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톡홀름의 여름은 표정이 다르다
1. 요즘의 소소한 즐거움은 <인터랙션 18, 디자인으로 연결하다>와 연결된 퍼블리 오프라인 모임 준비를 하면서 커뮤니티 매니저 정윤 님과 주제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일. 누군가와 한글로 이야기를 나눈 게 오랜만이라 그렇게 느끼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준비하고 있는 주제를 다른 각도에서 보고, 여기에 적절한 질문을 던져주는 상대를 만났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물론 나는 스웨덴에, 정윤 님은 한국에 있어서 커뮤니케이션이 쉽지는 않다. 그러나 우리가 더 많이 생각하고, 준비하고, 질문하고, 고민해야 더 좋고, 의미 있는 모임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시차 때문에 조금 고되시겠지만, 남은 기간 동안 잘 부탁드립니다.
2. 6월 26일, 28일에 두 번에 걸쳐 진행되는 퍼블리 오프라인 모임 <거의 완벽한 스웨덴에서 디자이너로 일한다는 것>에서는 스웨덴에서 디자이너로 일하면서 경험하고, 배운 것들에 대해 다루려고 한다. 주제는 크게 워크 라이프 밸런스, 수평적 조직 문화, 다양성과 포용, 지속가능성 네 가지. 모임에서는 여기에 대해 한국의 광고 에이전시와 스웨덴의 디자인 에이전시에서 일하면서 경험한 이야기를 간단하게 하고, 아래 질문에 답하면서 한국 실정에 맞는 대안을 함께 찾아가 보려고 한다.
워크 라이프 밸런스는 무엇이고, 실제로 존재하는가?
한국에서 워크 라이프 밸런스가 어려운 이유는 무엇인가?
한국에서 워크 라이프 밸런스를 추구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바꾸어야 하는가?
수평적 조직은 어떻게 돌아가는가?
수평적 조직은 과연 효율적인가?
한국에서 수평적 조직이 자리 잡을 수 있을까?
다양성과 포용은 무엇인가?
다양성과 포용은 조직에 어떤 가치를 더해주는가?
다양성과 포용은 어떻게 추구해야 하는가?
비즈니스와 디자인에서 지속가능성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지속가능성과 기업의 이윤은 상충하는가?
* 1차 모임은 이미 마감되었고, 6월 28일 목요일 7시 40분부터 2시간 동안 진행되는 2차 모임은 여기 http://bit.ly/2IJc1cq 에서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현재 6자리 남았구요, 좋은 모임 만들기 위해 퍼블리 커뮤니티 매니저 정윤 님과 열심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뵙겠습니다.
3. 겨울은 그리도 길더니, 봄이 온 지 채 한 달도 못 되어서 여름이 왔다. 스톡홀름의 여름은 표정이 다르다. 해는 아침 3시에 뜨고, 밤 11시에 지고, 낮에는 28도까지 올라간다. 공기는 맑고, 습도는 적절하다. 비도 하루 정도 잠깐 오더니 그걸로 끝이고, 몇 주째 해가 쨍쨍하다. 피부가 타면 안 되는데 싶다가도, 길고 어두웠던 겨울을 생각하면 도무지 참을 수가 없다. 주중에는 일 끝나고 집에 돌아와서 침대에 눕기 바쁘지만, 주말만 되면 공원이든, 시내든, 미술관이든 어디든 간다. 나가서 한참을 걷는다. 특별할 것 없는 시시한 하루인데도, 집에 돌아오면 꽤나 뿌듯하다.
4. 내 행복은 어디에 자랑할만한 행복은 아니다. 대단히 재미있지도 않지만, 대단히 지루하지도 않다. 마찬가지로 대단히 즐겁지도 않지만, 대단히 슬프지도 않다. 무던하고 성실하며, 시시하고 정직하다. 어쩌면, 오랫동안 그려온 적당한 수준의 행복인지도 모르겠다.
5. 귀국까지 어느새 2주. 저번에도 그랬지만, 시간이 다가올수록 설렘보다 걱정이 앞선다. 어떻게 해야 한국에서 있는 6주 동안 지치지 않으면서 의미 있게 보낼 수 있을까. 지난 겨울에는 일을 들고 가겠다는 원대한 목표가 있었기에 그렇게나 정신없이 돌아다녔고, 극도로 지쳐서 어느 순간 스톡홀름으로 돌아갈 날을 손꼽아 기다렸다. 이번 귀국 테마는 잘 먹고, 잘 쉬고. 아, 시간 날 때마다 서울 밖으로 돌아다니기도 있구나. 아무튼. 다들 곧 한국에서 만나요. 곱창, 아니면 냉면 먹으러 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