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꺼내 쓰는 AI툴들
딥시크 뉴스 나온 거 봤어?
지난 설날, AI에 관심 없던 사람들마저도 떠들썩하게 만든, 중국의 딥시크를 기억하는지. 중국의 한 스타트업에서 만든 '딥시크'가 ChatGPT를 비롯하여 미국의 여러 AI를 제친 '신흥 강자'처럼 사람들 입에 오르내렸다. 연일 뉴스와 신문에서는 "중국이 미국 AI를 이겼다", "GPT보다 뛰어난 성능" 등의 타이틀로 보도를 했고, SNS에서는 "써봤어?" "진짜 GPT보다 나아?"라는 이야기들이 쏟아졌다.
AI를 누구보다 먼저 써보던 나였지만, 그 무렵은 유독 넘쳐나는 AI 뉴스에 지쳐 있던 때였다. 매일같이 새로운 기능, 새로운 모델, 새로운 논문을 들여다봤지만 발전 속도가 너무 빨라서 따라잡는 것도 벅찼다. 딥시크 뉴스가 나왔을 무렵, 나는 업데이트의 홍수 속에서 숨 고르기를 하고 있었던 참이었다.
그래서 연휴 내내 떠들어대는 딥시크의 소식에 귀와 눈을 닫아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기술은 정말 거센 돌풍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전에는 미국의 기술을 단순히 '따라간다'라고 여겨졌던 중국이 이제는 스스로 새로운 기준을 세우는 쪽으로 나아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나는, 10년 전 중국에서 3년간 살았다. 그때 내가 경험했던 중국의 기술도 사실은 한국보다 빨랐다. 언젠가는 미국도 제칠 것이라는 생각을 늘 하며 지내왔다. 그런데 이렇게 빠르게 AI의 시장을 장악해 버릴 줄이야.
실제로 여러 벤치마크 테스트에서 딥시크는 'GPT'를 앞질렀다는 분석도 나왔다. '중국발 초거대 AI의 시대가 시작됐다.'는 말이 현실처럼 느껴지기 시작한 순간이었다. AI의 발전은 더 이상 '관찰'의 대상이 아니었다. '체감'의 대상이었다.
기술은 어느새 우리보다 앞서 달리고 있었고, 나와 이 분야를 연구하는 사람들은 속도를 따라가기가 벅찼다. 하루에도 크고 작은 기업들에서 몇 번씩 새로운 기능이 추가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이런 기능이 있으면 좋을 텐데'라고 생각하면 어김없이 며칠 뒤면 업데이트가 되어 있었다.
지난 한 주간에도 많은 업데이트 소식이 있었다. 그중에서도 주목할 만한 변화만 꼽아보자면 다음과 같다.
1. ChatGPT Agnet 서비스 공식 오픈
- 사용자가 명령만 내리면, AI가 툴을 연결해 결과까지 직접 처리
- 웹브라우징, 엑셀 작성, 파일 분석, 예약 등 실제 작업을 자동으로 수행함
2. Grok4 (xAI) 업데이트
- 컴패이 언 모드가 추가되어 캐릭터와 상호작용하며 AI와 친근해질 수 있는 서비스 제공
- x(구 트위터)와 연동되어 실시간 피드 분석 및 대화 반영이 가능해 짐
3. Perplexity
- 특정 주식이나 코인의 가격이 변동되며 실시간 알림을 해주는 기능이 추가됨.
- 단순 검색이 아니라,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알려주는 AI로 진화 중
이 외에도 크고 작은 업데이트가 셀 수 없이 많았다. 하나를 익히기도 전에, 또 하나가 등장한다. 나는 매일 AI의 세계를 들여다보고 있었지만 이 세계는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빠르게 나가고 있었다.
그 속도를 따라잡으려는 마음은 점점 지쳐갔다. 하지만 그 흐름을 놓칠 수는 없다. 왜냐하면, 이제는 AI를 '잘 쓰는 사람'만이 살아남는 시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기술의 진화는 피할 수 없고, 그 속에서 중요한 건 '도구를 잘 다루는 태도'라고 생각한다.
무엇을 쓸 것인가, 왜 쓰는가, 어떻게 써야 나다울 것인가는 각자의 과제이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매일같이 새로운 기술과 툴의 홍수 속에서도 나에게 꼭 필요한 도구들만 추려 사용한다. 다음은 내가 직접 써보며 '속도'보다는 '방향'을 지켜준다고 느낀, 기획자의 AI툴 박스에 담긴 도구들이다.
