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찰시Chalsea Nov 22. 2023

폐교에서 산 지 1,364일 차

농사짓는 수행 공동체의 여느 일상


#소소한 #일상이야기



오늘은 정말 오늘(2023.11.22 기준)

일과를 적어보려고 한다.

공양 짓는 사진은 오늘 찍은 사진이 없어서,
며칠 전 공양 사진들을 끌어모았다.
근데 뭐 대략 비슷하다.




'나 출가해서, 수행 공동체에 있어'

친구들과 이야기할 때면, 가장 먼저 일과를 궁금해한다.



수행 공동체는 도대체 무엇을 하고 지내는가?

명상만 주야장천 하는가?

이 생활은 다만 하나의 문화로 봐줬으면 좋겠다.




오늘 3:45 알람에 일어났다.

오늘은 내가 도량석 차례이기 때문이다.

해우소(화장실)를 다녀오고,

청수(물)를 떠서 법당으로 온다.

1. 아차, 불교문화 용어가 많이 나온다.
가능하면 쉽게 풀어서 볼터이니, 더 궁금하다면 댓글로.
2. 그리고 사전에 나온 정식 풀이가 아니라 작가의 풀이임

* 도량석 :

절에서 하루 중 가장 먼저 만물을 깨우는 소리.

우리 공동체에서는 목탁으로 친다.





4시에 도량석을 친다.

(도도도도도도도도도.... 도도) ; 목탁 소리

"정구업진언

수리수리 마하수리 수수리 사바하 * 3번

오방내외안위제신진언

나무 사만다 못다남 옴 도로도로지미 사바하 * 3번

개경게

무상심심미묘법 백천만겁난조우

아금문견득수지 원해여래진실의

개법장진언

옴 아라남 아라다 * 3번

대방광불 화엄경 의상조사 법성게

어쩌고~ 저쩌고~"



15분 동안 학교 복도를 천천히 돌아다니면서

도량석을 친다.


그다음 법당에 들어가 새벽 기도 전까지 명상을 한다.



04:30 새벽 기도

04:45 공양간으로 나온다.



오늘 사진 안 찍어서, 며칠 전 사진 투척


오늘은 공양당번이다.

아침 공양은 발우공양이다.

 

우리 인원은 오늘 6명밖에 안 된다.

공양하는 사람이 10명 내외까지

1명의 공양당번이 공양을 짓는다.





오늘 찍은 사진이 없어서 3일 전 사진 투척. 이와 비슷하다. 원래 3찬인데, 농사짓는 공동체여서 4찬까지 허용.




05:55 공양 목탁을 친다.

다들 청소 소임을 마무리하고,

발우공양을 하러 온다.





06:00 발우공양을 한다.


게송을 읊으면서 밥을 뜨고,

조용히 먹고, 비우고

씻어 먹고, 헹군다.







07:00 발우공양을 마치고, 팀원들과 여는 모임을 한다. 나는 농사팀. 수련원에 있는 유통팀도 함께 한다.

07:10 설거지 및 공양간 정리

08:00 휴식 - 요새 체력이 달려서 잠깐 눈을 붙였다.

아주 오랜만에 무서운 꿈을 꿨다.

09:00 주례회의 - 농사팀





10:30 김장 준비로 회의를 추가로 30분 정도 더 했다.

11:00 다시 공양 지으러 공양간으로.

두부도 굽고, 볶음도 하고.

호떡 믹스가 있었다. 호떡을 구웠다.






12:00 공양 목탁을 친다. 다들 공양 먹으러 온다.

12:30 설거지







13:00 밭으로 간다.

오늘은 3명의 공동체 식구와 함께 밭으로 간다.





가을이 한창이다.





오늘은 밭에 있는 지주대를 뽑는다.

너무 깊이 박혀서 뽑기가 너무 힘들다.

허리 뽑히는 줄 알았다.

다음에는 꼭 20cm 정도만 박도록 해야지.






16:30 일수행하다가 '시간에 깨어있지 못해'

16:30에 김장 총회의 있는 것을 깜박했다.

일수행 : 수행의 한 방편이 명상인 것처럼,
일을 수행으로서 하는 것.

얼른 후다닥 학교로 들어와, 온라인으로 들어갔다.


17:00 김장 총회의

- 첫 회의라 간단하게 브리핑하고 마무리

17:30 현재 브런치 작성 중


19:00 저녁 예불 - 15분이다.

(새벽 기도는 1시간이다)


19:30 수행 법회

- 오늘은 수요일. 매주 일주일에 한 번은 법회를 본다.



회의를 마치고,

전화 통화 한 번 하면 오늘 하루를 마무리하고 취침.










아주 평범한 일상

매일 같으면서도 다른 일상






처음에는 이 일상이 지루하고,

'특별'한 이벤트를 기다렸다.

근데 어느 순간, 평범한 하루도

매일매일이 전혀 지루함 없이 맞이하게 됐다.


평범한 하루에 순간순간 집중하면,

하나도 같은 날이 없다.





여기에 놀러오는 언니 이야기를 보고 싶다면? ↓

https://brunch.co.kr/@hannnn/7



☕️ 이 삶의 기회 비용을 알고 싶다면? �‍�

https://brunch.co.kr/@hannnn/6



매거진의 이전글 대학 졸업장이라는 보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