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마이 토요마켓, 5년 만의 재발견.
평일에는 아무렇지 않게 차가 다니던 도로가 토요일 오후 네 시 반이 되면 전혀 다른 모습으로 탈바꿈했다. 상인들이 분주히 가판을 펼쳤고, 어느새 길 위에 화려한 불빛과 음식 냄새로 가득 번져나갔다. 마치 마법처럼 도로가 시장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 야시장을 즐기려면, 기억해 둘 규칙이 하나가 있었다. 이곳에서는 술과 담배가 금지되어 있었고, 거리마다 순찰하는 경찰이 있어 위반하면 즉시 제지당했다. 실제로 병을 들고 떠들던 외국인이 경찰에게 불려 나가는 모습을 본 적도 있었다.
그날의 기억은 즐거움보다는 숨이 막히는 경험에 가까웠다. 앞뒤로 밀려드는 인파에 휩쓸려 무엇을 보고 있는지조차 분간할 수 없었고, 어깨가 부딪히는 일은 잦았다. 내 발걸음은 온전히 내 것이 아니었고, 빨리 빠져나가고 싶다는 생각과 괜히 왔다는 후회가 동시에 밀려들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달랐다. 모바일 교통 앱을 이용해 게이트 입구에 도착했을 때만 해도 예전 기억 때문에 걱정이 앞섰지만, 막상 들어서자, 시장은 예전과 달리 훨씬 정돈되어 있었다. 사람은 많았지만, 한결 여유로웠고, 나는 내 의지로 천천히 걸으며 멈추고 싶은 곳에서 멈출 수 있었다.
예전보다 훨씬 더 정리되어 있었고, 먹거리 구역에는 앉아 쉴 수 있는 자리도 충분히 마련돼 숨 고르기 좋았다. 사람은 여전히 많았지만, 답답하기보다는 오히려 활기가 느껴졌다.
일요일마다 열리는 선데이마켓도 가봤지만, 개인적으로는 토요마켓에 더 마음이 갔다. 규모는 작아도 거리 정비와 편의시설, 먹거리 구성이 더 알찼다.
나는 한 그릇 음식을 진득하게 먹기보다는 간단한 길거리 음식을 여러 가지 맛보는 걸 더 좋아했다. 그래서 자연스레 꼬치 앞에 자주 멈췄다. 닭・돼지・소는 물론 악어 꼬치까지 다양한 종류가 있었지만, 악어는 끝내 시도하지 않았다. 대신 닭과 돼지 꼬치를 맛보며, 이번 여행하는 동안 하루 한 번은 꼭 꼬치를 즐기는 나만의 작은 습관이 자리 잡혔다.
그리고 잊을 수 없는 디저트 하나가 있었다. 찰밥이 곁들인 코코넛 아이스크림이었다. '아이스크림에 밥이라니???'싶었지만, 실제로 먹어보니 떡 같은 식감이 코코넛 아이스크림의 달콤함을 잘 받쳐 주었다. 하나만 먹었는데도 든든했고, 이 조합을 다른 곳에서는 보지 못해 오래 기억에 남았다.
시장에 들어서기 전, 치앙마이 게이트 근처에서 오래된 로띠 가게를 다시 만났다. 2019년, 야시장 근처에서 열흘을 묵으며 매일 찾았던 그곳이었다. 그때 처음 맛본 바나나 로띠의 달콤함은 아직도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5년이 지나도 가게는 그대로였다. 여전히 같은 자리에서 반갑게 맞아주셨고, 여전한 농담과 웃음 속에서 로띠를 만들어주었다. 그날 다시 맛본 로띠는 배가 불러도 끝까지 다 먹게 할 만큼 맛있었고, 야시장 안에서 먹는 것보다 저렴했다. 그때의 기억이 함께 담겨 있어 더욱 특별하게 느껴졌다.
...
음식 외에도 볼거리가 풍성했다. 치앙마이 문화가 담긴 벽화, 모든 사람의 이목을 끈 귀여운 강아지, 무료입장 사원에서 아이들의 깜찍한 공연까지 다양한 장면을 마주할 수 있었다. 아이들이 음악에 맞춰 "오~ 예"만 반복하며 열창하는데 어찌나 귀엽고 사랑스럽든지, 가던 길도 멈출 수밖에 없었다.
그 외에도 길거리 버스킹과 발 마사지, 캐리커처 화가들도 있었고, 방문객들을 지켜주고 주의 사항을 어기면 제지하는 경찰관들의 모습까지 볼 수 있어 치앙마이 토요마켓의 매력을 충분히 즐길 수 있었다.
이번 여행에서는 토요마켓을
단 한 번밖에 방문하지 못했지만,
그 하루가 여전히 특별했고,
언젠가 다시 찾고 싶은 시장으로
마음속에 남았다.
| 여행 정보 |
토요마켓 이용 시 알아두면 좋은 팁.
[ 위치 & 운영 시간 ]
‣ 위치 : 치앙마이 게이트 건너 골목.
‣ 운영시간 : 16:30 ~ 자정
[ 교통편 ]
‣ 게이트 입구까지 모바일 교통 앱. 성태우, 툭툭이 이동가능.
‣ 시장 안은 차량 통제.
[ 주의사항 ]
‣ 흡연・음주 금지, 경찰 순찰이 있음.
‣ 현금 위주 결제. (24년 10월 기준 국내 QR 결제가 불가능)
‣ 장바구니 또는 에코백 있으면 편리.
[시장 구조 및 분위기 ]
‣ 먹거리 구역・수공예・작품 구역, 쇼핑 구역으로 분리.
‣ 먹거리 구역에 휴식 공간 마련.
‣ 비교 : 선데이마켓은 크고 혼잡 / 토요마켓은 소규모지만 정돈된 분위기.
[ 먹거리 & 볼거리 ]
‣ 대표 먹거리 : 태국 전통 한 그릇 요리, 꼬치(닭・돼지・소・악어 등), 코코넛 찰밥 아이스크림, 로띠, 망고 밥, 생과일주스, 과일 가게 등. (이 외에도 다양한 음식 있음)
‣ 공연 & 체험 : 대규모 무대 공연, 버스킹, 아이들 공연, 캐리커처 화가, 길거리 마사지.
‣ 볼거리 : 치앙마이 문화가 그려진 벽화, 무료입장할 수 있는 소규모 사원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