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 와, 2019년
1. 부산에서 서울로 올라가는 기차 안. 2018년도 어느새 오늘로 끝이다. 남은 하루는 무엇으로 보내면 좋을까. 친구를 대전에서 보내고 혼자 열차에 남아 어떤 서른 두 살이 되고 싶은지 생각해보기로 했다.
2. 서른 두 살에는 가족과 친구를 잘 챙기는 사람이 되고 싶다. 스웨덴에 지내면서 지금 하는 일과 성과도 중요하지만, 내 주변 사람을 생각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걸 배웠다. 고마운 사람들에게 시간을 더 많이 쓰고, 마음을 쏟아야지.
3. 서른 두 살에는 지금처럼 하고 싶은 일을 꾸준히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예전처럼 초조하지도, 불안하지도 않다.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는 한 해가 될 수도 있지만, 그래도 괜찮다. 그 고민과 경험은 어디 가지 않는다는 걸 배웠다. 그래서 더 이상 서점에서 나를 불안하게 만드는 책들에 마음을 뺏기지 않는 것 같다. 이 마음과 이 기분으로 한 해를 보내야지.
4. 서른 두 살에는 조금 더 건강한 사람이 되고 싶다. 여유는 체력에서 나온다. 일이든 생활이든 체력이 받쳐줘야 할 수 있다. 귀찮다고 집 안에 틀어박혀 있지 말고, 많이 걷고, 움직여야지.
5. 만으로는 아직 서른이다. 아직은 괜찮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