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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희 Sep 26. 2021

세계를 잘 설명하는 모형

유일하게 맞는 통일장 이론

입자의 발견과 새로운 현상의 포착에 결정적인 공헌을 한 실험들은 모두 거의 모두 가속기를 이용한 결과였다. 수많은 가속기 실험을 수행한 결과 통일장 이론이 구축될 수 있었다. 는 그동안 건설된 가속기는 매우 많다. 1950년대에 최초의 기가급인 3.3 GeV 에너지의 코스모트론 Cosmotron, 연이어 건설된 6.2 GeV의 베바트론 Bevatron 등 이론의 예측과 실험적 발견은 연구의 예지적 발전에 힘입어 50년대에 전 세계에 10여 대의 가속기가 운용되어 연구에 이용될 만큼 입자 연구는 번성하였다. 쿼크 기반의 이론에 커다란 승리를 안겨준 셈이 되었고 무엇보다도 우주의 질서를 포괄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통일장 이론이 수학적 대칭성을 근저로 기술될 수 있다는 환원주의적 사유를 강화시켰다. 이 시기에 검출기의 기술도 진일보하였고 제작비와 유지비가 많이 소요되고 이전의 실험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규모 면에서도 거대화의 조짐이 보였다. 다양한 수많은 실험은 쿼크의 존재를 확인시켜 주었을 뿐만이 아니라 표준모형의 구성에 결정적 역할을 하였다.


70년대 들어서는 이른바 표준모형의 실험적 검증이 매우 중요하게 되었기 때문에 입자 가속 에너지가 더욱더 강력한 가속기들의 건설이 줄을 이었다. 1970년대에 브룩헤이븐 연구소의 Alternating Gradient Synchrotron : AGS 가속기와 스탠포드연구소의 선형 가속기 그리고 유럽입자물리연구소의 Storage Ring 가속기, 페르미연구소의 양성자 가속기들이 비슷한 시기에 건설되었다. 약력에서의 중성전류를 발견은 약력을 게이지 대칭성으로 묘사한 약력이론이 자연을 올바로 묘사한다는 증거를 보여준 것으로 전자기력의 양자전기역학과 함께 게이지이론의 정당성에 커다란 힘을 실어 주었다. 표준모형은 기존의 모든 실험적 결과와 그간의 모든 이론적 방법론을 망라한 이론 체계이므로 기존의 결과를 설명할 뿐만이 아니라 예측력 또한 가지고 있는 것으로 서서히 드러나게 되었다. 실험적 결과들을 바탕으로 제시된 이론적 추론은 그때그때의 실험적 결과에 합당하였고 시간이 지나며 더 많은 쿼크와 이에 대응되는 같은 수의 경입자가 기본 입자로 존재할 것이라는 모형으로 발전하게 됨과 함께 표준모형은 완성을 향하여 치달았다.

 

추론을 축하하듯이 500 GeV의 에너지로 업그레이드된 페르미연구소의 가속기는 1977년에 버텀쿼크를 발견하였다. 비슷한 시기에 유럽입자물리연구소는 400 GeV의 슈퍼 양성자 싱크로트론 SPS 가속기를 건설하여 약력의 매개입자인 W와 Z 게이지 보손을 발견하였다. 1983년이었다. 발견은 표준모형이 올바르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정적인 것으로 게이지 이론의 개가이다. 이후 양전자-전자 충돌 실험인 SLAC의 SLC와 CERN의 LEP는 Z 보손의 수많은 갈래의 특성 측정을 하였는데 모두 표준모형의 예측 치와 일치하였다. 약력에 의한 기본 입자의 상호작용은 세 개의 게이지 보손에 의해 매개되는 것이 밝혀지면서 이론적 모형이 자연의 실재에 더 가까이 다가선 사건으로 입자물리학자들에게 환원주의적 사유를 극대화시켰다.

표준모형은 발견된 버텀쿼크와 쌍을 이루는 톱쿼크가 존재해야 한다고 예측하였다. 그동안의 실험을 놓고 봐도 표준모형에서 언급하는 경입자와 쿼크는 서로 대응되는 관계로서 톱쿼크의 실험적 발견은 모형의 완성적 측면에서 매우 중요했다. 1977년에 버텀쿼크가 발견된 이래 톱쿼크를 발견하려는 시도는 전 세계의 관심사가 되었다. 테바트론 가속기의 실험을 통해 표준모형이 제시한 마지막 쿼크인 톱쿼크가 1995년에 발견되었다. 톱쿼크의 질량은 약 172 GeV로서 버텀쿼크의 질량보다 약 40배 컸다. 쿼크의 질량은 스트랜지 쿼크부터 참 및 버텀 쿼크의 질량이 차례로 3배씩 증가하는 경향이 있어 톱쿼크의 질량이 약 15 GeV 정도일 것으로 이론적으로 추론되었다. 그러나 실제 톱쿼크의 질량은 텅스텐 원자만큼이나 무거운 것으로 밝혀져 실험을 통해 확인하지 않고서는 절대로 입자의 질량을 알 수 없다는 것을 새삼스레 상기시켰다. 톱쿼크의 발견으로 표준모형이 예측하는 기본 입자와 매개입자는 모두 발견되었다.

