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는 저절로 되지 않는다. 특정 나이가 되거나, 직장생활 몇 년차가 되었다고 마법처럼 당신 안의 리더십의 봉인이 풀려 모두가 존경하는 리더의 덕목을 갖추게 되는 일은 없다. 다만 리더십을 배울 수는 있다. 좋은 리더를 모시는 경험, 그리고 스스로가 리더가 되어 겪는 경험은 리더십을 기르기 위한 소중한 자산이다. (어서 와 리더는 처음이지, 장영학 저, 18p)
좋은 리더가 저절로 되지 않듯 좋은 남편도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결혼을 하면 남편이 되는 건 맞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결혼을 했다고 남편이 되었다고 할 수 있을까요? 남편 다운 생각을 하고, 남편 다운 행동을 해야 남편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결혼 이전과 이후는 마치 대학교를 입학하는 것처럼, 훈련소에 입소하는 것처럼 주변 환경부터 행동 양식 등 많은 것들이 바뀐다는 것을.. 알았다면.. [이하 생략]
물론 부모님을 통해서 부부가 어떻게 살아가는지 간접적으로 겪을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그분들을 부부라기보다는 부모로 바라본 탓에 진정한 <부부의 세계>(?)를 깨닫는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기억하는 부모님은 산전수전 공중전을 거쳐서 어느 정도 안정화된(!) 부부라는 점도 참고하는데 아쉬움이 있지요. 세상에 똑같은 사람이 없듯, 똑같은 부부 또한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결혼 생활에 대해 스스로 그리고 함께 고민하고, 배우고, 경험하면서 '나만의 방식, 우리만의 방식'을 체득해야 합니다.
회사에서는 3개월짜리 프로젝트만 진행해도 엄청나게 많은 사전 준비를 합니다. 업무가 아닌 2박 3일 여행을 가도 항공권, 숙소, 맛집 등 수많은 웹사이트와 SNS를 들락날락거리면서 여행기간 보다 오래 준비를 하죠. 그런데 인생 최대(기간, 비용, 에너지 모두) 프로젝트인 결혼 그리고 양육/육아에 대해서 우리는 얼마나 준비를 할까요?
결혼 전이라면..
부모님을 포함한 주변 기혼자를 잘 살펴보세요. 그들은 언제 즐겁고 언제 힘든지.. 함께 시간을 보낼 때 어떤 대화를 하고 무엇을 하는지.. 어떤 이유로 다투고 어떻게 화해를 하는지.. 무엇이 두 사람의 관계를 묶어주는지.. 그리고 자신의 연애를 돌아보세요. 나는 어떤 사람에게, 어떤 사람이 나에게 매력을 느꼈는지, 갈등의 원인은 무엇인지, 헤어진 이유는 무엇인지, 혹시 반복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드라마나 영화에서 편집된 영상이 아니라 '찐'부부와 내 주변 그리고 나 자신에게서 배워야 합니다.
결혼 준비 중이라면..
결혼식 준비보다는 함께 사는 과정 중에 계속 겪을 일을 어떻게 대처하는지 살펴보세요. 남에게 보이는 것이 중요해서 분수에 넘치는 일을 감행하지는 않는지, 프러포즈처럼 중요한 일을 '부끄럽다'는 이유로 망설이는지, 본인의 재정 상태에 대해 나에게 투명하게 보여주는지, 함께 살 집을 구하는 과정에서 나의 의견을 경청하는지, 부모와 나의 의견 간극을 어떻게 조율하는지.. 향수처럼 금방 날아갈 결혼식과 신혼여행보다는 진짜 살 냄새를 맡아야 합니다. 물론 본인도 그렇게 상대방에게 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지요.
결혼을 했다면..
우리 부부는 어떤 대화를 하는지, 주말에는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지, 배우자가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은 무엇인지, 최근에 우리가 다툰 이유와 행복한 시간을 보낸 이유는 무엇인지.. 오답노트처럼 부부의 삶에서 좋은 것과 아쉬운 것을 함께 찾아보면 좋겠습니다. 좋아하는 일은 조금 더 자주 하고, 싫어하는 일은 조금 덜 하다 보면 부부만의 평안한 일상을 찾게 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