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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윤인경 Mar 20. 2024

위기의 시대 진정한 예술가의 역할을 말하다

예술이야기

#ActZero #액트제로 #방앤리 #나의탄소발자국줄이기 #Zerowaste #영국문화원



    영국문화원이 Artist Bang&Lee와 함께  #ActZero 기후행동 챌린지진행하였다. 기후 변화를 주제로 현재와 미래를 살아갈 우리들에게 전 세대에 걸친 문제인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작은 행동이라도 탄소 중립 실천에 동참하기를 이끌고 있다. 금번 이 캠페인이 우리들로 하여금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첫걸음이 되기를 바라며, 그들의 작품이 주는 메세지에서 지금의 문제점을 공감하고 이 위기의 시대에 있어 우리의 책임과 의무가 무엇인지 고민해보기를 바란다.


<황폐화된 지구, 종말>


Bang&Lee의 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메타염소 해리는 헝가리태생의 유명한 마술사이자 묘기 달인인 Harry Houdini(1874~1926)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고 한다. 탈출마술의 대가인 그는 모든 것을 탈출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었으나 공연 중 예기치못한 사고로 인해 결국 죽음은 탈출할 수가 없었다. 그가 탈출하지 못한 유일한 것이 되어버렸다. 그는 생전에는 마술사 중 떠오르는 인물 중 최고의 찬사를 받았지만 그의 죽음 이후에는 마술연구가들에 의해 재능도 없고, 진부한 속임수를 썼으며, 매혹적인 카리스마도 없다는 혹평을 받았다.


Bang&Lee는 그들의 작품인 <The escape artist in the public domain>에도 Harry Houdini의 이미지가 등장하는데 그들이 표현한 염소 해리와 관계를 형성하면서 교차하면서 왜곡된 현실의 희생양으로 어리석은 인간을 표현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1. 메타염소 해리

황폐해진 지구의 메타염소 해리
쓰레기더미 속에서 풀을 뜯는 메타염소 해리

    메타염소 해리는 쓰레기더미 속에서 알록달록한 담요를 덮고 있다. 색이라고는 널브러져 있는 쓰레기들과 해리를 덮고 있는 담요가 유일하다. 담요에는 번쩍이는 네온사인 글씨로 Sin(죄)라고 쓰여있다. 쓰레기 사막 한가운데 서 있는 그 모습은 어리둥절하다. 어디로 가야할 지 몰라 두리번거리며 서서는 그런 곳에서도 돋아난 풀을 뜯는 해리의 모습에서 쓰레기더미를 치울 생각은 하지 않고 그저 암울한 미래를 포기하듯 현실에만 골몰하고 있는 우리의 모습을 투영하고 있다. 해리가 클로즈업 되자 빛나고 있던 네온사인의 글씨는 점멸하는데 그것이 우리의 죄를 강조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죄의식조차 사라지며 무덤덤해져가는 우리의 죄를 강조하고 있는 것인지 궁금하게 하며 첫번째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


<지구온난화, 그리고 사라지는 우리의 시간과 공간>


2. #ActNow - Like your house is burning down.(지금 행동하라. 당신의 집이 불타고 있는 것처럼)

불타는 집을 바라보는 해리

    숲의 나무가 불타고 있다. 나무로 만든 집으로 불이 번질 위험에 처해 있다. 해리는 죄의 담요를 뒤집어쓰고 멀찌감치 떨어져 그 광경을 바라보고만있다. 왠지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머뭇거리는 모습에서 집이 불타게 된 원인이 해리에게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아니 그를 통해 투영하고 있는 우리 인간들에게 있는 것이라 생각된다.


바라만 보고 어떤 행동을 하지 않는 해리는 어쩌면 저 불길이 아직 집까지 번지지 않았음으로 이 위험을 자각하지 못하고 있는 것만 같다. 곧 닥칠 현실을 알지 못하고 머뭇거리는 그의 모습이 마치 기후온난화로 인해 뜨겁게 데워져가고 있는 지구의 위험이 곧 우리 삶의 위험으로 다가올 것임을 모르고 방관하는 인간의 어리석음과 같다. Bang&Lee는 그러한 오류에서 각성할 수 있도록 우리 모두에게 우리의 집이 불타고 있는 것처럼 지금 당장 행동하기를 요구하고 있다.


