 일반고나 자사고, 특목고라는 단순한 고교 유형보다는 수시전형으로 대학에 합격하는 학생들이 많은 학교를 알아보고 들어가는 것을 적극 추천한다. 모든 특목고와 자사고에서 수시전형의 입시 실적이 좋은 것은 아니며, 모든 일반고가 수시전형의 입시 실적이 안 좋은 것은 아니지 않은가? 재학생이 가장 들어가기 쉬운 대학입시 전형은 바로 수시 전형이며, 매년 발표되는 서울대 입시결과 보도자료에서 보듯이, 수시전형 합격비율-즉, 학생수 중 합격하는 비율이 가장 높은 유형은 바로 특목고이며, 자사고와 일부 일반고도 수시전형 합격 비율이 높다. 일부 일반고와 자사특목고가 그러할 것이다. 따라서 아이의 고등학교를 선택하기 전에, 관심 가는 학교의 진로선택 과목 개설이 어떠한지, 내 아이가 가고자 하는 방향과 시너지가 날 것인지 보아야 한다. 선생님들이 정성과 노력을 기울이는 발전적인 분위기인지, 그래서 실제로 수시전형으로 대학에 한 번에 진학하는 아이들 사례가 많은 학교인지를 꼼꼼히 따져 보아야 한다.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의 학교들에 대해서도 꼼꼼히 따져보자. 주변 선배 어머니들을 통해 진솔한 사실을 알아보고, 학원 설명회나 학교 입학 설명회를 부지런히 다니며 직접 보고 들은 후, 여러 정보를 조합하여 잘 판단하기를 바란다. 학교 설명회에서는 매년 입학 설명회에서 입시 실적을 발표하니 눈여겨봐야 한다. 


그리하여, 여러분의 아이가 좋은 고등학교에 들어가고, 3년 뒤에 명문대에 갈 수 있다면 자녀교육은 일단 성공적이라 할 수 있다. 아무리 못 가도 서울권의 주요 대학*에는 입학할 정도로 대비해야 하지 않겠는가? 혹자는 대학에 가는 게 뭐가 그리 어렵다는 건지 이해를 못 할 수도 있다. 저자가 학원과 학교 입학 설명회에 다니기 시작한 지 벌써 10년 가까이 된다. 이제는 입시 방식이 변하였다. 우리가  대학에 들어갔을 때처럼 단순하게 시험을 보고 줄을 세우던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서울의 주요 대학에 입학하는 것도 결코 쉽지 않은 시대가 되었음을 명심하자. 내 아이를 좋은 대학에 보내려면 학부모로서 '라테; 같은 과거에 대해 생각하지 말고, 상전벽해처럼 확 뒤바뀐 입시체제에 대해 많이 공부하고 아이를 둘러싼 교육환경을 직시해야 한다. '어릴 때부터 학원에 꾸준히 보냈으니까 아이가 어느 고등학교에 가서도 잘하고, 대학도 웬만큼은 가겠지'라는 '근자감'은 폐기해 버리자. 사실, 내가 편하려면 내 아이가 직접 학교나 입시에 대해 주도적으로 알아보며 판단하도록 잘 키우는 것이 좋다. 그리고, 아이가 대학에 들어가서 많은 성장을 하도록 주도적인 아이로 잘 키워야 한다. 나도 두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자녀 교육, 결코 쉽지 않은 것 같다.

    


서울권 주요 대학*: 보통 서울대부터 숙명여대까지 서울에 있는 상위 15개 대학을 말한다. 


이미지 출처 : 배경 이미지는 AI ART app으로 직접 제작함. 

                  도서관 및 졸업식 이미지는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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