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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훈 Sep 06. 2018

나만의 리더십이 필요한 이유는?

누구나 시작은 어렵다.

처음 팀장이 되었던 몇 년 전을 생각해 보면, 눈에 먼저 들어오는 팀원들의 천태만상을 보면서 세상이 변했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고 매일 아침마다 반복되는 상사와의 미팅에 해가 뜨는 게 두려웠다. 팀장이 되면 누구나 그렇게 한 번쯤 생각해 보겠지만 발령이 났을 때 첫 포부와는 달리 리더가 되면 무엇인가를 내 뜻대로 해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원대한 꿈은 꿈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일주일이 채 되지 않아 느낄 수 있었고 왜 이렇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되었다. 그리고 머리에 과부하가 생겨 불면증에 시달리던 어느 날 새벽에 내 자신에게 물어보게 되었다. ‘무엇을 위해서 리더가 되었으며, 리더가 된 나는 무엇을 하면서 하루 하루를 살아야 할 것인가?’라는 추상적이고 거창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며, 밤을 꼴딱 세운 기억이 난다.

외국 사람들도 그러겠지만 우리나라 사람들도 유행처럼 참 많은 리더들을 역사 속에서 찾아내 기업에 적용하려고 노력한다. 지난 15년의 직장생활 동안 유행처럼 지나간 리더십에 대한 책들이나 강연만 생각해 봐도 징기스칸에서 이순신까지 참 많은 리더들의 시련과 역경, 그 안에서의 강점과 탁월한 리더십이 기업에 있는 리더들에게 시사점과 적용과제를 남겼다. 그 사이 우리가 살아가는 경제 환경은 더 악화되었고 성과 중심이라는 이름 하에 그 안에서 살아가는 리더들에게는 더 많은 강요와 압박이 자연스레 전가되었다. 사회적인 저성장 기조는 앞으로도 얼마나 지속될지 알 수 없지만 이 시간이 길어질수록 팀을 책임지고 있는 팀장들의 한숨은 더 깊어질 것이고 악한 환경 속에서 훌륭한 위인들이 남긴 리더십의 유산들을 한동안 현실에 적용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변화하는 환경에 맞닥뜨려 대응할 만한 자신만의 리더십 솔루션이 필요한 것이다.


리더십은 만들어지지 않는다. 발현될 뿐이다.

다만 교육이나 훈련(Training)이 없는 리더십을 만들어 주지는 않다는 생각은 든다. 많은 리더들을 만나다 보면 절대 다수는 그렇지 않지만 사고나 태도 자체가 리더가 되기에는 부적합한 사람들도 있다. 경험상으로 보면 그런 사람들에게 양질을 교육을 쏟아 붓는다고 해서 리더십이 생기지는 않는다. 우리가 기업에서 신입사원을 한 사람 선발할 때도 정성을 기울이고 많은 것을 고려해야 하는 것처럼 신입사원 한 사람보다 그 역할과 책임이 몇 백배는 중요한 리더를 선정할 때도 심사숙고(深思熟考)가 필요하다. 사람의 마음을 다 들여다 볼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기본적인 역량과 자질은 내재된 사람을 선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왜?’라는 질문을 던질 사람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조직의 요구에 맞춰 만들면 되지 않나?’라고 이야기할 수 있겠지만, 팀장을 하고 있고 또 육성했던 사람의 입장에서 좀 모순될 수도 있겠지만 리더십은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반대 의견도 있을 수 있겠지만 선정된 리더에게 내재된 잠재적인 요소들을 끄집어 내서 활용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지 근본적으로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을 생성해 줄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든다.

HBR(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의 연구자료 중 ‘On Managing Yourself’에 보면 해석된 원문이라 표현이 좀 어색하기는 하지만 ‘리더십의 근본상태’를 이야기하고 있다. 요약해 보면 최고의 성과를 내는 리더는 성공한 리더의 행동을 공부하고 따라 하기 보다는 자신의 근본적인 가치와 능력에 의지해 스스로의 리더십을 정립했다는 내용이다. 다른 리더를 모방하거나 리더십 매뉴얼을 반복해서 읽고 학습한다고 리더십이 생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결국 자신의 내면에 있는 가치를 활용해 진정으로 자신에게 충실한 상태를 만들어 자신의 리더십을 바로 세워야 한다는 것인데 그래서 하게 된 생각이 없는 리더십을 만드는 것이 아닌 리더십을 발견하고 활용하게 도와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게 꼭 교육이나 훈련이 아니더라고 다양한 방법으로 깨달음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더 이상 밖에서 해답을 찾지 말아라.

팀장이 된 이상 더 이상 롤모델(Role model)를 찾고 쫓아다니는 것에 많은 노력을 쏟지는 않았으면 한다. 스스로의 리더십을 발견하기 위해 고민해 보고 정리해 보고 자신이 팀원들에게 지향점이 될 수 있는 리더의 표본으로 자리잡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지금까지 찾아 온 정답이 아닌 스스로 앞길을 열어갈 수 있는 해답을 찾는 방식으로 사고를 전환해 가는 일이 필요할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결국 리더라면 누구나 한 번쯤 읽었을 삼국지에서 생각해 보면 난세의 영웅은 정의롭고 성실했던 유비보다는 환경과 변화, 사람을 잘 활용했던 조조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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