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용감각이 말하는 회복의 언어
마음을 치유하는 데 몸감각을 활용하는 일은,
생각보다 훨씬 깊고 충분한 가치가 있다.
그중에서도 공황 증상은,
몸감각을 통한 접근이 비교적 잘 반응하는 증상 중 하나다.
공황 증상으로 힘들어하는 내담자들을 만날 때,
조심스럽게 꺼내는 질문이 하나 있다.
"지금, 몸에서 느껴지는 것이 있다면... 어떤 감각인가요?"
이 낯선 질문은, 낯선 사람인 상담사의
몸감각을 통한 마음 치유라는 낯선 제안과 함께 건네진다.
그런데 놀랍게도 많은 분들이 이 제안을 받아들여 주었고,
덕분에 치유의 감각을 함께 경험할 수 있었다.
몸의 감각을 따라가는 소매틱 심리치료는
몸 안쪽의 감각, 특히 내수용감각을 따라간다.
이 감각은 심장박동, 호흡, 장의 움직임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신체 내부의 리듬을 느끼고 해석하는 능력이다.
한마디로, 내 몸 안에서 나에게 보내는 신호를 다시 들을 수 있게 하는 감각이다.
공황이란, 그 신호를 ‘위험’으로 오해하게 될 때 생긴다.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하면, 몸은 단지 긴장을 알리고자 했을 뿐인데
마음은 그 감각을 죽음의 전조처럼 느껴버린다.
숨이 조금 가빠지는 것도, 몸이 보내는 단순한 신호였을 뿐인데
그 순간 뇌는 “이제 큰일 났다”고 외쳐버린다.
내수용감각이 회복되면, 이런 감각의 오작동이 덜 일어난다.
몸의 신호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힘이 생긴다.
"지금, 나는 긴장하고 있구나."
"숨이 가쁘지만, 숨이 안 쉬어지는 것 아니야."
"괜찮아, 지금 여기 있는 그대로 나야"
이렇게 몸 감각은 공포를 무너뜨리는 다리가 되어준다.
소매틱 심리학이 우리에게 선물하는 치유의 감각은
몸과 마음을 연결하는 연결의 감각을 깨우는 데서 출발한다.
호흡을 따라가 보고,
복부에 손을 얹어 따뜻함을 느끼고,
발바닥이 닿고 있는 땅의 단단함을 되새기며
지금 이곳에 있는 나를 다시 찾아가는 연습을 한다.
물론 모든 내담자가 이 길을 함께 할 수는 없다.
감각을 만나는 것이 두렵고 낯설거나,
상담자와의 신뢰가 쌓이지 않는 경우에는
치유의 감각의 길을 들어서기도 전에 헤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몸의 감각을 따라 마음을 회복해 가는 길이
마음이 아픈 사람에게 분명 희망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감각은 말보다 먼저,
회복의 신호를 우리에게 속삭인다.
그 속삭임에 귀를 기울일 때,
우리는 다시 살아있다는 느낌을,
다시 나로 돌아왔다는 확신을 되찾을 수 있다.
이 글은 『치유의 감각』 시리즈의 일부입니다.
몸을 타고 흐르는 감정을 따라,
감정과 함께 춤추는 감각을 따라,
당신이 가진 고유의 회복력을 만나기를 바랍니다.
상담심리전문가, 작가 안유선 :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