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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상담사 Uni Jan 01. 2023

매일, 나의 미래를 선택합니다

 세상에서 나를 가장 미워했던 나는 행운조차 믿지 않았다. 조금이라도 원하는 것을 기대했다가 이뤄지지 않았을 때의 리스크가 오래가는 사람이라, 아예 싹을 자르기로 했다. MBTI의 세 번째 자리가 F인지라 어떤 일에든 감정이 섞이고, 무 자르듯 단칼에 마음을 정리하기가 쉽지 않은 사람이라 더 그래야 했다.


 기대를 하지 않으니 실망을 줄이는 건 성공인데, 단점은 삶에 희망이 적다는 거다. 안 될 거라 미리 단념하고, 되더라도 기뻐하다가 일 그르치면 안 되니 빨리 마음을 단속해 버린다. 그러면서, 나는 지구에 잘못 태어났다고 생각했다. 지구는 나와 맞지 않고, 이번 생은 망했다고 입버릇처럼 나에게 말하고 있었다. 30년이 넘게 나의 뇌는 이 프로그램으로 자동 학습되고 있었다.

 그렇게 두 아이의 엄마가 되었고, 아이들만을 바라보며 살아가던 어느 날, 이지성 작가의 <꿈꾸는 다락방>을 읽었다. 자기 계발서로 좋은 말들이 참 많지만, 그 책의 단 한 줄에 나는 꽂혔다.


'생생하게 꿈꾸면 이루어진다'


 지금이야 시각화라는 말을 유튜브에서도 자주 들을 수 있지만, 그 당시만 해도 이 말이 충격적이었다. 내가 원하는 일들을 생생하게 떠올리고, 이미지로 만들면 이루어진다는 말에 어째서 강력하게 반응하게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앞도 뒤고 재지 않고 믿고 싶었다. 이 작가도 그렇게 해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다니까 맞을 거라고 최면을 걸듯 이 문장만 반복해서 외쳤다. 어쩌면 기대를 하고 실망을 하더라도 다시 마음이 괜찮을 수  있는 안전지대를 만난 것 같았다. 당장에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내가 바라는 일들이 언젠가 될 거라는 알 수 없는 근자감이 함께 솟아났다. 그래도 나에게 성공 데이터가 있어야 하니, 그날부터 실험을 해 보기로 했다. 정말 이루어지는지, 말도 안 되는 소리들인지.     

 마을에서 열리는 태교 토크 콘서트가 있었다. 연예인도 오고, 규모가 큰 행사였고, 상품권 추천도 있었다. 일찍 가서 기다리기보다는 다소 촉박하게 움직이는 사람인데, 그날따라 엄청 일찍 도착해서 추첨권 번호가 1번이었다. 300명 인원들 중에 1번이라는 번호가 당첨되긴 거의 하늘에 별 따기 수준인데 말이다. 그래도 나는 생생하게 꿈꾸면 이루어진다는 말을 실험해 보기로 했다. 이 말대로 했다가 되지 않더라도 나한테는 잃을 것이 없었다. 밑져야 본전이라는 마음으로 '1등 당첨된다'를 추첨하기 전부터 마음속으로 되뇌고, 되뇌었다. 1등이라고는 했지만, 2등, 3등만 되어도 좋을 것 같았다. 이런 마음을 보기 좋게 비웃듯 3등, 2등은 역시나 아니었고, 1등만이 남았다. 이 때도 내게는 희망이 있었다. '그래, 가자, 1등!!!'

 

 "1등 추첨합니다. 행운의 번호는 두구두구두구~~~, 1번!!!"

 꺅~ 정말 1등에 당첨이 되었다. 선물은 휴대용 유모차였고, 두 아이 모두 유모차가 더 이상은 필요 없어진 때라 초대해 준 언니에게 선물했다. 대신에 나는 이 문장을 선물 받았다.


'원하는 것을 생생하게 꿈꾸면 될 수도 있구나, 되는구나!!!'


 나의 미래는 내 뜻대로 되지 않을 때도 많다. 하지만, 나는 이제 내가 원하는 미래를 매 순간, 선택하고 있다. 안 될 때도 많지만, 결국은 이 방향으로 가게 됨을 믿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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