무슨 일이든 시작은 여기서 한다. 다른 것보다 뛰어난가? 그보다는 내가 가장 오랜 시간 사용한 도구라는 점이 크다. 그래서 그런지 나에 대한 학습이 제법 잘 되어 있다. 아이디어 브레인스토밍부터 초안 구성, 글쓰기, 요약까지 이제는 어떤 질문부터 해야 할지도 알려주는 일상의 조력자다. 모든 AI의 '기본값'같은 존재
정말 강추하는 툴 중에 하나다. 내가 업로드한 문서나 링크를 기반으로 맞춤형 요약과 정리를 해줄 뿐만 아니라, 핵심 내용을 팟캐스트 형식으로 만들어준다. 추임새나 말투가 진짜 사람 같다. 덕분에 이동 중에도 귀로 들으며 정리할 수 있고, 자료가 눈에 들어오지 않을 때, 나는 이 도구로 감각을 바꿔 학습한다. 'AI가 읽어주는 내 노트' 그 말이 딱 어울리는 툴이다.
이 툴은 나도 모르고 있었는데, AI로 번역작업을 하시는 작가님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ChatGPT, Claude Perplexity 등 다양한 AI를 한 화면에서 통합 실행할 수 있는 서비스이다. 말하자면 AI 멀티탭 같은 느낌이다. 무엇보다 좋은 건, 하나의 질문에 대해 여러 모델의 답변을 한 번에 비교할 수 있다는 점. 빠르게 방향을 잡고 싶을 때 아주 유용하다.
다른 툴들에서도 유튜브 영상 요약을 시켜봤는데 Lilys 만한 툴은 아직 찾지 못했다. 유튜브 영상을 텍스트로 정리하고, 그 안에서 주요 핵심 주제를 추출해 준다. 강조된 문장, 반복된 어조, 흐름 속에서 중요한 포인트까지 '형광펜'을 쳐 주는 느낌이다. 정리된 텍스트로 요약하기 정말 좋다. 그리고 PPT의 자료가 필요할 시에는 ZenSpark에 영상 링크만 주고, PPT로 만들어달라 요청한다. 정말 놀라운 건, 영상에서 추출된 기업 컬러나 문맥에 따라 꽤 정확하고 실제 발표에 가까운 자료로 정리해 준다는 점이다.
하나의 영상이 학습 요약 -> 발표 자료까지 확장되는 흐름. 이 두 가지 툴은 그걸 가능하게 해 준다. 기획자 입장에서는 시간도 아끼고 완성도도 챙길 수 있는 조합이다.
기획자의 언어는 '이미지'가 될 때 비로소 설득력을 가진다. 발표자료, 콘텐츠 슬라이드까지 모두 Canva로 만든다. 템플릿도 많고 쓰기 쉽지만 중요한 건 자기만의 톤 앤 매너를 유지하는 것이다. 아주 유용하게 잘 사용하고 있다.
이 외에도 글쓰기는 클로드, 아이폰 연동은 퍼플렉시티, 자동화는 Make, 개인화 질문 및 구글 연동은 Gemini 등 내가 사용하는 도구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묵묵히 나를 도와주는 조력자의 역할을 하고 있다.
사람들이 나에게 "무슨 툴을 써보면 좋을까요?"라고 정말 많이 묻는다. 그때마다 나는 늘 이렇게 대답한다.
그건 써봐야 알아요.
기능보다도 본인이 잘 활용하며 쓸 수 있는 게
제일 좋은 툴이에요.
AI툴들은 정말 많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툴이라도 직접 써보지 않으면 모른다. 나도 여전히 업데이트가 되는 툴들을 써보며 익히는 중이다 빠른 변화의 흐름 속에서 그 흐름을 잘 따라가기 위해 열어보고 써본다. 솔직히 개발자가 아닌 이상, 아직은 기능들이 거기서 거기다.
완벽하게 쓰는 것보다 나한테 맞게 쓰는 게 먼저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도 다양하게 써보고 자신에게 맞는 툴을 찾기를 바란다.
그렇게 오늘도 나는 나만의 AI 툴박스를 조용히 연다. 그리고 '지금의 나'를 도와줄 도구들을 하나씩 꺼내 사용해 본다. 아주 든든한 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