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dreamju Oct 02. 2023

아이와 함께하는 타이페이 여행이라면

아이와 부모, 둘 다 행복한 곳

타이페이의 중심, 101 빌딩이 위치한 신이취(信義區)에서 동쪽으로 10여분을 달리면 여행자들에겐 다소 생소한 동네 네이후(內湖)가 나온다. 분당 판교신도시와 비슷한 느낌을 가진 이곳에는 ‘네이후과학단지(Neihu Technology Park)’라는 이름 아래 Lite-On, Compal, BenQ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대만 IT 회사들의 본사가 대거 모여있다. (한국의 삼성전자, LG전자도 네이후에 사무실을 두고 있다.) 큰 회사들이 몰려있는 만큼 파견을 나온 각국의 주재원도 많은데, 시중심에 비해 외국인이 선호하는 신식 아파트가 많아 네이후에 거주하는 가족들이 많다.


오늘 소개할 ‘아이와 함께하는 타이페이 여행’ 첫 번째 스팟은 사원증을 목에 건 직장인들이 바삐 활보하는 네이후과학단지에 위치한, 한국에서 보기 드문 단독 레고샵이다. 높은 천장고와 커다란 통창이 근사한 BRICK PAPA를 만나보자.


BRICK PAPA Neihu Branch

주소: No. 37, Jihu Rd, Neihu District, Taipei City

영업시간: 매일 11 AM~8 PM


습도 높은 끈적한 타이페이의 여름, BRICK PAPA에 들어서는 순간 기분 좋은 쾌적함이 몸을 감싼다. 한  눈에 들어오는 세련된 공간 구성과 함께 주의를 사로잡는 것은 매장 중앙의 무대에서 들려오는 감미로운 기타 소리. 「생음악, 커피, 그리고 레고」가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이 공간은 아이와 어른이 같이, 또 따로 밀도 높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장소이다.


BRICK PAPA Neihu
매장 곳곳에 휴식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매장 1층에는 아이들을 위한 각종 레고 상품이, 2층에는 권장 연령 ‘18세 이상’의 수십만 원을 호가하는 어른용 레고가 진열되어 있다. 그 규모와 정교함에 보기만 해도 입이 떡 벌어지는 에펠탑과 콜로세움, 아기자기한 해리포터 마을과 미국의 이국적인 어느 재즈클럽, 심지어 BTS의 다이너마이트 뮤직비디오 현장까지… 동화처럼 재현해 놓은 레고의 세계를 감상할 때면 그 무한한 상상력에 매번 감탄하게 된다.



2층 오른쪽 코너에는 아이들이 자유자재로 레고를 가지고 놀 수 있는 공간이 따로 마련되어 있어 혼자 놀이가 가능한 만 3세 정도의 아이라면 집중해서 한두 시간 정도는 훌쩍 보낼 수 있다. 레고에 심취한 아이를 짬짬이 곁눈질하며 무대에서 들려오는 달달한 노래와 함께 커피를 홀짝이고 있자면, 이런 사치스러운 육아를 가능하게 해 준 BRICK PAPA가 새삼 고마워진다. 


“Inspire your children to build the future"



信誼小太陽親子館 (Hsin Yi Little Sun Family Playground)

주소: No. 51, Section 2, Chongqing S Rd, Zhongzheng District, Taipei City

영업시간: (화~일) 10 AM~12 PM, 12:30~2:30 PM, 3~5 PM (월요일 휴무)


정부 청사 및 각종 회사들이 모여있는 중정취(中正區) 상업 지구. 한 출판사 건물 1층에 오늘 두 번째로 소개할 키즈클럽이 자리하고 있다. 이 공간을 운영하는 ’신이출판사(信誼出版社)’는 대만에서 선구적으로 아이들의 그림책을 출판해 온 회사로 일찍이 1970년대부터 아동(0세~8세)의 교육에 큰 관심을 가져왔다. 



