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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향인 Aug 30. 2023

손으로 쓰는 글_요가할 결심

사람은 왜 같은 후회를 반복하는 걸까?


‘다음엔 그러지 말아야지’ 해놓고선 똑같은 후회를 떠올리며 지는 해를 바라보는 것만큼 사람의 마음을 쪼그라뜨리는 일도 없다. 나는 오늘도 같은 후회를 읇조렸다.


반찬 한 가지만 다 먹어치우고 밥 안 먹는다고 떼쓰는 아이에게 감정적으로 대한 것, 복숭아 만지면서 놀다가 바닥으로 냅다 던졌을 때 놀라서 무작정 그러면 안 된다고 면박 준 것, 결론은 아이를 조금 더 여유롭고 친절하게 대해주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 어제와 오늘이라는 날짜만 다를 뿐 후회의 내용은 늘 같다.


하여 오늘은 고요 속에 진지하게 생각을 해보았다. 후회할 걸 알면서 같은 후회를 왜 반복하는 걸까? 아이에 대한 사랑이나 변화에 대한 동기의 부족은 아니다. 그렇다면 뭘까? 곱씹고 곱씹으니 현재 내 몸에 익어있는 ‘습’의 문제다. 신체적인 균형과 그로부터 담아지는 마음의 여력. 이것이 지금 나에게 없구나, 그러니 크고 작은 여러 자극에 민감할 수밖에 없구나, 하는 깨달음이 일었다.


몸과 마음이 자극에 민감하다는 건 그것이 의식의 제어 없이 ‘자동적으로’ 튀어나온다는 의미다. 자동적으로 튀어나오는 나의 부정적 반응을 아이는 모두 그대로 흡수하게 될 것이다. 아이에게 항상 좋은 것만 줄 수 없고, 좌절도 경험하는 것이 인간 되어감의 기본 조건이지만, 항상 좋은 것이 나쁜 것보다 비율적으로 더 많아야 한다. 그것을 지켜줘야 하는 게 부모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답은 자명해졌다. 지금 당장은 아이를 어떻게 대할지보다, 균형을 잃어버린 내 몸과 마음을 다스리는 데 집중해야 한다.


그래서 정말 오랜만에, 요가를 시작하기로 했다. 출산 후 몇 번 시도했으나 실패. 하지만 이번은 단지 신체 운동을 위한 것이 아니다. 궁극적으로는 아이를 위한 것이니 다를 것이다.


다행히 나에게는 요가소년이라는 믿음직한 유튜브 요가 선생님이 있다. 임신하기 전에는 한동안 푹 빠져 있을 만큼 좋아했다. 덕분에 체력도 좋아지고 명상 효과까지 얻어 정신도 맑아지는 나날을 경험해 보기도 했다. 매일 저녁 작은 요가 매트에 몸을 눕히는 그 시간을 설레며 기다리기도 했다.


어느새 내 일상의 저 끄트머리 관심 밖으로 밀려나 있던 요가를 다시 최우선 순위로 끌어오기로 결심했다. 이 글쓰기는 그 결심의 증거로 삼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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