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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공에 두 발을 뻗고 신이 났던 날.

Lalamal cafe에서 만난 짜릿한 자유.

by 나들레


빠이 워킹스트리트에서

다소 거리가 있지만,

그만한 가치 있는 'Lalamal cafe'.



'Coffee in love'와 견줄 만큼 훌륭한 경치, 그리고 그 뷰가 안겨준 '짜릿한 해방감'을 선물하는 곳이었다.





보통은 경치 좋은 곳은 선점하기 어려운데, 마침 근처에 앉아 있다가 메인 자리가 딱 비어 숙소 사장님 부부와 함께 자리를 옮겼다.


괜히 '명당'이 아니었다.


착석하면 다리와 발을 허공에 뻗을 수 있었는데, 이건 마치 하늘 저 위로 올라간 놀이기구 '자이로드롭'을 탄 듯, 두 다리와 발이 허공에 자유롭게 떠 있는 기분이었다. 이런 짜릿한 해방감이 얼마 만인지, 고대했던 놀이공원에 온 어린아이처럼 신이 났고, 그 누구보다 세차게 두 다리를 흔들어 재꼈다.


두 발이 자유로운 것도 모자라, 눈앞에는 광활한 자연이 펼쳐지니 이대로 시간이 멈췄으면 하는 바람이 일었다.





객관적으로 아주 맑은 날씨는 아니었지만, 오히려 노을이 질 듯 말 듯 흐릿한 하늘과 초록의 자연이 참 잘 어울렸다. 불그스름한 목제 인테리어마저 이들과 찰떡궁합이었다.


습하지 않고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그저 한량이 된 기분으로 그곳에 머물렀다.


그 순간만큼은 세상 그 누구보다 부럽지 않을 만큼 행복했다.


그 풍경에 취해 한량처럼 행복해하고 있을 때쯤, 숙소 사장님 부부와 소소한 대화를 잠시 멈춰야 했다. '수능 보듯' 골랐던 바로 그 음식들이, 드디어 하나씩 나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메뉴가 다채로워 고르기 힘들었는데,

사장님의 추천과

'수능 보듯' 영어를 정독한

덕분에 맛있는 메뉴를

고를 수 있었다.


그렇게 고른 메뉴는 대성공이었다.


돼지고기와 넙적 당면, 채소가 듬뿍 담긴 볶음면은, 한눈에 봐도 "배불리 먹겠다." 싶은 넉넉한 양은 물론, 맛까지 훌륭했다. 맛은 고기가 아주 많이 들어간 팟타이랄까. 게다가 생레몬, 땅콩 가루, 고춧가루까지 곁들여져 있어, 나는 망설임 없이 새콤한 레몬을 한껏 뿌리고, 식감 좋은 땅콩 가루와 매콤한 고춧가루를 섞어 '아주 야무지게' 먹었다.





내가 볶음면에 심취해 있을 때쯤, 곧이어 숙소 여사장님이 주문한 샐러드와 소시지 튀김도 나왔다. 특히 이 소시지 튀김은, 이 집의 주메뉴인 듯 다른 테이블에도 하나씩 놓여 있었다.


모양이 특이해서 한입 맛보았는데, 내가 알던 소시지와는 식감이 사뭇 달랐다.


'소시지의 반전 매력'이랄까.


하지만 진짜 반전은 따로 있었다. 그 낯선 식감이, 케첩과 마요네즈가 반반 섞인 그 '세상 뻔한 소스'와 만났을 때였다.


콕 찍어 한입에 넣자, '아' 하는 탄성이 절로 나왔다. 난생처음 먹어보는 소시지 식감과 뻔한 소스가 만들어낸, 의외의 꿀조합이었다.





압도적인 풍경과 '수능 보듯' 고른 볶음면, 뻔한 소스를 만난 낯선 튀김.


어쩌면 평생 잊지 못할 만찬이란, 그 자체로 완벽한 요리가 아니라



이 모든 '의외의 것'들이
모여 만들어낸,
단 한 번의 '짜릿한 순간'
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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