어린이 책 전문 출판사에서 공들여 만든 아이들의 놀이 공간인만큼 그 내부도 일반적인 키즈클럽과는 사뭇 다른데, 우선 비치된 거의 모든 장난감이 따뜻한 우드톤의 원목 교구들이다. 아이들은 본인 키보다 훌쩍 큰 기중기로 무거운 짐을 나르고, 종이 벽돌을 쌓아 각양각색의 집을 만들며, 고심해 고른 토핑이 잔뜩 올라간 피자를 화덕에 요리조리 구워보기도 한다. 역할 놀이도 꽤나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어 이용시간 2시간이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간다.



신이출판사 건물에는 이 키즈클럽 이외에도 아이들, 부모, 선생님을 위한 각종 클래스를 정기적으로 제공하는 러닝 센터, 어린이 서점, 연극을 관람할 수 있는 소극장 등이 위치해 있으며 지하 1층에는 대만의 유명 오가닉 브랜드 Green & Safe와 협업하여 운영하는 키즈 레스토랑 ‘Farmer’s Table'이 자리한다. 모두 사전 예약제로 운영되니 아래 공식 홈페이지에서 예약 후 방문할 것을 추천한다.  


※ 입장연령: 만 1세~만 6세. 티켓 가격: (어린이+동반 어른 1명) NT$250, 어른 추가 시 +NT$100/명

※ 예약 홈페이지(영문): https://familysquare.kimy.com.tw/OnlineReservation


유기농 키즈 레스토랑 Farmer’s Table



Huashan 1914 Creative Park

주소: No. 1, Section 1, Bade Rd, Zhongzheng District, Taipei City

영업시간: 공원 24시간 개방 (레스토랑/상점별 영업시간 상이)


아이와 타이페이 여행, 마지막 스팟은 여행자들에게도 비교적 잘 알려진 ‘화산 1914 창의공원’이다. 이 부지에는 본래 일제강점기에 세워진 대만에서 가장 큰 양조장이 위치해 있었으나, 1987년 타이페이의 치솟는 땅값 및 공해 문제로 공장이 린코우(林口) 지역으로 이전하면서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버려져있었다. 그 후 타이페이 정부, 시민, 예술가, 비영리단체 등의 수년간의 노력으로 마침내 재건작업이 시작되었고, 2005년 말 현재 모습의 멋진 문화 예술 복합 공간이 탄생하였다.



서울만큼 인구 밀도가 빡빡한 타이페이에서 화산 1914와 같은 넓은 야외 활동 공간은 특히 아이가 있는 가족에게 너무도 귀한 존재다. 드넓게 펼쳐진 잔디밭은 주말이면 피크닉을 나온 가족들로 형형색색을 이루며, 양손 가득 풍선과 비눗방울을 든 장난감 파는 아저씨의 유혹에 아이들은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다. 라이브 음악을 연주하는 뮤지션, 그리고 온갖 묘기를 선보이는 길거리 아티스트들에 같이 환호하며 구경하다 보면 어른들도 분위기에 취해 아이 못지않게 신이 난다. 



담쟁이덩굴이 예쁘게 감싼 일이 층의 낮은 건물들 안에는 특색 있는 상점이 가득한데 그중 초입에 위치한 대만 유명 브랜드 ‘Wooderful Life’에서는 아이와 함께 나무 오르골을 직접 만들어볼 수 있는 클래스가 있다. 시간과 노력은 꽤나 들지만 테마, 데코레이션, 음악 등 A부터 Z까지 아이의 취향껏 꾸민 맞춤형 오르골을 보다 특별한 기념품으로 가져갈 수 있으니, 시간 여유가 된다면 한 번쯤 경험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이외에도 철마다 바뀌는 각종 전시회, 주말에 열리는 아티스트들의 활기찬 플리마켓 등 언제 가도 볼거리가 무궁무진한 화산 1914는 진정 타이페이 도심 속 오아시스라 할 수 있다.


DIY 오르골 ©Wonderful Life
아이는 아이스크림, 엄마는 달콤한 칵테일로 행복한 하루 마무리!



글, 사진 ©dreamju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