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수록 느끼는 결의 중요성
대화
마주 대하여 이야기를 주고받는 것
또는 상호적인 언어소통을 의미
나는 대화하는 것을 참 좋아한다. 기존에 알던 인연들과 얘기하는 것도 좋아하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 대화하는 것도 즐긴다. 퇴사 후에 한때 잠시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었는데, 그곳에서 정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얘기를 했다. 그곳은 커피를 내리는 것뿐만이 아니라 칵테일도 제조하는 바 (bar)도 함께 운영하는 곳이라 밤늦게까지 서서 근무를 하면서 했는데도 기가 빠지지 않고, 손님들의 이야기를 흥미롭게 들었다. 난 20대 초부터 회사를 오래 다녔던 터라 내 주변엔 회사원들만 가득했는데, 카페에서 일했던 당시에는 음악과 그림을 하는 예술인들, 어린아이, 사업가, 여행가, 대학생, 프리랜서, 외국인등 남녀노소 국적불문하고 정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다. 그들과 만나 얘기하면서 덕분에 간접적인 경험도 하게 되었고.
세상은 참 넓고, 다양한 사람이 가득하구나.
낮엔 프리랜서로 저녁엔 알바를 병행하느라 새벽에 침대에 몸을 뉘이면 피곤했지만 대화하는 것이 정말 순수하게 즐거웠다. 손님들도 내가 공감을 잘해주고 어휘가 좋다며 좋아해 주셨고, 그 반응에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나도 모르는 내 모습을 알게 되었다. "나는 사람과의 대화를 좋아하는 사람이구나."라는 것. 나만의 착각일 수도 있지만 많은 이들 중에 나와 대화가 유독 잘 통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생각해 보면 대부분 나와 비슷한 결이었다.
겉은 차가워 보이지만 따뜻한 성격
차분한 성향이지만 은근 허점이 있는 것
유머와 재미, 장난을 좋아하는 것
영화, 책, 음악등 문화/예술을 가까이하는 것
어떤 상황이든 매너와 양심을 지키며 사는 것
미래에 대해 고민을 하는 것
무엇이든 호기심이 가득한 것
맺어진 인연을 소중하게 여기는 것
상대가 누구든 존중하고 이해하려는 것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높은 자존감
순수하지만 순진하지는 않다는 것
나 스스로가 어떤 사람인지 정확하게 알기에, 10분만 대화해 보면 나와 비슷한 결임을 느낄 수 있는 능력도 생겼다. 그와 반대로 대화의 결이 맞지 않는다면 얼굴이나 몸에서 티가 나더라. 시간이 갈수록 눈이 풀리고, 몸이 피곤해져서 당장 집에 가고 싶어 진다.
이렇듯 나와 잘 맞는 사람임을 알 수 있는 것은 직감이라는 것도 있지만 "몸"에서 나타난다고 생각한다.
누군가와 대화가 통한다는 것은 나와 결이 맞는다는 것이고, 결국 몸은 자연스레 알고 있다. 인간적인 호감이 생기고 대화하고 싶은 마음에 끌린다는 것. 그래서 나이가 들수록 대화의 결이 비슷한 사람들과 인연을 오래 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마음이 편해야 몸이 편하니 어쩌면 생존본능 같은 거랄까. 참 신기한 현상이다.
정반대의 성격이라도 통하는 대화
몇 년 전 20년 지기 친구와 2년 넘게 살았을 때, 우린 성격이나 생활패턴이 정반대였지만 대화가 재밌었다. 그 당시 난 회사원에 외향적이라 모임이 많았고, 친구는 취준생에 집에 있기 좋아하는 성격이었다. 나는 모임에서 있었던 일들을 얘기했고, 친구는 교육들은 내용이나 유튜브로 본 재밌는 영상을 나에게 보여주었다. 그러다가 밤이 되면 집 근처를 간단하게 산책하고 돌아와 재밌는 영상을 보면서 깔깔거리며 웃고, 각자의 이부자리에 누워 "만약에~"라며 대화의 운을 띄운다. 그렇게 새벽 내내 얘기하다가 "오늘 고생했어. 일어나서 또 놀자~ 잘 자!"하고 잠을 청했다. 물론 단짝 친구라도 같이 살면서 서로에게 속상한 일이 있었다. 우린 다음날까지 속상함이 이어지지 않도록 소파에 마주 앉았고, 난 친구를 통해 화해의 대화 방법을 배웠다. 아마 이 친구와 같이 살지 않았다면 절대 깨닫지 못했을 것이다. 이 친구와는 지금도 종종 연락하며 우정을 유지하고 있다. 이 글을 빌려 친구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대화에 나이차이는 숫자에 불과할 뿐
내 동생이랑은 7살의 나이차이가 있지만 유머코드나 대화가 잘 통한다. 오랫동안 못 만나다가도 막상 얼굴 보면 어색함 없이 서로 웃는다. 살면서 싸운 적도 없고, 있다 해도 피식 웃으며 대화로 풀어버린다. 한마디 할 때마다 그냥 웃음이 나고, 귀엽고, 애정하는 존재다. 분명 동생인데도 언니 같은 면이 있어서 많이 배우고, 존경한다. 같이 살 때, 가만히 옆에만 있어도 목표가 생겼고 힘이 났다. 그렇다고 매일 붙어있지는 않았다. 혼자만의 시간도 중요하기에 각자의 영역을 존중해서 더 잘 지냈다. 아마 서로 "언니, 동생으로 치부하지 않고, 한 사람으로서 응원하고 사랑해주고 싶은 존재."라고 인식하며 살아서 사이가 좋은 게 아닐까. 대화에 나이차이는 정말 숫자에 불과할 뿐이다.
평생의 말동무가 가족이 된다면
가족, 친구, 동생등 여러 사람들과 룸메이트로 지내보면서 상상한 순간이 있다. 언젠가 결혼을 통해 나만의 가족이 생겨 같이 산다면 친구같이 대화를 실컷 하며 살지 않을까. 화려한 게 없어도 시시콜콜한 것으로 얘기하고, 경청하고, 상대방에 대해 궁금해하고, 장난도 치고, 맛있는 것 먹고, 기쁜 일이나 슬픈 일이 있으면 서로 응원하고 공유하면서 말이다. 결국 그들도 함께 사는 룸메이트니까. 평생의 파트너가 서로 티키타카 할 수 있는 베프이자 말동무라니... 생각만 해도 너무 든든하고 어디서든 재미있게 살 것 같다.
나와의 대화가 먼저
언젠가 타인뿐만 아니라 한 번쯤 본인과의 대화도 하는 걸 추천한다. 일기나 글을 써보거나 곰곰이 나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것이다. 나는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것에 마음이 끌리는지. 이렇듯 내가 어떤 사람인지 정의해 보면 주변 환경에 흔들리지 않는 능력이 생기기도 하니까 말이다.
글을 쓴 김에 오늘의 대화는 나와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