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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사리즘 Dec 11. 2024

탄핵이라 외치고 축제라 부른다

이 시대에 민주주의를 지키는 방법.

무살생, 비폭력(Ahimsa)은 가장 위대한 사랑이다. 그것은 최상의 법칙이다. 이것만이 인류를 구하는 유일한 길이다. 비폭력을 믿는 사람은 살아 있는 신을 믿는 사람이다.
- 무하마트 간디 -



 인도의 대표적인 독립운동가 무하마트 간디조차 대한민국에서 펼쳐진 광경을 보고 있다면 '학습하고 싶은 나라'라는 말을 했을 것이다. 폭력이 없는 시위, 투쟁이라는 것은 우리는 편하게 말하지만 실질적으로 무척이나 어려운 일이다. 군중이 모이면 겁이 없어지며, 두려움이 없어지면 과도한 언행이 나타나게 되고 결국 분노로 분출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인간군중의 심리이다. 그러나 지금 대한민국에 펼쳐지고 있는 모습은 보라. 이것이 위대한 민족 대한민국이다.


 2024년 12월 3일 , 10시 23분경 TV, 라디오를 통해 펼쳐진 광경은 전 국민들을 얼어붙게 만들었다. 대한민국 대통령 윤석열 씨가 종북과 반국가세력을 척결하고 자유대한민국을 수호하겠다며 전국에 비상계엄을 선포하여 계엄사령부를 설치, 계엄군을 동원해 각 도청, 시청, 군청을 점령하고 국회를 해산하기 위한 군사력 투입에 돌입하였다.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12.12 쿠데타로 인해 펼쳐진 서울의 악몽을, 5.18 광주계엄령으로 일어난 수많은 살상행위와 폭력적 결과물을. 그 모든 것을 알고 기억하는 대한민국 국민들은 모두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아니 분노가 머릿 끝까지 뻗쳐 올라왔다.



 그리고 일어난 민주화 수호의 행동은 또다시 전 국민을 놀라게 했다. 시민들이 앞장서 국회를 지키기 위해 등장했고 총기를 소지한 군인과 장갑차를 몸으로 막아서며 민주주의를 지켜내기 위한 철저한 몸부림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국회 내에서는 수많은 국회의원 보좌관들이 국민의 엄중한 명령을 받은 국회의원들이 계엄령 해제를 합법적으로 절차에 따라 처리할 수 있도록 온몸을 던져 군인들의 진입을 막아내는 모습이 생생하게 전 국민들에게 보였다. TV가 아니라 유튜브와 인터넷, SNS를 통해 모든 모습이 전파되었다. 그 결과, 6시간 만에 계엄령을 해제되었다. 



  비록 계엄령이 해제가 되었지만 대한민국은 안심할 수 없었다. 국민을 통치하기 위해 독재정권에 맞서 싸우기 위해 '대통령 탄핵'을 외치고자 모였고 그 분노의 물결은 매일마다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을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한 시민들의 발걸음을 이끌어 내고 있다.


  여기서부터가 위대한 대한민국의 실체가 드러난다.


  앞서 말했듯, 시위와 투쟁에서 폭력이 빠져있기가 결코 쉽지 않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달랐다. 이미 7년 전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하였던 촛불의 힘이 여전히 남아있음을 보여주었다. 할머니, 할아버지, 아저씨, 아주머니, 청년, 학생, 어린 아기까지 모두가 함께한 탄핵 집회 시위의 풍경은 7년 전 모습과 똑같이 비폭력, 평화적인 시위를 보여주었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성숙한 민주시민의 모습인가.


놀라운 모습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과거 7년 전에는 40~50대들이 앞장서 시위를 주도했다면 이번 2024년 윤석렬 탄핵집회는 우리 대한민국의 미래 MZ세대라고 불리며 철없는, 개인주의가 극심한 세대라고 치부하였던 그 젊은 세대들이 그 누구보다 대한민국을 사랑하며 감정과 의견을 표출하는 인간이 보여줄 수 있는 최상의 방법을 보여주고 있다. 바로 시위, 투쟁을 시민의 참여하는 축제의 장으로 변화시킨 것이다. 지금 탄핵 집회를 나가보면 이 말을 이해할 수 있다. 할머니 옆에 무수히 많이 앉아있는 젊은 청년들이 아이돌을 응원하며 사용했던 형광봉을 촛불 대신 흔들며 K-POP 대표노래를 떼창 하며 그들만의 방식으로 자신들의 목소리를 대한민국에 울려 퍼트리고 있다. 그 모습이 결코 가볍지 않다. 속에 담겨 있는 분노의 불꽃을 꺼트리지 않은 채 기성세대들이 몸으로 싸웠던 방식이 아니라 노래로 행동으로 목소리로 세상에 외치고 있는 것이 무하마트 간디가 보았더라면 박수를 치며 기뻐했을 것이다. 



대한민국은 위기를 통해 언제나 성장해 왔다.


 인류는 위기를 극복했을 때 더욱 진화된다. 우리는 위기를 받아들이고 포기하지 않았다. 언제나 그 위기를 극복하고 우리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노력해 왔으며 우리가 추구하는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자 싸우고 승리했다. 분명 이번의 위기도 우리는 이겨낼 것이다. 한순간에 경제 후퇴, 문화 후퇴, 정치 후퇴 등을 경험하게 되지만 이것을 이겨냄으로써 우리는 더 높은 목표를 향해 달려가게 될 것이 분명하다. 그 위대한 도전에 함께하는 것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뿐만이 아니라 인류적 존재로서 두 번 다시 경험하지 못할 '진화(evolution)'의 순간을 목격하고 함께하는 것이다. 


 나는 오늘보다 내일이 더욱 기대된다. 


  수년간 수많은 강연을 통해 외쳤던 세대 간의 갈등의 피해와 극복. 이번의 탄핵시위를 통해 세대가 하나 될 것임이 분명하다. 기성세대는 청년세대들을 인정하고, 청년세대들은 기성세대들을 이해할 것이다. 영남, 호남 등의 지역갈등이 무너지고 하나의 문화, 정치적 사고가 융합되는 시대가 펼쳐질 것이 분명하다. 우리는 광주를 이해하지 못하였으나 이제는 이해한다. 우리는 서로에 대한 견해를 달리했지만 자유민주주의를 위한 뜨거운 마음은 같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제부터 펼쳐질 내일은 지금까지의 대한민국에서 펼쳐진 모습과는 분명 다른 시대가 펼쳐질 것이다. 경제, 정치는 변화하기 위해 수십 년의 시간이 필요하지만, 인간의 문화, 사고, 가치관은 강력한 충격으로 인해 한순간 변화할 수 있다. 우리는 그 변화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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