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것들의 아름다움
아름다움을 느끼는 감정은 참으로 소중하다. 아름다운 것을 아름답게 바라볼 줄 아는 마음가짐이 있어서 가능해지는 일이니까 말이다. 사람은 인생을 살아오면서 아름다움을 느끼는 순간이 참 다양하게 찾아온다. 그것은 느끼는 사람의 인생에 따라서, 또 그때의 기분에 따라서 각자 다른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 모든 것은 인간이 감정을 가지고 있는 존재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나는 오래된 것들에게서 오는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감정을 갖고 있다는 것에서 감사함을 느끼고 산다. 나에게 오래된 것들은 불편하거나 식상하거나 그래서 당연히 사라져야 할 것들이 아니다. 나는 그런 것들과 함께일 때에만 느낄 수 있는 마음의 편안함과 포근함이 좋다. 오랜 시간 유지되어 온 것들에게서 받는 위로는 참으로 따뜻하기 때문이다.
가장 한국적인 소박함과 그 지역에만 존재하는 특색적인 특징들을 간직한 우리의 것들이 오래되어서 사라지고, 관심을 갖지 않아서 사라지는 것이 참으로 슬프다. 그래서 하나라도 더 찾아다니고 기록하고 잊지 않으려고 노력하게 되었다. 새롭게 찾게 된 곳을 흑백필름 속에 담아두면 그 순간은 영원히 기억될 테니까 말이다. 그런 결과물들을 동시대를 사는 사람들에게 보여주면서 이야기들을 들려주는 것이 보람된 일이었다. 어느 누구 하나 알아주는 사람이 없었던 오래된 것들과 나의 사진 작업은 그래서 잘 맞았던 것 같다.
내 인생에서 가장 잘한 일이 바로 사진을 시작한 것이고, 오래된 것들을 찾아서 담아두는 작업을 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오래되어서 더 유지되기 힘들고 그래서 사라져야만 했던 옛것들의 슬픔을 알게 되어인지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헤르만 헤세'가 자신이 사용한 오래된 물건들을 떠나보낼 때마다 그것들에게 작별을 고하고 잠시 묵언하고 추도사를 바쳐야 했다고 말했듯이 나도 내가 기록한 것들이 사라지는 순간에는 헤세와 같은 추도사를 바쳤다. '나만은 잊지 말고 기억하자!'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