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공동양육

아기 냥이 집사 구하기 Project 10.

by 구름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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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가족들 속에서 넘치는 사랑을 받고 있는 구름이(꼬미)는 어느새 몸무게도 700g을 넘어섰다. 구름이(꼬미) 집사님이 매일같이 보내주시는 사진에 작은 고양이가 통통하고 예쁘게 자라는 것을 보면 함께 행복하고 감사하다. 그 사진들을 다시 구름이(꼬미)를 돌봐주셨던 임시 보호자님께 보내드리는데 매번 사진을 받을 때마다 애틋해하고 반가워하신다. 아마 정들었던 고양이들의 사진을 그 집의 아이들과 돌려보면서 작은 고양이들의 삶을 응원하고 추억을 떠올리는 것 같다.


이제는 구름이가 된 꼬미의 집사님, 까미의 임시 보호자, 꼬미와 까미를 처음 돌봐준 이웃과 나까지 많은 사람들이 합심하여 함께 고양이 형제를 키우는 것 같은 느낌이다. 좋은 일만 있으면 좋겠지만 구름이(꼬미)는 상안검 수술을 해야 할 것 같고, 까미에게는 아직 집사님이 나타나지 않았다. 사실 많은 입양 희망자들이 연락을 주고는 있지만 이것저것 물어보고 자세히 대화를 나누다 보면 상대방이 입양을 포기하는 경우가 있다. 매번 입양 신청서가 오면 거주 환경이나 경제상황, 가정방문 혹은 집안 사진 혹은 동영상 등을 요청한다. 생각보다 까다롭다고 느껴질 만도 하지만 고양이를 키우는 일에는 생각보다 많은 돈과 보살핌이 필요하다는 걸 생각해보면 그분들에게도 현실적인 고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


까미의 입양을 원하는 분들께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공통적으로 되묻는데 답장을 기다려도 오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아쉬울 따름이다. 조금 더 쉽게 보낼까 싶기도 하지만 내가 깐깐하게 따질수록 아이들이 좋은 환경에 입양될 거라고 생각하니 쉽게 양보할 수가 없다.

1. 현재 거주하시는 지역은 어디인가요?
▷제가 까미를 데리고 갈 때 만나 뵙기 위해 구체적으로 알려주세요.
2. 가족관계와 거주 형태(아파트, 빌라, 주택 등)는 어떤가요?
▷동물을 키우는데 이웃이나 가족들과의 문제는 없는지 좀 더 자세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3. 안정적인 직업이 있으신가요?
▷안정적인 수입이 있어서 고양이를 케어하시는 데 문제가 없음을 확인하는 절차입니다.
4. 입양 계약서를 쓰는데 동의하시나요?
▷파양 시 구조자에게 까미를 보내고 유기하면 법적인 책임이 있다는 문서입니다.
5. 가정방문에 동의하시나요?
▷고양이가 살기에 적합한 환경인지 확인하기 위한 절차입니다. 가정 방문이 어려우시면 집안을 동영상이나 사진으로 찍어서 보내주세요.
6. 사용하시는 SNS나 카페 게시글이 있다면 링크 보내주세요.
▷인터넷으로 사람을 알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주세요.

마지막으로는 까미가 입양 간 후에도 종종 SNS나 카톡으로 사진을 주고받으면 좋겠다는 말을 덧붙인다. 이렇게 된 것도 인연이니 가끔 고양이가 잘 지내고 있는지 소식을 주고받으며 지내고 싶은 마음이지만, 받아들이는 사람은 늘 내 마음 같지가 않다.


소식을 주고받으면 좋은 것이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 서로 힘을 보탤 수 있기 때문이다. 구름이(꼬미)의 경우도 상안검이 생각보다 심각하여 예상치 못한 수술이 필요하다고 한다. 물론 지금은 생후 한 달 째라 많이 어려서 조금 더 자란 후에 중성화 수술을 하면서 눈 수술도 해야 할 것 같다. 마음 여린 구름 이의 집사님은 그 말을 듣고 병원에서 엉엉 울었다 하여, 난 어떤 말을 건네야 할지 꽤 쩔쩔맸다. 무뚝뚝한 내가 할 수 있는 말이라곤 그저 아직은 수술할 때가 아니니 좀 더 지켜보자고, 너무 걱정하지 말라는 말뿐이었다. 만약 수술비가 감당하기 힘든 정도라면 구름이(꼬미)와 까미의 이야기를 전자책이나 종이책 형태로 펀딩 해서 그 수익을 보태는 방법도 생각하고 있다. 소소한 글쓰기 재주로 도움이 된다면 뭐든 도전해봐야지 않겠냐고 다짐한다. 브런치의 글이 많이 모였음에도 막상 책 내기가 두려워 미루고 있었는데 구름이(꼬미)의 수술비를 생각하니 불끈 의지가 생긴다.



절대 아이를 양육하는 것과 고양이를 키우는 것을 동일선상에 놓을 수는 없겠지만 고양이 입양을 진행하면서 사람의 아이도 이렇게 입양을 보냈다면 어땠을까 생각해본다. 입양 기관과 가족들이 계속 사진과 연락을 주고받고 아이를 함께 키우고 돌보았다면 끔찍한 '정인이 사건'같은 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입양을 보내고 그 집의 서류상 '가족'이 되어 버리면 그 후엔 외부에서 어떤 조치도 간섭도 할 수 없는 시스템이 학대당하는 아이를 구할 수 없게 만든 건 아닐까? 그럴 때마다 아이를 부모가 아니라 사회가 키워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옛말에 아이를 키우는 데 마을 하나가 필요하다고 했듯이, 사회 구성원 전체가 아이들을 함께 돌보고 키워내는 것이다. 부모라는 두 사람으로만 한 명의 인간을 제대로 키워내기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미숙한 부모의 애끓는 사랑보다는 빈틈없는 제도와 엄격한 관리가 아이를 살릴 수 있을 것 같다.


생각난 김에 찾아본 정인이 사건의 가해자 양모 장 씨에게는 무기징역, 양부 안 씨에게는 5년형이 선고되었지만 둘 다 항소하여 11월 말에 항소심 결과가 나온다고 한다. 자신의 딸을 생각해 무기징역만은 안된다고 읍소하더니 1심 판결에 불복하여 항소한 모양이다. 11월 말 결과가 나올 때까지 지켜볼 일이다.


고양이를 입양 보내려다 또 생각이 많아진 나는 어쨌든 한번 보냈다고 구름이(꼬미)를 모른 척하고 싶지 않고 상냥한 임시 보호자님과 살고 있는 까미도 마지막까지 책임지고 싶다. 어릴 적 동화책에서 보듯이 '그 뒤로 행복하게 살았습니다(happily ever after)'는 너무 비현실적이란 걸 아니까... 직접 구름이 와 까미를 키우진 않아도 책임감과 관심으로 이어지는 관계가 나에게 많은 것을 가르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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