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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굽는 계란빵 Jan 03. 2024

세상에서 가장 재밌는 것

공미소 놀리기!

준혁의 등에 울리는 미소의 심장소리. 쿵. 쿵. 쿵. 허벅지의 단단한 기운이 차올랐다.


"과장님. 고양이 이제 없죠?"

"간 것 같은데. 일단 이것부터 좀......"

"잘 확인해 봐요. 진짜 간 거 맞아요?"


내가 갈 것 같아 미소야. 그만 좀 놔줄래?


"없어요. 진짜. 내 이름 걸고 보증하죠."

"휴. 다행이다."


뭐야. 세상 씩씩한 척은 다하더니 고양이가 무서워서 숨는다고?


"이리 나와봐요. 진짜라니까."


준혁은 미소의 손을 잡아 앞으로 끌었다. 살금살금 발자국 소리가 나지 않게 준혁의 앞으로 온 미소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에이. 별거 아니었네. 후! 가요. 과장님."


'훗! 순 겁쟁이네 공미소.'


"가죠."


준혁은 미소의 손을 잡고 번쩍 들어 올렸다.


"무서울까 봐."

"네? 그래도 손은. 좀."

"그냥 가죠. 내 허리춤 또 내주기 싫으니까."

"그깟 허리춤 좀 내주면 어때서? 닳는 것도 아니잖아요."

"닳거든."


'한 번 더 잡았다간 내가 닳아 없어질지 몰라.'


미소는 한과장의 기이한 행동을 보며 생각했다. 오늘 아무래도 약을 먹은 게 분명하다고. 월요일엔 또 어떻게 변할지 알 수 없으니 일단 오늘은 잠자코 따라가 보지 뭐. 덕분에 차도 얻어 탔고 무서운 길도 혼자 가지 않을 수 있으니 일석이조가 아닌가. 아무 생각 없는 미소는 집 앞까지 준혁의 손을 놓지 않았다.


"다 왔어요. 여기에요."

"여기구나. 올라가요."

"네. 그럼 과장님 살펴 가십시오."


미소는 준혁에게 90도로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혹시. 내일 뭐 합니까?"

"주말이니까. 청소하고 빨래?"

"시장 조사겸 나랑 어디 좀 가죠?"


거봐. 거봐. 이럴 줄 알았지. 직원 보호 차원이라더니. 한과장님. 다 계획이 있으셨군요.


"이러려고 집 앞까지 데려다주신 거죠? 일 시키려고."

"흐흠. 들켰네. 내일 10시까지 집 앞에서 보죠. 그럼 이만."


준혁은 속으로 휘파람을 불며 차로 향했다. 공미소의 표정이 궁금했지만 뒤돌아 보지 않았다.


'보나 마나 뻔하지.'


미소는 집에 들어와 가방을 내팽기치며 소리쳤다.


"한준혁! 진짜 가만 안 둘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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