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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2학년, 새로운 충돌

[상상과 현실 사이에서 꾸는 꿈]

by 한은

[24] 번아웃 : 처음 느껴보는 감정

2학년은 모든 실험 과목을 수강하여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었다. 스타트업을 시작한 지 14개월이 되었을 때 돈이 모여들기 시작하면서 나의 영향력은 조금씩 커지고 있었다. 이공계, 자연계 과목 교육을 위한 커뮤니티 플랫폼을 만들었는데 정말 많은 분들이 도와주셨었다. 감사하게도 학교 교수님께서 적극적으로 도와주셔서 나와 직원(대학생) 2명, 총 3명이 재미있게 달려올 수 있었다. 하지만 많은 것을 내려놓았어도 내가 책임을 가져야만 했던 선교단체 활동과 학업, 교내 근로 등 많은 것을 줄였음에도 체력의 한계를 느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나의 일이 되면서 에너지가 많이 빠지고 체력이 항상 없으니 판단이 흐려졌다는 것이다. 스타트업 하는 중에 사기를 당하면서 좋은 어른들도 세상에 많지만 그렇지 못한 어른들도 정말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돈에 큰 손실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마음에 큰 손실이 있었다. 그래서 선교단체 활동과 공부에만 집중을 하면서 함께 일하는 친구들에게 나중에 경험이 더 생기고 깡이 생기면 다시 해보지 않겠냐고 말을 했다. 그래도 할 수 있는 곳까지 해보겠다며 쉬고 오라 나에게 말해주었지만 나의 쉼은 점점 길어지기 시작했다. 스타트업 시작한 지 15개월, 대학교 2학년 6월 초 나의 창업 스토리는 막을 내린다.


내가 만들어 가고자 했던 분야에서 판단이 흐려지기 시작하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막막했다. 나의 쉼이 길어지면서 공부도 똑같이 쉬게 되었다. 너무 많은 힘이 빠져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선택하고 집중하는 것이 어려웠다. 하지만 선교단체에서 훈련을 받은 이후 리더가 되었는데 1년을 선교 다녀오는 SM(Student Missionary, 학생선교사)을 다녀오기로 선택했다. 사실 큰 인사이트가 있어서 학생선교사를 선택한 것보다 방학기간 때 종종 갔던 단기선교 속에서 행복했던 시간과 나의 낮아지는 모습에 청년의 때에 더 낮은 마음을 배우고 싶다는 마음으로 선택했었다.


너무 많은 것을 또 붙잡고 있었지만 하나씩 내려놓을 때마다 숨통이 트이는 것 같았다. 그래서 학생선교사를 가는 김에 모든 것을 내려놓기로 결정하고 나의 수단과 방법이 아닌 하나님의 지혜에 철저히 붙들릴 수 있는 삶을 배우고 싶었다. 그래서 번아웃 중에 최종 마지막 지푸라기를 잡는 대학생 2학년 1학기를 마쳤다. 새로운 낭만을 만날 준비를 하는데 무기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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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be continued 우즈베키스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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