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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좋은남편연구소 Apr 24. 2020

이번 주말에 올수 있냐고 부모님께서 물어보실 때..

"아들 혹시 이번 주말에 집에 올 수 있어?" 회사에서 일하고 있는데 어머니께서 전화를 하셨습니다. 부모님께서 주말에 경기도에 있는 집으로 잠시 올라온다고 하시더군요. 아버지 가게를 정리하신 후에 봄부터 가을까지는 할머니께서 사시던 시골집에서 주로 계십니다. 지난번에 내려가셨다가 코로나 19 때문에 2달 넘게 못 올라오셨는데, 이번에 병원에 갈 겸 손녀도 볼 겸 올라오신다는 겁니다.


1. 바로 답변을 드리진 않았습니다.

부모님의 마음은 이해가 되지만, 가겠다 또는 언제 가겠다는 이야기를 즉석에서 드리진 않았습니다. "일정을 좀 보고 말씀드릴게요." 매번 그렇게 해왔던 터라 어머니께선 '응, 그래라.'라며 전화를 끊으셨습니다. 사실 일정은 제 개인 일정뿐만 아니라 아내의 일정이기도 합니다.


2. 온 가족이 상의합니다.

전화를 끊고 아내에게 부모님께서 올라오신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고맙게도 아내는 '오랜만에 올라오시는데 가야지'라고 답을 했습니다. 그리고는 언제 뵈러 갈지는 조금 고민해 보겠다고 하더군요. 퇴근 후에 물어보니 아내는 딸아이에게도 의견을 물어봤더군요. 시골집이 재밌지만 차를 오래 타는 건 싫다고.. 결론은 토요일에 제가 부모님을 모셔다 드리고, 일요일에 방문하기로 결정을 했습니다.


3. 어머니께 전화는 제가 드립니다.

다음 날 오전에 어머니께 전화를 드렸습니다. 전화를 끊고 나서부터 기다리셨을 게 뻔하니까요. 토요일에 제가 차를 가지고 간다고 하니, 고추장부터 이것저것 챙겨야겠다고 하시더군요. 며칠간 손녀를 본다는 생각에 부모님은 기분 좋게 지내실 겁니다.


결혼하면, 특히 자녀가 생기면, 갑자기(?) 효자가 되는 남자들이 있다고 하죠. 저도 그 마음을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동안 못 해 드린 것이 더욱 생각나고, 아내와 자녀가 부모님께 잘해드리면 좋을 것 같은 마음도 듭니다. 하지만 결혼 후에는 가족의 범위나 중심이 변화되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내가 아들이지만 남편이자 아버지이기도 하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지요. 무엇보다 부모님께서는 과거에 못 받았던 효도를 며느리와 손녀를 통해 보상받기보다 아들이 행복하게 살고 있는 것을 더욱 원하신다는 것을 믿으시길 바랍니다.


Small things often.


* 언젠가 5월에 가족들과 공원에 누워서 바라본 풍경입니다. 올해 5월에도 부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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