 

하지만 마지막 단 한 개의 입자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모형에서 언급되는 기본입자들의 질량을 부여해 주는 기법이 맞다는 실험적 증명이 필요했다. 기본입자들이 질량을 가지는 기법의 입자인 힉스입자가 존재해야 하므로 발견되어야 했다. 테바트론 가속기를 통해 발견이 시도되었지만 발견은 되지 않았다. 톱쿼크가 발견된 이래 표준모형의 완성적 측면에서 힉스 입자의 발견은 가장 중요한 이슈가 되었다. 테바트론에서 십수 년 동안 시도했으나 발견하지 못했으므로 발견의 확률을 높이기 위해 에너지와 충돌의 빈번도를 획기적으로 높인 가속기가 필요했다. 힉스 입자의 발견을 주목표로 내세운 지상 최강의 가속기인 LHC:Large Hadron Collider가 건설되기에 이른다. 둘레가 27 km로 90년대 중반에 건설이 시작되어 2010년경부터 실험이 진행 중이다. LHC는 테바트론의 양성자-반양성자 충돌 대신에 양성자-양성자를 충돌시킴으로써 충돌 확률을 획기적으로 증가시켰다. 양성자는 반양성자에 비해 100 배 이상 더 만들어낼 수 있어 충돌 시 더 많은 반응을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에너지도 14 TeV로서 지상 최대이다. 서로 마주 보며 달려오는 양성자 다발을 충돌시키기 위해서 양성자 빔은 최대 에너지에 도달하도록 초당 약 수만 번 가속기 링을 돈다. 최종적으로 가속된 양성자 다발의 속도는 빛의 속도와 거의 같은 99.9999%로서 각각 6.5 TeV의 에너지에 도달한다. 충돌 지점에서 양성자와 양성자 다발을 초당 3천만 번 충돌시켜 주어진 시간 내에 더 많은 데이터를 획득하여 발견의 확률을 높였다.


  표준모형에 의하면 양성자-양성자 충돌에서 힉스 입자가 생성되는 물리적 과정은 네 가지가 있다. 이들은 모두 붕괴 형태가 다르며 또 각각이 일어날 확률도 매우 다르다. 또한 같은 붕괴 형태일지라도 힉스 입자의 질량이 얼마냐에 따라 반응의 강약이 달라진다. 그러나 표준 모형은 힉스의 질량에 대한 예측력이 없으므로 질량이 얼마인지는 실험에서 결정되어야 한다. 그럴지라도 표준모형은 질량이 얼마냐에 따라 힉스 입자의 붕괴 형태를 정확하게 예측한다. 붕괴 형태에 따른 그들의 생성률과 갈래비는 모형에 의해 계산되고 실험은 이를 검증해야 한다. 힉스 입자가 다른 여타 기본 입자들에 질량을 부여해 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므로 반응에 일관성이 있다. 힉스입자가 질량이 큰 기본입자들과의 반응을 통해서 더 강하게 일어난다. 그러므로 모든 쿼크가 힉스입자의 생성에 관여는 하나 질량이 상대적으로 더 무거운 톱이나 버텀 쿼크와의 반응이 강하고 그보다 적은 질량의 스트레인지, 업, 다운 쿼크에 의한 반응은 상대적으로 무시된다.  또한 힉스입자는 스핀이 0이고 패리티가 +(even)인 스칼라 입자이므로 실험으로 스칼라 여부가 관측되어야 한다.


  살펴본 바와 같이 힉스 입자의 발견은 단지 발견이라는 실험적 과정을 거치는 것이 아니고 힉스 입자의 특성을 결정짓는 수많은 물리적 상태와 반응이 실험적으로 일치해야 한다. 힉스가 특정의 입자로 붕괴하는 채널마다 붕괴율이 다르므로 데이터의 양이 아직 적어 입자가 보이지 않을 수도 있고 또 발견된 입자가 힉스 입자가 아니면 힉스 입자의 붕괴 채널을 따를 이유가 없으므로 특정 채널에서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다. 결국 데이터를 많이 모을수록 상황은 유리하다. 이러한 복잡한 물리적 상황 때문에 ATLAS와 CMS 실험의 결과가 힉스로 판명이 되는 데 시간이 걸렸으며 붕괴 형태 외에 힉스 입자의 결정적 근거로서 발견된 입자가 스핀이 없고 패리티가 양(+)으로서 스칼라 입자임이 밝혀져 공식적으로 힉스 입자가 발견되었다.         

  힉스 입자는 마지막 쿼크인 톱쿼크가 발견된 지 17년 만인 2012년에 발견되었다. 발견은 표준모형의 가장 큰 성공이자 공식적인 완성이라 할 수 있다. 이로써 자연에 존재하는 기본 입자들의 기본 틀이 완성되었는데 자연에서 서로 상호 작용하는 쿼크와 경입자 등의 기본 입자들과 이들이 특정의 힘에 따라 상호 작용하도록 도와주는 광자와 게이지 보손 등의 매개 입자들과 이들 입자들이 질량을 가지게끔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힉스 입자들이 그것이다. 흥미 있는 점은 이들의 스핀이다. 기본 입자의 스핀은 모두 1/2로서 페르미온(스핀이 반정수배인 입자)이고 매개 입자와 힉스 입자는 보손(스핀이 정수배인 입자)이다. 더 나아가 매개 입자의 스핀은 모두 1인 데 반해 힉스 입자의 스핀은 0이다. 오묘한 자연의 질서이다. 모형은 구축 당시의 모든 실험적 결과를 맞출 뿐만이 아니라 예측력 또한 매우 강하여 모형의 예측은 지난 반세기 동안의 실험 결과와 정확히 일치하여 자연을 정확히 묘사하는 모형으로 손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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