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위를 걷는 빗방울은 발자국을 남기지 못해
호수의 슬픔 감당하기에 눈물은 가벼워
내리는 것들은 교만해 말도 없이 쌓이지
어깨를 짓누르고 발목을 붙잡아
자격도 없이
나는 하늘을 달고 날아
지는 것들의 무게로는 날 가라앉힐 수 없지
날개는 무게가 없어
호수 위를 날다 앉기도 하고
나무의 가녀린 가지 위에 앉기도 하고
산의 아슬한 어깨 위에 앉기도 하지
넘치지 않아
부러지지 않아
무너지지 않아
나는 그것들의 그냥 배경
날고 있기에
호수 위에 선 호수
시간이 깊어지면 변색해도 지지않는 낙엽
서 있는 산의 배경
나를 느낄 수 없는 나의
가라앉지도 못하고 헤매는 너와의
차이 그것은 무게
[사진출처 - Pixa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