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오줌도 혼자 눌 수 있어요
4살 아들의 마음 일기 [스스로]
스스로: 자기 자신의 힘으로
화장실에서 볼일 보는 일도 스스로 하고 싶은 마음
어느 육아 책에서 아이가 클수록 부모의 역할을 줄이라고 했다. 솔직히 처음에는 무슨 의미인지 몰랐다. 아들이 3살까지는 하나부터 열까지 우리가 해주지 않으면 안 됐다. 하지만 아들이 4살이 되면서부터 그 말을 실감하게 되었다. 돌이켜보면 3살까지는 아들의 손발이 되어 모든 것을 대신해주었던 것 같다. 아들이 점점 크면서, 4살이 되고 나서부터 아들은 스스로 하려고 애쓴다. 비록 자기가 생각하는 것보다 잘 안될 때 짜증을 많이 내지만 혼자 해보려는 시도가 늘고 있다. 아들이 부쩍 컸다는 것을 느낄 때가 바로 이 순간이다.
아들을 데리러 어린이집에 갔다. 집에 가기 전, 아들에게 항상 묻는 질문이 있다. 화장실 갈래? 집까지는 퇴근길이라 족히 20분은 걸린다. 그냥 갔다가 비비 꼬며 오줌 마렵다는 아들에 차를 세웠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이날도 아들에게 화장실 안 가도 되는지 물어봤다. "안 가도 된다."는 아들이 의심스러워 아빠가 오줌이 급해서 그러는데 미리 싸야겠다고 말하며 화장실에 들어갔다. 아들 앞에서 오줌 싸는 모습을 보여줬다. 변덕스럽게 그제야 아들도 "오줌 싸고 가야지!" 라며 바지를 내리려고 한다.
이제 혼자 서서 오줌도 잘 싼다. 바지를 내려주었더니 소변기에 바짝 다가서더니 오줌을 누었다. 솔직히 속으로 놀랐다. 언제 이렇게 컸지 하는 생각에 신기했다. 예전에는 아들이 어려서 소변기가 키에 안 맞았다. 혼자는 눌 수 없었다. 나의 도움 없이는 오줌도 제대로 눌 수 없었는데... 발등에 올려놓고 뒤에서 잡아줘야 오줌을 눌 수 있었는데... 화장실에서 아들이 컸다는 것을 느끼게 되다니. 아들은 오줌을 다 누었는지 "아빠 다 쌌어!"라고 말했다. 화장지로 닦아주고 팬티를 입혀줬다. 그다음 아들의 행동에 두 번 놀랐다.
내가 말하기도 전에 세면대에 가더니 서툰 손으로 물을 틀고 손을 씻는 게 아닌가. 아들은 콸콸 나오는 물을 옷에 튀겨가며 손을 씻더니 다시 물을 잠그고 화장지를 무심하게 잡아 빼어 쓱쓱 손을 닦고 쓰레기통에 넣었다. 아들의 행동에 놀라면서도 칭찬해야겠다는 생각에 바로 와! 유호 대단하다. 이제 혼자 하네 라고 말해주었다. 내 말에 자신도 뿌듯했는지 신난 표정으로 흐뭇해한다. 아들의 말과 행동에서 어깨가 올라간 것을 느꼈다. "아빠 나 좀 봐요. 이것도 할 수 있어요."라는 눈빛을 보내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