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상담을 진행하면서 가장 어려운 순간이 있다면 취업준비 청년들의 희망 기업과 직무를 결정하도록 돕는 일이다. 취업지원자 10명 중 8명이 이렇게 말한다. "저는 모두가 인정하는 좋은 회사에 가고 싶어요." 이러한 응답은 취업지원자 부모에게서 더 강하게 나타난다. 취업상담의 목적은 좋은 기업에 취입지원자를 연결하여 합격하도록 돕는 것이 아니다. 취업지원자와 기업(조직) 간의 조화적합성을 고려하여 자기 계발과 직업 정체성을 확립하도록 돕는 것이 목적이다. 만약 이런 경우를 경험하게 된다면 이렇게 해보자.
1) 자기 인식 단계
취업준비 청년들이 먼저 자신의 강점, 약점, 가치관, 목표를 분명하게 설정하도록 확인하고 다시 한번 공감을 형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앞의 <강점 중심으로 상담하는 효과적인 대화>에서 다른 것과 같이 본인의 강점을 정확하게 인지하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
2) 산업 및 기업 분석
이 단계가 취업준비의 핵심이자 기초정보 수집의 시작이다. 지원하는 기업에 대한 정보가 없이 '묻지 마 지원'을 하는 것은 커다란 문제 중 하나로 꼽힌다. 우리가 우려하는 것보다 최근의 취업준비 청년들이 이와 같이 기업의 정보를 확인해 보지 않고 지원서를 제출하는 경우가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취업상담전문가는 이러한 경우에도 취업준비 청년들이 올바른 기업선택과 분석을 할 수 있도록 상담을 통한 방향 설정이 필요하다. 다양한 기업에 대한 정보는 아래와 같은 시스템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1) 검색엔진 및 DART(전자공시시스템)
기업의 정보는 인터넷 검색엔진을 통해 쉽게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수많은 자료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각 기업에서 정기적으로 발표하는 (분기ㆍ반기) 공시보고서를 확인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 이와 같이 기업의 정보를 확인하는 방법을 취업준비 청년들에게 코칭, 지도하여 스스로 확인하고 점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취업상담전문가를 함께 정보를 수집하며 취업준비 청년들이 정리한 자료를 재분석함으로써 직무 경험과 사회경험과 연결하여 기업의 향후 전망과 가능성에 대해 피드백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
(2) 기업 관련 뉴스 및 신년사, CEO 인터뷰
취업상담을 목적으로 기업의 정보를 분석할 때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하는 정보는 기업 경영진의 비전과 미션, 핵심 방향을 점검하는 것이 1순위이다. 이러한 정보는 기업 관련 뉴스를 꾸준하게 모니터링하며 주요 사업 성과 발표에서 나타나는 기업 관계자 인터뷰 내용을 점검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사업 진행에 대한 인터뷰가 최고경영자가 아닌 실무자라고 하더라도 기업의 입장이 반영되므로 기업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매년 연초에 발표되는 신년사와 이벤트성으로 나오는 CEO 인터뷰는 반드시 정독해야 하는 정보이다. 기업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확인하여 기업 홈페이지 내에서 확인하는 보편적인 비전과 미션이 아니라 시대적 특수성을 반영한 현재 기업이 집중하고 있는 진짜 비전과 미션을 확인할 수 있다.
취업상담전문가는 새롭게 발표되는 비전과 미션을 현재 기업의 상황과 이슈와 연결하여 해설, 설명해 주는 중간해설가 역할을 해주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취업상담전문가도 기업에 대한 정보를 꾸준하게 수집하고 모니터링하는 노력이 함께 필요하다.
3) 네트워킹 및 정보 검수
취업준비자간의 네트워킹은 상호 시너지를 이룰 수도 있으나 적절하지 않은 네트워킹은 취업준비 청년들에게 혼란만 안겨줄 수 있다. 취업상담전문가는 적극적인 네트워킹 활동 및 구성을 독려해야 하며 활동을 막아서는 안된다. 다만, 네트워킹 활동을 정기적으로 모니터링하며 취업준비와 무관한 내용이나 잘못된 정보가 오고 가는 것을 검수해 주는 역할이 필요하다.