3. Raise your voice, not the sea level! (해수면이 아니라 목소리를 높이세요)

런던의 정경과 아슬하게 얼음 위에 선 북금곰
사라진 북금곰과 가라앉고 있는 런던
완전히 가라앉아버린 런던

    #SinkingCities#London에서는 겨우 몸만 가눌 수 있는 얼음조각 위에 선 북극곰의 모습과 저멀리 보이는 빙하, 그리고 런던 도시의 정경을 보여주면서 북극곰의 터전이 사라지고 있는 기후온난화의 현실을 지적하며, 이후 북금곰의 모습은 사라지고 런던이 바다 속으로 가라앉는 충격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기후온난화는 비단 북극해 바다에서만 벌어지는 일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공간 어디에서도 동시에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라는 것을 각인시키며 그 심각성을 강조한다. 첫 장면의 도시 위에 있던 구름 대신에 바닷 속으로 가라앉고 난 후 런던 도시 위를 마치 구름처럼 떠다니는 남은 빙하의 모습이 희미해진 도시의 풍경처럼 미래를 암울하게 상상하게 한다. 그리고 SinkingCities를 위해 해수면이 아니라 "Raise Your Voice"하라는 외침이 간절하게 들린다.


4. Speak up! GlobalWarming is our new reality (크게 말해요. 지구온난화는 우리의 새로운 현실입니다.)

뉴욕의 정경과 배를 타고 있는 메타염소 해리
사라진 해리와 바닷속으로 가라앉고 있는 뉴욕
바닷속으로 잠겨버린 뉴욕
바닷속으로 가라앉아 보이지 않는 뉴욕

   #SinkingCities#NewYork에서는 북극곰 대시 또다시 Sin이라는 네온글자가 쓰여있던 담요를 덮고 작은 배를 타고 있는 메타염소 해리가 등장한다. 너무 작아서 발을 헛디디게 되면 바다로 빠질 것만 같이 불안하다. 앞선 London과 마찬가지로 해리가 탄 배가 시야에서 사라지면서 NewYork은 바다 아래로 가라앉는다. 이러한 기후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으로 도시가 가라앉게 되는 끔직한 사건은 누구의 탓일까? 모두 우리의 탓이라는 것을 강조하는 듯 해리의 Sin과 SinkingCities의 Sin이 Lime을 이룬다. 하지만 도시가 가라앉으면서 어느덧 시야에서 해리의 모습이 사라지는 장면에서 그 누구도 이 현상에 책임지고 행동하려 하지 않는 추악한 현실을 욕하고 있다.


   바다 아래로 가라앉은 NewYork의 모습은 숨막히듯 바다안개가 자욱하다. 우리의 도시가 가라앉고 있음을 심각하게 이야기하고 있고, 결국 도시의 모습은 사라지고 우리에게 간절한 메세지만 남긴다. 마찬가지로 SinkingCities를 위해 해수면을 높이지말고 "Speak Up" 하라는 메아리가 남는다. 그리고 이것은 가상의 허구가 아니라 우리가 마주한 New Reality라고 단언한다.


5. 북극부동산

모든 것이 가라앉은 바다
얼음 위에 서 위태로운 북금곰
작은 배에 갇혀 쓰레기 가득한 바다 위를 떠도는 해리
결국 쓰레기와 바다만

   #북극부동산에서는 모든 것이 바다 아래로 가라앉고 얼음 위에서 떨어질 듯 위태로운 북극곰과 떠다니는 쓰레기만을 보여주며, 더이상 생물이 살아갈 수 없는 환경으로 변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시금 작은 배를 타고 있는 메타염소 해리의 모습을 보여주며, 책임과 의무를 다하지 않는 죄로 인해 살아갈 집을 잃고 스스로 작은 배라는 좁은 공간에 갇히고 마는 우리의 현실을 꼬집고 있다. 결국 북금곰도 메타염소 해리도 모두 장면에서 사라지며 위기의 시대를 경고하며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이 가라앉지 않도록 행동할 것을 말하고 있다.


   지금까지 황폐해진 지구의 모습과 우리가 마주한 현실을 제시하면서 기후온난화로 인한 세상의 종말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 것인지 상징적이지만 직설적인 메세지를 Bang&Lee는 말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위기의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우리 세대는 어떤 책임과 의무를 가지고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 걸까? 그 해답을 그들은 단호하게 여러 상징들을 통해서 제시하고 있다.


<대안, 그리고 또다른 문제의 발견>


6. #블랙프라이데이다음날

택배상자, 스티로폼 등 쓰레기 더미를 차를 타고 지나가는 해리
해리가 차를 타고 가는 길 위에 서 있는 코끼리

  코로나19로 인해 잠시 일상생활이 어려워졌지만 그것은 인간이 발전시켜놓은 기술에 의해 문제가 해결되었다. 마스크를 착용하며 바이러스를 막았고, 백신을 개발하여 어느정도 감염자의 중증화 사망률을 낮춰주었고, 일상의 불편은 인터넷 기술의 발달로 음식, 생필품 등은 가게를 가지 않아도 핸드폰 버튼 몇번으로 주문하여 집에서 받아볼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이로 인해 Bang&Lee의 작품에서 보여주고 있는 것처럼 폐마스크, 폐백신병, 포장재(박스, 플라스틱, 스티로폼, 비닐 등) 등 엄청난 양의 쓰레기가 발생하여 또다른 환경문제를 야기하게 되었다.


