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 용어 중에 '그림 우월성 효과(Picture superiority effect)'가 있습니다. 그림과 같은 시각 정보를 언어 정보보다 더 쉽게 인지하고 잘 기억해 내는 현상을 설명하는 개념입니다. 이처럼 사람의 뇌는 텍스트보다 이미지를 직관적으로 더 빠르게 받아들인다고 해요.
그림 우월성 효과를 우리의 업무에도 적용할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내가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나 이에 기반한 의견을 전달할 때, 청중은 숫자만 나열되어 있는 표를 보는 것보다 차트 등으로 시각화 작업이 되어 있는 이미지를 볼 때 훨씬 더 보기가 쉽고 내용을 빠르게 이해할 수 있어요.
이때 심미적이고 화려한 것, 만들기 어려워 보이는 것이 뛰어난 차트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겉모습에 힘을 많이 준 차트는 그 안에 담긴 가장 중요한 메시지가 가려지거나 제대로 표현되지 않을 수도 있답니다. 단순하고 소박하더라도 내가 차트를 사용하는 목적과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차트가 가장 좋은 차트입니다.
그래서 엑셀이나 파워포인트 등의 프로그램에서 제공하는 기본 차트만으로도 얼마든지 효과적인 차트를 만들 수 있어요. 중요한 것은 데이터를 통해 분석한 내용을 얼마나 차트가 잘 반영하고 있는가입니다.
민재가 팀원들에게 차트 과제를 내주면서 선물한 책은 '맥킨지, 차트의 기술'(진 젤라즈니 저, 매일경제신문사)입니다. 이 책은 내가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하나의 메시지로 정리하고 이를 제대로 표현하는 적합한 차트를 선택하는 방법을 다루고 있어요. 내 의견을 설득력 있게 전달할 차트를 정하는 3단계를 여러분과 함께 나누려고 합니다.
1. 청중에게 전달할 메시지를 결정한다
지수가 7월 한 달간 주요 업체 실적 데이터 분석을 통해 발견한 포인트들을 하나하나 살펴볼게요.
1) 상위 20개 업체의 7월 GMV는 전월 대비 +8.8백만 원 증가했다.
2) 티셔츠 GMV가 전월 대비 +15.4백만 원 증가하면서 7월 GMV의 증가를 이끌었다.
3) 7월 티셔츠 신상품에서 13.3백만 원의 GMV가 새롭게 발생하면서 티셔츠 GMV의 증가를 이끌었다.
이 3가지 사실을 바탕으로, 지수는 담당하고 있는 여성 카테고리의 7월 리뷰 주요 메시지를 "상위 20개 업체의 전월 대비 7월 GMV 신장은 티셔츠 신상품이 견인했다"로 결정했습니다.
동일한 데이터에 대해서도 내가 이 데이터에서 무엇을 중요하게 보고 있고, 그래서 어떤 메시지를 강조하고 싶은가에 따라서 적합한 차트 형태가 달라집니다.
총 GMV에서 각 카테고리가 차지하는 비율을 강조할 경우,
"전년 동월 대비 티셔츠가 전체 GMV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4%p 증가했다"
전월 대비 각 카테고리의 GMV 증감을 강조할 경우,
"전월 대비 원피스, 티셔츠, 팬츠 카테고리는 GMV가 증가했으나 나머지 카테고리는 감소했다"
관점에 따라서 서로 다른 메시지가 나올 수 있고, 이 경우에 메시지의 유형에 맞춰 각각 다른 차트로 표현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2. 메시지의 유형을 판단한다
메시지가 결정되었으면, 차트의 종류를 마우스로 왔다 갔다 하며 고르는 고민을 하기 전에 고뇌의 시간을 확 줄여줄 수 있는 단계를 진행해 봅시다.
'맥킨지, 차트의 기술'에 따르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어떤 것이든지 간에 그 메시지의 유형은 아래 5가지 기본 유형 중에 한 가지에 해당합니다. 또한 이미 내 메시지 안에 그 유형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힌트가 담겨있다고 해요! 유형이 정해지면 해당 유형을 표현하는 차트를 선택하기만 하면 됩니다.