4) 목표 기업 설정과 우선순위
목표 기업을 설정할 때 집중할 수 있는 범위에서의 기업 수를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모든 기업에 대한 분석과 준비를 할 수는 없기에 개인별 가능범위를 취업상담전문가가 설정해 주는 것이 좋다. 가장 적절한 숫자는 3개의 기업을 선정하여 분석하도록 먼저 출발하는 것이다. 3개의 기업을 설정할 때, - 가장 입사하고 싶거나 높은 목표로 설정할 수 있는 기업 1개, 현재 역량에서 갈 수 있는 기업 1개, 기대 부분에서 일부를 포기하더라도 마지노선으로 가고 싶은 기업 1개 - 을 추천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위와 같은 4단계 목표기업 설정 프로세스를 통해 취업상담의 단계적 흐름을 제시하여 전문성을 강조할 수 있도록 한다.
목표기업을 설정을 독려하기 위하 취업상담전문가는 효과적인 질문을 통해 취업준비 청년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동기부여를 이끌어 낼 수 있다.
다음의 질문을 활용하여 목표기업을 발견하기 위한 방향을 이끌어 보자.
"어떤 업무에서 가장 큰 성취감을 느끼나요?"
"당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무엇인가요?"
"해당 산업의 트렌드와 주요 이슈는 무엇인가요?"
"어떤 기업이 이러한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나요?"
"이 기업의 미션과 가치가 당신의 가치와 어떻게 일치하나요?"
"기업의 조직 문화와 근무 환경은 어떤가요?"
"해당 기업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과 연결될 수 있는 네트워크를 구축해 보세요."
"직원 후기나 인터뷰를 통해 실제 근무 환경을 파악하세요."
"당신이 가장 선호하는 기업 세 곳을 꼽아보세요."
"각 기업에 지원하기 위한 전략과 계획을 세우세요."
이외에도 다양한 질문이 가능하다. 가능하면 단답형으로 대답을 유도하는 '클로징 질문(closed question)'보다는 생각과 의견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오픈 질문(open question)'이 보다 효과적이다. 결국 취업준비 청년들이 스스로 응답하는 과정을 통해 본인의 생각 정리와 당위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을 설정하면 직무를 설명하는 방법은 매우 수월해진다. 대부분은 직무를 선정하고 기업을 결정하도록 가이드를 하지만 나는 반대로 기업을 결정하고 직무를 선정하도록 가이드를 한다. 그리고 직무를 선정하면 그 직무를 통해 확장되는 기업의 리스트를 다시 설정하도록 한다.
강점을 기반으로 직무를 정하는 것이 기본적으로는 올바른 방법이다. 그러나 강점과 연결하는 직무가 희망하는 기업 내에 존재하지 않을 수 있다. 혹은 다른 이름으로 존재하거나 다른 직무와 융합되어 또 다른 직무역량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요즘처럼 4차 산업혁명시대와 디지털 시대에서 직무 융합이나 역할 변경이 많아지고 있으므로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는 다름을 인정해야 한다.
이런 점을 적용하여 희망하는 기업의 정보에서 '조직도'를 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기업의 '조직도'에서 어떤 이름으로 구성되어 있는지만 확인하더라도 그 직무의 기능과 역할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희망 지원직무가 어디에 속해져 있는지를 확인함으로써 연결 직무 및 부서와 입사 후 커리어 개발의 방향성을 함께 상담을 진행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선택한 직무로 지원할 수 있는 기업리스트를 확장해서 설정함으로써 전략적인 선택적 취업준비를 가능하도록 취업상담을 진행할 수 있다.
목표기업과 목표직무를 설정하는 것은 대부분의 취업준비 청년들이 가장 고민하고 접근하기 어려워하는 부분이다. 취업상담전문가의 활동에서 가장 많은 시간과 노력이 투입되어야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보다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을 찾고자 연구하고 개발하는 것에 노력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목표가 분명하면 취업준비 청년들의 활동도 더욱 적극적이고 탄력이 발생하기에 취업상담전문가들의 전문성 강화에 집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