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여도 할 수 있다. (2)편
나는 내가 초등학교 중학교 시절 어머니가 잔등을 켜고 공부하던 모습을 지켜보았다. 어머니는 끝내 전문직 자격증을 따셨고, 지금도 생업으로 일을 하고 계신다.
어머니 나이였던 30줄이 이 된 지금, 심리학을 공부하면서 느끼는 점은 참 다양한 사람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삶의 전쟁터에서 -10부터 시작해 억척스럽게 산 부모의 등을 모르는 아이들이 많다. 사회에는 0부터 출발했음에도 불고하고 남들보다 없다고 생각하며 10을가진 이를 부러워 하는 이들이 태반이었다.
한 친구가 말했다. “경희야 너는 좋겠다. 너 하나만 신경쓰면 되잖아.” 라며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남편의 이야기 시어머니의 이야기 아이들의 이야기 등등. 늘 나는 그 친구에게 나의 어머니 이야기를 하며 너도 시간 그냥 보내지 말고 짬을 내서 공부하라고 이야기를 했다.
주제넘는 이야기일 지도 모르겠지만 내 생일날 친구의 아이들 사진을 본 순간 그 생각이 들었다. ”지금 네가 공부하면 니 뒷모습을 보고 아이들도 똑같이 공부를 할거야. 나도 그랬거든. 30대가 되면 실패해도 넘어져도 일어날거야. 우리 엄마도 그랬으니까” 하면서 시간이 없고 돈도 없다는 친구에게 이야기를 했다. “돈이 없으면 인터넷 강의나 국비 찾아보면 있다“라고 했더니 그 친구가 사실은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고 했다. 일년이 지났을까? 그 친구는 공부를 하고 있다고 했다. 그에 나는 덧붙여 대학교에서 하는 평생교육원 제도를 알려주었다.
이듬해 생일날 나는 그 친구의 아이들을 만났다. 남자아이들이 제 어머니를 닮아 순하고 밝은 눈망울을 가지고 있었다. “She has to take precautions.“ 이라고 했던 첫째는 영어를 좋아한 해서 언어 하나만 해도 충분하다고 열심히 하라고 훈계도 했고, 둘째는 엄마가 체력장 1등급을 했다는 말에 자기가 운동 잘하는 것이 엄마 유전자냐고 했다. 엄마가 공부하는 것에 도와줄 것과 아버지에게도 말해서 엄마 응원해주라고도 이야기를 해 주었다.
내년이면 자격증을 딸 지도 모르겠다. 그 녀석도 지기 싫어하던 승부욕이 있는 사람이었으니 충분히 해 낼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머니에서 여자로, 다시 학생으로 회귀하는 과정에서 산출되는 무언가가 있다면 그 누구도 부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삶에 지쳐, 남편 아이들에 지쳐있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해서 글을 적는다. 나도 그래봤으니 너도 그래라 하는 잔소리보다 같이 뛰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해 주고 싶다.
충분히 어머니로서 잘 해왔고, 잘 할 것이다. 왜냐하면 당신의 삶의 증거가 아이들이니까. 늦었다고 자책하기 전에 도전해 보길 바란다. 나도 그렇게 산다. 사람들 나름대로 자신의 고충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냥 이렇게 사는 사람도 있다고 알려주고 싶어 글을 적는다.
나는 내가 비상할 것을 믿는다. 취미삼아 글을 쓰는 것이 일상에 녹아버렸다. 생각을 나눔하는데 브런치가 참 많이 도움이 된다. 고맙다, 브런치야-! 십주년 축하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