5가지 기본 유형은 1) 구성요소 2) 항목 3) 시간적 추이 4) 도수분포 5) 상관관계 입니다. 각 기본유형이 무엇이며, 내 메시지 안에 담긴 어떤 힌트를 통해 유형을 정할 수 있는지 함께 확인해 볼까요?
1) 구성요소 비교유형: 각 부분이 전체에서 얼마를 차지하는지를 강조할 때
Hint: 비율 / 전체의 백분율 / 00%를 차지하고 있다 등
전년 동월 대비 티셔츠가 전체 GMV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4%p 증가했다
7월 원피스와 티셔츠의 GMV가 전체 GMV의 약 50%를 차지하고 있다
2) 항목 비교유형: 여러 개의 대상을 특정 기준에 따라 우열을 나눌 때
Hint: 가장 많이(적게) / 보다 많다(적다) / 순위 등
7월 원피스 GMV가 가장 높고 패딩/점퍼 GMV가 가장 낮다
전월 대비 원피스, 티셔츠, 팬츠 카테고리는 GMV가 증가했으나 나머지 카테고리는 감소했다
3) 시간적 추이 비교유형: 시간이 흐름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강조할 때
Hint: ~개월, ~년, ~주 동안 / ~년 이후 현재까지 등
5월부터 7월까지 3개월 동안 티셔츠 GMV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지난 1주 간 원피스 GMV는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4) 도수분포 비교유형: 일련의 숫자 범위 내에 얼마나 많은 항목이 포함되는지를 강조할 때
Hint: X부터 Y의 범위 / 분포 등
여성 카테고리의 구매연령대는 30대가 가장 많다
상위 20개 업체의 주문 건 배송은 대부분 2~3일 내로 완료된다
5) 상관관계 비교유형: 두 변수 사이의 관계가 어떤지를 강조할 때
Hint: 관계가 있다(없다) / ~에 따라 증가(감소)한다 / ~에 따라 변화한다 등
카테고리별 ASP는 구매전환율과 관계가 있다
할인율이 높아짐에 따라 판매량은 증가한다
3. 유형에 적합한 차트를 선택한다
이제 드디어 차트를 고를 시간입니다. 메시지에서 힌트를 얻어 유형을 알아냈다면, 그 유형의 기본 차트를 쓰면 됩니다.
1) 구성요소 비교유형: 원 차트
전년 동월 대비 티셔츠가 전체 GMV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4%p 증가했다
2) 항목 비교유형: 가로막대 또는 세로막대 차트
7월 원피스 GMV가 가장 높고 패딩/점퍼 GMV가 가장 낮다
3) 시간적 추이 비교유형: 세로막대 또는 꺾은선 차트
5월부터 7월까지 3개월 동안 티셔츠 GMV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4) 도수분포 비교유형: 세로막대 또는 꺾은선(벨) 차트
여성 카테고리의 구매연령대는 30대가 가장 많다
5) 상관관계 비교유형: 가로막대(거울) 또는 점 차트
카테고리별 ASP는 구매전환율과 관계가 있다
실무에서 차트를 자주 활용하다 보면 내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 중 다수가 구성요소, 항목, 시간적 추이에 해당하는 것을 깨닫게 될 거예요. 즉, 원 차트, 가로막대/세로막대, 꺾은선 차트를 일상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게 됩니다. 하지만 분명히 상황에 따라서 도수분포, 상관관계 유형의 메시지를 사용해야 할 때가 있으므로 5가지 모두 숙지해 두는 것이 좋아요.
여러 마디의 말보다 '하나의 이미지'로 모두가 끄덕이게 만드는 차트의 마법. 메시지를 정하고, 비교유형을 확인하고, 그에 맞는 차트를 선택하는 3단계 방법을 잘 활용해서 회의, 보고, 영업 등 다양한 비즈니스 상황에서 더욱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주도해 보세요!
위 내용은 '맥킨지, 차트의 기술'(진 젤라즈니 저, 매일경제신문사)에 기반하여 작성되었으며, 각 비교유형별 예시와 데이터, 차트는 모두 자체적으로 구성하였습니다.