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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는 마음

2024.11.17. <쓰고 싶다 쓰고 싶지 않다.>를 응원합니다.


처음에는 그냥 글을 쓰고 싶었다.

내 글이 좋았다.

내 글이 만족스러워서라기보단

글을 쓰는 기분이, 글을 쓰기까지 모든 과정이 좋았다.

그러면서 브런치를 시작했다.

운이 좋았다.



글을 잘 쓰고 싶었다.

처음으로 드는 생각이었다.

SNS를 하지 않는 나로서는 내 글이 무한의 공간에 공개된다는 것이 생소한 경험이었다.

남에게 내던져지는 내 글이라니,

너무나 날 것의 글이 부끄러웠다.

그래서 잘 쓰고 싶어졌다.

남이 보니까 잘 쓰고 싶어졌다.


나는 텍스트를 사랑한다. 읽고 놓칠까 늘 애지중지한다.

그렇게도 텍스트를 곱씹던 내가 요즘은 곱게 보지 못한다.

어떤 텍스트는 낱말에서 감탄하고,

어떤 글은 완벽한 문장에 말문이 막힌다.

생각을 담아내는 텍스트들에 압도된다.

그러다 내 글이 쓰고 싶어 펜을 꺼내보지만 곧바로 쓰기 싫다.

용기가 없다. 잘 쓰려니 쓸 수 없다.


쓰기 싫으면 읽자 싶어 좋아하는 책을 펼쳤다.

이내 쓰고 싶은 마음이 올라왔다가 다시 내려놓길 반복.

텍스트가, 글이, 책이 즐겁지 않은 자신을 발견한다.

글자들이 와르르 내 마음을 무너트린다.

아니 사실은 잘 쓰고 싶은 내 마음이 내 안에 있는 글자들을 다 무너트렸다.


그러다가 어제 우연히 오디오북으로 <쓰고 싶다 쓰고 싶지 않다.>는 책을 듣게 되었다.

비교하기 부끄럽지만 유명 작가들도 나와 같은 마음이었다.

글 쓰는 마음은 다 같구나 싶어 뜻밖의 위로를 받았다.

감히 응원을 받았다.

그래서 오늘은 그 마음을 기록하려 다시 써본다.


잘 쓰고 싶은 마음도, 쓰기 싫은 마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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