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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윤인경 Apr 22. 2024

고드름

나의 노래는 고독한 착각
단지 비명이 싫어 떠나간 이들의 야유가
이명되어 외롭다
날 스치는 바람이 목소리를 당겼다가
살짝 벌어진 입술을 비집고
혀를 밀어넣는

아찔하다
질식하다 발버둥치다 지리는 노랫말들이
밤새 차가운 애무에 서 날카롭다

유난히 부풀어버린 한마디가
너를 파고들 것이고
풋내기의 욕망은 완급이 없어
바닥까지 다다라서는

파편되어 내게서 사라질 아니 스며들 것이다

나는 노래하였지만 아무도 듣지 않아
웅크린 자위처럼 은밀하다
풀지 못한 욕망들이 여전히 침 흘리고 서서
성난 갈구가 시간의 시선에 쫓겨
목소리가 작아지고 있다
뒤처리가 미숙해 구겨진 휴지조각에 묻은
던져진 노랫말이 애처롭다


[사진출처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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