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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카 May 08. 2023

드디어 괌!

탁 트인 하늘, 드넓은 바다가 우리를 반기네

우리와 함께 할 렌터카는 다행히도 한국처럼 운전석이 좌측에 있었다. 다만 내비게이션이 온통 영어로 되어 있어서 구글 지도를 사용해야 한다는 점과 대부분의 차량이 내부가 투명하였다는 점이 달랐다. 누가 차량 내부를 훔쳐볼세라 꽁꽁 싸매듯이 아주 진하게 선팅이 되어있는 한국 차와는 달리 이곳의 차는 하나같이 내부가 어찌나 잘 보이는지. 왜 차에서 내릴 때면 차 안에 물건을 단 하나라도 두지 말라는 주의문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었는지 알 것만 같다.



숙소로 향하는 그 길 위에서 바라본 괌은 '깨끗함' 그 자체였다.

크고 푸르게 자란 잎들이 바람에 이리저리 휘날리며 우리에게 반가움의 손짓을 전하고, 맑디 맑은 저 하늘과 몽글몽글한 하얀 구름은 햇빛으로 눈부신 두 눈을 포근하게 감싸 안아주었다.


내달리는 차량의 속도는 빠르진 않았지만 그렇기 때문에 그곳의 풍경을 더욱더 찬찬히 두 눈에 담을 수 있었다. 곳곳에 익숙한 한국어로 적힌 간판을 읽으며 이곳이 괌인지 제주도인지 잠시 착각하게 될 정도로 한국어가 많이 보였고 건물들은 하나같이 모두 낮고 네모난 것이 꼭 작은 레고 건물을 보는 것만 같았다. 그곳에서 높은 건물은 오직 해변가에 위치한 리조트나 호텔뿐 그 어디에도 높은 건물은 없었다.


보기만 해도 힐링되던 숙소로 가는 길.



우리의 숙소는 투몬비치에서 아주 인접한 두짓타니호텔. 공항에서 차량으로 10분 거리로 여기저기 다니기 아주 좋은 위치라더니 과연 그랬다. 이 근방에 모든 것이 있었고 모든 것이 해결 가능했기 때문이다. 들어서는 입구에서부터 우측으로는 모든 명품 매장이 모여있다던 티갤러리아가 보였고 정면에는 두짓비치호텔이, 바로 그 옆에는 두짓타니호텔이 있었다.


숙소를 결정할 때 다들 입 모아서 두짓타니호텔이 좋다 하여 바로 이곳으로 결정하였지만 룸은 어떤 곳을 할지 고민이 많았다. 이리저리 고민하다가 비용을 조금이라도 아껴보겠다고 그나마 가격이 낮은 룸으로 예약을 했는데 웬걸! 체크인할 때 우리의 룸을 업그레이드해 준다는 것 아닌가! 고민하던 룸을 무료로 업그레이드하여 받았다는 사실이 그저 기뻤다. 키를 찍어야만 올라갈 수 있는 엘리베이터를 타면서 우리는 앞으로 늘 함께 다녀야 하노라 우스갯소리를 나눴다.




문을 열자 펼쳐진 장면은 정말 두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멋졌고, 저도 모르게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끝없이 펼쳐진 저 드넓은 바다는 해변가에서 멀어질수록 진한 색을 띠며 그 깊이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광활하고도 장엄했다. 이 모든 것들이 사진에 오롯이 담기지 않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호텔에서 바라본 투몬비치


떨리는 두 다리를 애써 부여잡고 내려다본 곳에는 수영장과 에메랄드 빛 해변이 한눈에 들어왔는데 그곳을 거니는 모든 사람들이 올망졸망한 것이 참으로 귀여웠다. 고소공포증이 있는 아빠는 나보다 더 무서워하면서도 멋진 풍경을 하나라도 놓칠세라 창가에 딱 붙어 휴대전화로 찍으려던 모습을 보고 있자니 그저 웃음이 났다.


시계방향으로 투몬비치, 두짓비치 수영장, 두짓타니 수영장


발아래 내려다보이는 모든 곳을 우리가 이용할 수 있다는 사실은 물놀이를 굉장히 즐기지 않는 나조차도 설레게 했다. 세 곳 모두 다니며 야무지게 놀아보겠노라 다짐하며 올려다본 청명한 하늘과 발아래 펼쳐진 에메랄드 빛 바다는 우리가 비로소 괌에 와 있다는 것을 실감 나게 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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