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처롭고 가난한 목마름
밤새 맺힌 이슬 모았다나
골목길 허름한 문 앞 피워진 향기의 눅눅함
오늘처럼 낯설기만
첫 비 삼키고 나서 아침을 잉태하려나
다가가 입김 부니 떨리는 몸
은밀한 곳 향기가 흘러나와
걷는 이의 어깨에 손을 얹네
머릿결에 입맞추며 기다리던 비였던가
밀어내며 성긴 걸음
자박자박 밟고 가는 무심함이라니
따라 걷다 멈춰야 했던
시간의 교차로 앞 신호등 눈 흘기며
멀어지는 발자국 소리 탓만
사랑은 잃은 듯 하고 나는 또 노래하고
그 마음 동티나기를
종짓굽 미움이 스며들어 그 자리 주저앉기를
차가운 바람에 소원했다
비가 떨어진 하늘 빈 곳에
걸음마다 별이 빛난다
[사진출처 - Pixa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