   코로나19로 인한 위기의 시대에 맨처음 대두되었던 것이 기후변화와 환경오염의 문제였다. 그래서 초기 코로나19 1차 유행기간에 공장이 멈추고, 일상생활이 멈추다 보니 되려 공기가 좋아지고, 환경이 깨끗해졌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하지만 다른 쪽에서 또다른 문제를 발생시키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간과했던 것 같다.


   블랙프라이데이는 우리가 일상에서 매일 접하는 쇼핑몰, 인터넷쇼핑 등에서 특정 기간 동안 평소보다 더 높은 할인률을 적용하여 낮은 가격에 제품을 판매하는 마케팅이벤트이다. 하지만 이러한 이유로 이 시기에 많은 택배들이 각 가정으로 배달되게 되고 이에 포장에 쓰인 부산물인 박스, 비닐, 플라스틱 등 많은 쓰레기들이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문제의 해결을 위해 Bang&Lee는 3R(Reduce, Reuse, Recycle : 절약, 재사용, 재활용) 운동을 통해 폐기물을 줄이고 환경을 살리는 운동을 제안하고 있다. 그리고 Zero waste를 해서는 이러한 물질의 폐기물 뿐만아니라 data waste도 청소해야 한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작품에서의 블랙프라이데이 다음 날 세상은 택배상자, 플라스틱 등 여러가지 쓰레기가 쌓여 산을 이루고 있다. 걸어가기도 힘들 정도록 길에도 널브러져있는 쓰레기들을 피해 지나가기 위해 메타염소 해리는 무언가를 해야한다. 이 많은 쓰레기를 처리하기 위해서는 소각하게 되면 대량의 온실가스와 탄소를 배출하게 된다. 그래서 우선 이 곳을 빨리 지나기 위해 해리는 자동차를 타고 덜컹거리는 길을 지나간다. 그나마 길 한가운데는 쓰레기가 치워져있다. 하지만 그 길의 끝에는 커다란 코끼리가 길을 막고 있다. 아주 커다란 글씨로 Zero waste를 위해 디지털쓰레기를 청소하라고 말한다.


   해리가 타고 가는 자동차는 새로운 방법을 상징한다. 현실에서 디지털화가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방법으로 제시되어 활용되고 있는 것과 맞닿아있다. 하지만 이로 인해 발생되는 불필요한 데이터 역시 상당량이고 이에 대량의 온실가스와 탄소배출량을 늘리게 된다는 것은 다아는 사실이다. Bang&Lee는 이에 길 끝에 과거 작품에서 비판했던 현실의 일부만 보는 편협한 시각을 다시한번 꼬집기 위해 방안의 코끼리를 이곳으로 데려왔다. 장님의 코끼리만지기처럼 전체를 보지 못하는 안타까움을 말하고 싶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래서 좀더 멀리서 전체를 보고 모든 waste를 처리하여 Zero로 수렴하기를 바라고 있다.


7. 암흑

작품들이 실행되고 난 후 마지막 컷은 암흑이다

  작품들이 실행되고 난 후 마지막 컷은 항상 암흑이다. 그리고 난 후 다시 처음부터 시작되지만 또다시 암흑이다. 작품이 계속해서 암흑을 거쳐 재실행되는 것은 Bang&Lee가 우리에게 말하고 행동하기를 바라는 이 메세지들이 지구상에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전해져 모두가 빠짐없이 깨우치고 실행하여 건강한 지구를 맞이하고자 하는 메세지가 아닐까 한다.


   여러 편에 걸쳐 연재된 이 Edition의 메세지를 위기의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꼭 한번 새겨보고 행동해야 한다. 지금 말하지 않고 지금 행동하지 않으면 미래를 바라는 것 자체가 사치다.



#Act Now!



Bang & Lee

Bang & Lee


   방자영과 이윤준으로 구성된 2인 컬렉티브로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다. 뉴미디어 아트 설치를 바탕으로 전개되어 온 이들의 프로젝트는 인터랙티브 미디어 아트, 키네틱 라이트, 센서 기반 악기 등이 등장하는 실험적인 무대와 닮아있다. 대부분 부조리한 현실, 모순과 관련된 프로젝트를 상당한 역사적인 지식과 자료, 가상 현실을 결합함으로써 미디어와 테크놀로지의 관계, 우정과 협업의 개념을 예술적으로 재해석하고 있다..



대표 전시 소개


독일 카를스루에 예술과 미디어 센터

이탈리아 로마21세기 국립현대미술관

프랑스 마스레유 라 프리쉬 벨 드 메

중국 북경공사와 상하이현대미술관

백남준아트센터

서울시립미술관

아르코미술관

아트센터 나비

대안공간 루프

토탈미술관

탄자니아 다르 에스 살람 나파지 아트스페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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