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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한은 Jan 10. 2024

나무가 좋은 이유

[Poem] 나무

 20대 초반을 대구에서 보냈다.


청년이 되어서 하고 싶었던 일들이 정말 많아서 도전하고 그 도전이 실패하기도 해 보았던 일들이 나에게 큰 열매로 남아있다. 힘들고 어렵고 아팠던 나의 20대 초반이었지만 지금 돌아보면 그때의 상황과 환경들 덕분에 지금의 나로 성장했더라. 어른들이 항상 "시간이 해결해준다.", "너도 조금만 더 시간을 보내면 알게 된다."는 잔소리처럼 들렸던 말씀들이 지금 내가 똑같이 후배들에게 하고 있다.


 지나고 보니 큰 문제도 아니었던 것을.. 지금이 되어서야 그때를 돌아보니 너무 엉성했고, 위로만 받고 싶기만 했었고, 너무 이기적이었던 내 모습들을 생각해보면 어디 쥐구멍으로 들어가고 싶다...ㅋㅋㅋㅋ 어떻게 보면 나의 쓴뿌리인 상처들을 가리기 위해 나만 생각했던 것 같다.


 생각이 많아질 때면 좋아하는 대학교 벤치에 앉아 나무 그늘 아래에서 멍 때리기도 했다.

나무가 바람에 흔들려서 들리는 소리가 있는데 그 소리를 들으면서 쉬는 것을 정말 좋아한다. 그 소리를 들으면서 벤치에 누워서 쉬기도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까 굉장히 오글거리네...


 내 생각이 안정이 되고, 몸도 안정이 되는 시간이었던 그 나무 밑이 너무 좋더라.


나무는 안아주기 위해 둥글게 생긴 것 같아.
그래서인지 나무를 싫어하는 사람은 없어.
모두가 둥글게 생겼는데 창조주의 형상을 닮은 너는
언제나 안아주고 싶구나.

- 나무 -

2019년 6월 과학 쌤 시


2019년 6월 17일 대구 영진전문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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