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아내의 생일이라 어떤 선물을 어떻게 줄지 고민하는 후배를 만났습니다. 결혼기념일보다 더 큰 기념일인데, 예산도 부족하고(그렇게 보이는 게 좋기도 합니다) 조금 있으면 연말이라 일도 많아지니 걱정은 커져갑니다. 아내의 생일 선물을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준비하면 좋겠습니다는 마음에 한 말씀 올립니다.
1. 차라리 물어보세요. (D-15) 괜히 혼자 고민해서 사놓고 혼나지 맙시다. 사이즈가 안 맞고, 스타일이 안 맞아서 반품/환불해야 하는 그런 적 있지 않았나요? 아내는 항상 장바구니에 많은 것을 담아 놓는답니다. 아내가 고민할까 걱정 말고 '이번에는 당신이 원하는 거, 필요한 거 사주고 싶은데..'라고 하면 그날부터 아내는 행복한 고민을 할 겁니다. (그날부터 아내가 이게 예쁘냐, 저게 예쁘냐 물어보는 일이 좀 무섭긴 할수도...)
2. 장모님 그리고 장인어른선물을 준비하세요.(D-10) 제가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아내의 선물이 아닙니다. 장인 장모님의 선물을 준비하는 겁니다.예산이 충분치 않다면 아웃렛이나 인터넷을 통해 시즌이 좀 지난 티셔츠도 괜찮습니다. 옷이 적절하지 않다면 커플 잠옷도 괜찮습니다. 그것도 아니라면 장인어른은 좋아하시는 스포츠 액세서리, 장모님은 샤넬 립스틱 정도 추천드립니다. 주의사항은 절대 아내에게 들키면 안 되고, 선물을 드리고 아내에게 말해서도 안 됩니다. 마지막으로 본가에 이렇게 할 것을 말해선 절대 절대 안됩니다.
3. 선물은 전날 밤에 드려야 합니다. (D-1)
'당신 생일은 내가 제일 먼저 챙겨 주고 싶어'라며 전날 늦은 시간에 선물을 주는 게 좋습니다. 우선 남편이 축하해줘서 기분이 좋아집니다. 그리고 자정 즈음 남편에게 받은 선물을 인스타그램에 올리면 아내는 댓글로 하루 종일 축하를 받아 기분이 좋아집니다. 만약 오후나 저녁에 생일 관련 사진을 올리면 늦은 축하를 받을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마지막으로 생일이 평일이라면 갑작스러운 업무로 생일을 챙기지 못할 대형사고를 막을 수 있습니다. 함께 식사는 못해도 생일은 챙겼으니까요.
생일은 어린 시절부터 노인이 되어서도 중요한 날입니다. 남자 친구라면 여자 친구가 당신의 축하만으로 행복하겠지만, 남편이라면 당신의 축하 뿐만 아니라 다양한 곳에서 축하를 받도록 돕는 것이 후배님이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