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 우주에서 단 하나뿐인 삶

그건 정말 일어날 수 있어 Blur - The Universal

by 베리티

그 음악을 만난 건 조금 이상한 일이었다. 너도 틀림없이 좋아할 거라고, 혹은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밴드라고 말하게 되는 그런 음악은 아니었다. 하지만 자꾸 들어보고 싶은 노래였다. 들을수록 내가 하고 싶었던 얘기가 다른 사람의 목소리로 전해지는 경험이었다. 방식은 요란했던 적이 없다. 심지어 어워드의 트로피를 높이 치켜드는 순간에도 라이벌 밴드를 언급했다. 자연스럽고 무심하게. 10년 전에 입던 티셔츠를 그대로 입고 무대에 서는 밴드를 본 적이 있을까.


헤어졌던 멤버를 다시 만나는 방식도 그랬다. 활동을 멈추었던 밴드가 다시 만나는 과정은 누구에게나 큰 숙제다. 억지로 등 떠밀려서 어떤 목적을 가지고 일어나지 않았다. 네 명의 멤버들은 앨범을 '자 이제 우리 앨범을 만들자' 하고 결심하지 않았다. 다시 만났을 때 늘 하던 대로 스튜디오로 향했고, 같이 연주했다. 오랫동안 잠들어있던 그 노래들이 깨어나 앨범이 되었다. 어떻게 하다 보니 다시 만났고, 그러다 보니 앨범도 나왔다.


상상이 만들어낸 평행우주에는 내가 바라는 세계가 있다. 무엇을 상상하든 그 세계가 존재한다. 그렇지만 화려하고 눈부신 삶으로 보인다고 해서 후회와 거절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나를 선택한다는 것은 다른 하나는 놓친다는 뜻이기도 하다. 내가 되지 못했던 것들을 붙들고 아쉬워하기보다, 지금 내게 주어진 세계 속에서 하나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를 발견하고 싶다.


평범한 것처럼 보여도 우리가 선택한 우주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는 것.

완벽하지 않아도 무한한 가능성 속에서 내가 고른 유일한 선택을 믿고 지켜가는 것.


오늘도 블러를 듣는다.


그래서 오늘이 행운의 날이고,

얼마든지 그 일들은 일어날 테니까.


Blur -The Universal

https://www.youtube.com/watch?v=dI-6-n-4Xok

This is the next century

Where the universal's free

You can find it anywhere

......

Every paper that you read
Says tomorrow is your lucky day
Well, here's your lucky day

It really, really, really could happen


여기는 다음 세기야

온 우주가 자유로운 곳

너는 어디서든 그걸 찾을 수 있어

.......

네가 읽는 모든 신문이

내일이 너의 행운의 날이라고 말하지

자, 여기 너의 행운의 날이 왔어.

그건 정말 정말 정말 일어날 수 있는 일이야

-Blur, The Universal 중에서



참고자료


다큐멘터리

<Starshaped, 1993>,

<No distance to left to run, 2010>,

<New World Tower, 2015>


도서

<Daman Albaarn -Blur, Gorillaz and other Fables, Martin Roach and David Nolan 저>

<블러 오아시스, 이경준 저>

<브릿팝, 권범준 저>


음반

블러의 모든 앨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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