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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가리사업가 Oct 05. 2021

당신의 인생이 재미없는 이유

생각 없이 살았던 댓가

뇌를 쓰지 않은 댓가



“대학만 가면..”이라는 생각으로 나는 대학에 들어갔다. "지금은 대학을 꼭 가야 한다"라는 생각이 만연하지 않다. 하지만 2006년 대입 수능을 쳤던 나는 대학을 꼭 가야 하는 줄 알았다. 대학을 안 간다는 선택지는 나에게 없었다. 왜 대학을 가야 하는 이유도 알지 못한 채 한 학기 300만 원이라는 수업료를 내고 학교를 다녔다.


아무 생각 없이 입학이라는 것을 결정했다. 소위 말하는 “지잡대”를 다닌 나는 노는 것이 천성이라 공격적으로 놀았다. 놀다 보니 어느덧 3, 4학년이 되었다. 부랴부랴 취업을 준비한다. 이때부터 토익을 공부하고, 자격증을 따고, 휴학을 하고, 알바를 하고, 경험을 쌓고, 인턴을 하고 이것저것 한다. 사실 이때도 이것을 왜 해야 하는지 명확한 이유가 없었다. 취업을 하기 위해서? 회사가 인정하는 스펙이니까?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생각 없이 내가 살았구나 생각이 된다.


머리를 왁스 바를 때만 썼던 것이다.


가끔 대학가나 동네 스타벅스를 가보면 아직까지 토익 공부를 하는 친구들이 있다. 한편으론 세월이 10년이나 지났는데 아직 토익 공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스마트폰이 나오고 플랫폼이니 뭐니 하고 있는데 취업 기준은 변한 것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 4차 산업혁명이라고 하는데 아직도 이런 잣대로 사람을 뽑고 있는 것이다.

내 삶에 내가 없어지는 과정


운 좋게 IT회사의 영업조직에 취업했다. 드디어 직장인이라는 타이틀과 동시에 성취감이 생겼다. 하지만 진짜 시작은 지금부터였다. 회사 상사에 치이고, 일에 치이고, 주변 인간관계에 치이고, 사회 초년생으로 계속 치인다. 나는 내가 일을 잘할 줄 알았는데 “시벌 존나 못한다”. 하루 종일 하는 것은 욕 처먹는 게 전부다. 간단한 보고서도 못 써서 몇 번이고 불려 갔다. 누구를 위한 보고서 인지도 이제는 희미해져 간다.  


내가 생각했던 사회생활은 한 손에 커피, 사람들과 전문적인 내용을 토론하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전화기 들고 거래처랑 실랑이한다. 거래처를 방문할 때마다 믹스커피를 먹어서 당뇨가 올 지경이었다. 1년 정도 지났을 때쯤  현타가 오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친구들에게 밥 사고, 대기업 들어간 친구들은 마치 내 회사인 마냥 뽕에 취하기도 했다. 하지만 내 것이 아니 였다.  


주말은 평일 고생한 나를 위해 선물을 주는 시간이다. 무의미하게 약속을 잡고 친구들과 술을 마시며 시간을 보낸다. 쓸데없는 인간관계와 술자리들이 많아지면서 공허함은 늘어간다. 취업이라는 목표를 이루고 나니 더 이상 눈앞에 목표가 없다. 계속 시간은 흘러가고 삶은 공허 해져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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