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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건수 Dec 23. 2017

움직이는 창의 클래스: 컨셉 잡기

은빛초 일곱 번째 수업

여섯 번의 수업을 걸쳐 한들반 학생들은 드디어 학교 안에 바꿀 공간을 결정했습니다. 학교가 커지면서 만들어진 큰 복도 한 모서리를 차지하고 있는 곳입니다. '6학년 앞 복도', '탐구마당 앞 낙서판'으로 불려지는 공간. 이제는 우리의 생각을 어린이 건축가의 손으로 종이 위에 그릴 시간입니다.




 디자인 시작하기


한들반 친구들끼리 협의를 거쳐 공간을 선택했지만, 막상 디자인을 하려니 막막하기만 합니다. 어떻게 디자인해야 할까요? 본격적인 디자인에 앞서 우선 실제 디자인하는 과정을 설명해 주었습니다. 도면이란 무엇인지, 평면도는 무엇인지, 어떻게 그리는지, 디자인하기 위해서 어떤 요소가 필요한지 설명했습니다. 예시로 지난 1학기 똑같은 수업을 거쳐 완공한 문래초등학교 창의 클래스 수업 결과도 공유했습니다.



수업 결과 공유는 조심스럽게 이루어졌습니다. 아이들은 보통 스펀지처럼 지식을 흡수하기 때문에 자칫 완성된 형태를 보여줬다가는 따라 하기에 급급해 할 수 있습니다. 결과를 공유하되 문래초 친구들은 어떤 요소를 가지고 디자인해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과정에 초점을 맞추어 설명했습니다.


도면 위에 그리는 우리 생각


6학년 앞 복도도 따지고 보면 꽤 넓은 공간입니다. 구조적으로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는데요, 1번, 2번, 3번 공간으로 나누어 두 모둠씩 디자인을 해 보기로 했습니다.


왼쪽부터 1번, 2번, 3번 공간


우리에게는 디자인을 하기 위한 비장의 무기가 있지요. 바로 '요소'입니다. 6회 수업을 걸쳐 한들반 친구들은 다른 친구들이 어떤 행동을 좋아하고, 무엇을 하고 싶은지 서로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300개 문장을 가지고 빈도수가 높은 '요소'를 10가지 만들었지요.



"숨을수있다", "높다", "쉴수있다", "꾸미다", "밖을보다", "넓다", "재미있다", "놀수있다", "그리다", "이야기하다"였습니다.


여섯 모둠으로 나누어 우리가 바꾸고 싶은 공간을 1,2,3번 중 선택 한 다음 어떤 요소들이 이 공간에 반영될 수 있는지 토론을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 이유도 적어봅니다.



요소를 가지고 무엇이 필요한지 적어보니, 대략 디자인할 방향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1번(낙서판) 공간은 지울 수 없는 낙서판이 있기 때문에, 그리고 지울 수 있는 낙서판으로 바꾸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가 나왔네요.


레고를 활용한 공간 디자인


컨셉을 잡았으니 이제는 모형을 만들어야 합니다. 건축학과에 다니는 대학생이라면 칼과 스티로폼으로 모형을 만들겠지만 이제 갓 열두 살인 아이들에게 칼과 스티로폼은 자칫 잘못 사용하다가는 다치기 쉬운 위험한 도구입니다. 그래서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해봤을 법한 공간 도구, 레고를 가지고 모형을 만들어보기로 했습니다.



주어진 판 위에 요소를 이용해 디자인하라는 가이드만 줬을 뿐인데 정말 훌륭한 결과물들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냥 판 위에 막 쌓기 놀이를 하는 게 아니라 공간 주변에 있는 교실, 계단, 화장실도 판 위에 표현하면서 정말 공간 안에 들어갈 수 있는 요소를 만들고 있지 뭡니까!




하나를 가르쳐 주면 두세 개를 거뜬히 알아서 하는 똑똑한 친구들입니다.


전체 공유


내가 만든 공간뿐만 아니라 다른 친구들의 생각도 들어보기 위해 모둠별로 공간 컨셉과 제작 상황을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오늘은 만들기 시간이 모자라 다음 시간에 한 번 더 레고를 이용해 공간을 만드는 기회를 갖기로 했습니다. 현재가까지 나온 레고가 다음 시간에는 어떻게 더 멋있는 모습으로 바뀌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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